대학유의(大學類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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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조 제22대 왕 정조가 송나라 진덕수(眞德秀)가 지은 『대학연의(大學衍義)』와 명나라 구준(丘濬)의 『대학연의보(大學衍義補)』에서 가장 절실한 글을 주비(朱批)·채집(採輯)하여 엮은 경전주석서다.

개설

이 책은 정조가 송나라 진덕수의 『대학연의』와 명나라 구준(丘濬)의 『대학연의보』에서 가장 절실한 글을 주비·채집하여 엮은 것이다. 많은 학자들에 의해 저술이나 주석서가 이루어져 있지만, 너무 번다하여 쉽게 연구하기 어려운 것에 착안하고, 30년간 연구 끝에 1781년(정조 5) 규장각 제학(奎章閣提學)김조순(金祖淳) 등이 『어정대학유의(御定大學類義)』라고 이름을 지어서 간행하였다.

정조는 이 책의 제(題)에서 “임금이 이 글을 읽으면, 태평의 교화(敎化)를 이룰 수 있을 것이요, 신하가 이 글을 읽으면 참찬(參贊)의 공(功)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의 이름을 『대학유의(大學類義)』라 명명(命名)한 것이다.”라고 하여, 위정자(爲政者)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임을 강조하였다.

편찬/발간 경위

이 책은 정조가 『대학(大學)』을 토대로 편찬한 군주 성학(聖學)의 교재로서, 『성학집요(聖學輯要)』와 깊은 관련이 있다. 정조는 세손 시절 『성학집요』 강독과 함께 초출(抄出) 작업을 진행하였으며, 이것은 1781년(정조 5) 『성학집략(聖學輯略)』으로 완성되었다. 『성학집요』에 대한 이해는 『대학연의보』로 확대되었고, 이것이 『대학유의』 편찬으로 귀결된 것이다. 이 책의 편찬은 『대학연의』와 『대학연의보』의 내용을 초출하여 재편집한 것이지만, 나아가 국왕의 입장에서 『대학』의 정신을 체득하고, 스스로 성학 교재를 편찬하려는 것이었다.

『대학연의』의 내용 중 ‘제왕위학지본(帝王爲學之本)’에서 삼대(三代) 이후 군주의 학문에 대한 3개 세목을 삭제하였는데, 이는 군사(君師)로 평가받는 삼대의 군주만을 학문의 모범으로 삼겠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치국 평천하(治國平天下)’의 구체적인 통치술은 그대로 수용되었다. 이는 삼대 군사의 이념도 구체적인 통치 과정과 결합함으로써 비로소 『대학』이 추구한 전체대용(全體大用)의 학문체계로 완성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이러한 지향은 앞서 『성학집요』에서 모색된 것이었다.

이이는 『대학연의』의 시각을 계승하면서, 통치 과정에 대한 내용을 수용하여, 『대학』의 이념을 재구성하였다. 이에 대해 정조는 『대학연의보』를 높이 평가하면서, 그에 담긴 통치술을 대폭 수용하였다. 이이는 『성학집요』를 통해 군주와 신료를 포함하는 보편적 관점에서 효능을 말하고, 군주에게 수신을 강제하려 하였다. 이에 대해 정조는 『대학유의』를 통해 태평(太平)의 임무를 가진 국왕을 중심으로 놓고, 여기에 신료들의 보좌 구실을 규정함으로써 『성학집요』의 성학론을 극복하고자 한 것이다.

서지 사항

21권 10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활자본(고려대 소장)이다. 사주쌍변(四周雙邊)이고, 반곽(半郭)은 22.4×15.5cm이다. 10행 20자의 유계(有界), 하백구(下白口), 상흑어미(上黑魚尾)를 갖추고 있고, 크기는 34.0×21.5cm이며, 규장각,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내용

서두에 제대학유의(題大學類義)라 하여 정조가 쓴 어제(御題) 서문과 범례(凡例)가 있고 권수(卷首)에는 주희(朱熹)의 『대학장구서(大學章句序)』, 진덕수의 『대학연의서(大學衍義序)』와 구준의 『대학연의보서(大學衍義補序)』가 실려 있다.

