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완구(大碗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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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성을 공격하거나 방어하기 위해 만든, 포구(砲口)가 밥그릇처럼 생긴 대형 화포(火砲).

개설

완구는 조선시대에 만든 화포 가운데 하나로, 주로 청동으로 제작하였다. 단석(團石),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 등의 무거운 탄환을 장착해 발사하였는데, 포구가 밥그릇[碗] 모양처럼 생겼다 하여 완구라고 불렀다. 다른 화포에 비해 포신(砲身)이 길지 않았으므로 사거리가 짧아 수평 발사가 어려운 까닭에 주로 곡사포로 활용되었다. 성을 방어하는 데 사용되었을 뿐 아니라, 성이나 소규모 진지를 공격할 때도 많이 쓰였다. 세종대에는 그 크기에 따라 대·중·소 세 종류로 구분되었는데, 그 가운데 가장 큰 것을 대완구라고 하였다. 군례에 참여한 군사들이 의장용 또는 신호용으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연원 및 변천

세종대 이후에 화포 개량이 거듭되면서 조선초기에 개발된 대완구도 점차 변모하게 되었다. 1474년(성종 5)에 편찬된 『국조오례서례(國朝五禮序例)』의 「병기도설(兵器圖說)」에는 세종대의 완구를 개선한 총통완구(銃筒碗口)에 대한 설명이 그림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그에 따르면, 총통완구는 이전의 완구보다 포신이 더 짧다. 상부는 완과 모통(冒筒), 하부는 격목통(激木筒)과 약통(藥筒)으로 구성되었으며, 상부와 하부가 분리되는 구조를 갖는 것이 특징이다. 상부의 길이는 1척 1촌 2리, 무게는 104근이다. 하부의 길이는 1척 3촌 1푼 4리, 무게는 99근이다. 상부와 하부를 결합하면 격목통이 모통 안에 끼워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

1635년(인조 13)에 이서(李曙)가 편찬한 화기(火器) 교범서인 『화포식언해(火砲式諺解)』에는 대완구·중완구·소완구·소소(小小)완구의 발사법이 기록되어 있다. 대완구의 경우 한 번 발사하는 데 소모되는 화약의 양은 30냥, 격목의 길이는 5촌, 단석의 무게는 74근, 사거리는 370보였다. 격목은 약통 안의 화약이 폭발하면서 생기는 연소 가스의 압력을 발사체에 최대한 전달하기 위해, 약통과 발사체 사이에 끼워 넣는 나무 조각이다. 발사체인 단석의 무게가 74근으로 『국조오례서례』의 총통완구와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이와 거의 비슷한 크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1813년(순조 13)에 박종경(朴宗慶)이 편찬한 『융원필비(戎垣必備)』에는 별대완구(別大碗口)와 대완구·중완구 등이 소개되어 있다. 그에 따르면, 당시의 대완구는 전체 길이가 3척 1촌, 구경이 1척 3촌 1푼이었으며, 한 번 발사에 소모되는 화약의 양은 35냥이었다.

대완구는 정유재란 당시 조·명 연합군이 울산성을 공략할 때 사용되었으며(『선조실록』 31년 1월 1일), 순조 연간에 홍경래의 난을 진압하기 위해 정주성을 공격하는 데에도 활용되었다(『순조실록』 12년 1월 16일). 평상시에는 강화도 등의 군사 기지에 비축하였다(『현종개수실록』 5년 6월 22일).

형태

『세종실록』「오례」의 「군례서례(軍禮序例)」에는 대완구와 소완구의 그림만 실려 있다. 세종대에 제작된 다른 화포와 함께 총통(銃筒)이라는 표제로 묶여 있지만, 포구와 발사체의 모양 등으로 보아 완구임이 분명하다. 설명이 없어 상세한 제원은 알 수 없지만, 현존하는 조선후기의 대완구 유물과 비교해 보면 포신이 상당히 길게 그려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세종대에는 대·중·소 세 종류의 완구가 있었다. 그런데 소완구는 작아서 운반이 편리하였으나 위력이 약하였다. 공성(攻城)의 위력이 있는 중완구는 소[牛]에는 적재할 수 있었지만, 말[馬]에는 실을 수 없었다. 중완구보다 더 무거운 대완구는 적재와 운반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였다. 그에 따라 말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소완구와 중완구의 중간쯤 되는 새로운 완구를 개발하려 하였다(『세종실록』 19년 7월 27일). 한편 세종대에는 청동으로 완구를 만들었는데, 원료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그런 까닭에 중국제 수철(水鐵) 완구를 대마도에서 들여와, 철로 주조할 방법을 모색하기도 하였다[『세종실록』 즉위 8월 14일 8번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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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국조오례서례(國朝五禮序例)』
  • 『화포식언해(火砲式諺解)』
  • 『융원필비(戎垣必備)』
  • 국방군사연구소 편, 『한국무기발달사』, 국방군사연구소,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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