권1에는 『대학』의 경1장(經一章)·전수장(傳首章)·전2장·전3장·전4장의 원문과 주희의 주석(註釋)이 실려 있고, 이어서 연의(衍義)에서 제왕위치지서(帝王爲治之序)·제왕위학지본(帝王爲學之本)이 실려 있다.

권2에는 『대학』의 전5장과 주석, 그리고 연의의 격물치지지요(格物致知之要)로서, 명도술상(明道術上)이 실려 있다.

권3에는 명도술하(明道術下)·변인재(辨人材)·심치체(審治體)·찰민정(察民政)이 들어 있다.

권4에는 『대학』의 전6장·전7장과 연의의 성의정심지요(誠意正心之要)로서 숭경외(崇敬畏)·계일욕(戒逸欲)과 연의보(衍義補)의 성의정심지요(誠意正心之要)로서 심기미(審幾微)가 있다.

권5에는 『대학』의 전8장과 연의의 수신지요(修身之要)로서 근언행(謹言行)·정위의(正威儀)가 실려 있다.

권6에는 『대학』의 전9장과 연의의 제가지요(齊家之要)로 중배필(重配匹)·엄내치(嚴內治)·정국본(正國本)·교척속(敎戚屬)이 실려 있다.

권7·8에는 『대학』의 전10장과 연의의 치국평천하지요(治國平天下之要)로 정백관(正百官), 권9에는 고방본(固邦本), 권10에는 제국용(制國用), 권11에는 명예악상(明禮樂上), 권12에는 명예악하(明禮樂下), 권13에는 질제사(秩祭祀), 권14에는 숭교화(崇敎化), 권15에는 비규제상(備規制上), 권16에는 비규제하(備規制下), 권17에는 신형헌(愼刑憲), 권18에는 엄무비상(嚴武備上), 권19에는 엄무비하(嚴武備下), 권20에는 어이적(馭夷狄), 권21에는 성공화(成功化)가 실려 있다.

이상에서와 같이 주희의 『대학장구』와 그 주석이 전부 실려 있고, 『대학연의』와 『대학연의보』에서는 필요한 부분만을 가려 뽑아서 정리하였다. 그러나 여기 인용된 전적은 경(經)·사(史)·자(子)·집(集)에 걸쳐 방대하고, 시대로는 삼황오제(三皇五帝)로부터 송(宋)·명(明) 대에 이르기까지의 역사가 망라되어, 사람의 마음가짐으로부터 천하를 경영하는 경세(經世)의 학문에 이르기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의의와 평가

정조가 『대학유의』를 통해 태평의 임무를 가진 국왕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여기에 신료들의 보좌 역할을 규정함으로써, 『성학집요』에서 표방한 성학론을 극복하고자 한 것이다.

참고문헌

  • 김문식, 「正祖의 帝王學과 『大學類義』 편찬」, 『규장각』 제21집,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1998.
  • 김문식, 「正祖의 華城 경영과 문헌 배포」, 『규장각』 제23집,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2000.
  • 김준혁, 「朝鮮後期 正祖의 佛敎認識과 政策」, 『중앙사론』 제12·13집, 중앙대학교 중앙사학연구소, 1999.
  • 신양선, 「朝鮮後期 正祖의 讀書觀」, 『역사와 실학』 제3집, 역사실학회, 1992.
  • 윤정, 「正祖의 『大學類義』 편찬과 『聖學輯要』」, 『남명학 연구』 제23집, 경상대학교 남명학연구소, 2007.
  • 윤정분, 「朝鮮(中·後期)的儒敎政治和 <<大學衍義補>> -有與朝鮮的經筵和政局推移關聯-」, 『명청사연구』 제20집, 명청사학회, 2004.
  • 이인숙, 「正祖의 그림에 관한 小考」, 『민족문화논총』 제22집, 영남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