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도감(宮闕都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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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와 조선전기에 궁궐을 조성하기 위하여 임시로 설치한 관청.

개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궁궐을 건축하기 위해 궁궐도감을 설치하였다. 고려시대에는 961년(고려 광종 12) 궁궐도감이 설치되었으며, 문종대와 우왕대에도 필요에 따라 설치되었다. 조선시대에 와서는 조선전기까지 ‘궁궐도감’이라는 표현을 썼으나, 선조대 이후 ‘영건도감’이라는 명칭이 사용된 후 궁궐도감이라는 용어는 점차 사라지고 영건도감으로 통일되었다.

설립 경위 및 목적

궁궐도감은 궁궐 건축을 주관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위해 설치하였다. 궁궐의 위치 선정에서 시작하여 궁궐 건축에 필요한 석재와 목재 등의 물자 조달, 장인의 선발과 임무 부여 등 궁궐 건축 전반에 관한 일을 총괄하였다. 선조와 광해군대에는 임진왜란 때 소실된 궁궐의 신축을 위해 궁궐도감이 자주 구성되었다. 특히 광해군은 왕실의 권위를 강화하기 위해 인왕산 자락에 인경궁과 경덕궁의 건립을 추진하였고, 이를 위해 궁궐도감을 설치하였다.

조직 및 역할

태조 때 경복궁을 조성하기 위해 설치한 궁궐도감의 조직을 보면 그다지 체계적이지 않았다. 이후에는 다른 도감들과 같이 책임자인 도제조와 부책임자인 제조, 그 외에 도청, 낭청, 감역관 등과 공사 작업을 실제 수행하는 장인들로 구성되었다.

『광해군일기』에는 “도청 2인, 낭청 8인, 감조관 25인을 충원하여 국고를 낭비하므로 15인을 감하자는 지적”(『광해군일기』 1년 4월 24일)이 나오는데, 여기에서 궁궐도감 조직의 규모를 대략 알 수 있다. 또한 『조선왕조실록』에 궁궐 수리에 대한 기사에서 감역관(監役官), 수직부장(守直部長), 석공(石工), 토공(土工) 등의 용어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이들 역시 도감의 구성원임을 알 수 있다. 한편 순조 때 불에 탄 경희궁의 일부 건물 수리 과정을 기록한 『서궐영건도감의궤』에는 궁궐 건축에 참여한 장인이 여럿 기록되어 있다. 목수·석수·대인거장(大引鋸匠)·소인거장(小引鋸匠)·가칠장(假柒匠)·조각장(彫刻匠)·아교장(阿膠匠)·야장(冶匠)·개와장(盖瓦匠)·니장(泥匠)·대은장(大銀匠) 등이다. 이들 장인이 궁궐도감의 주요 실무자였을 것으로 보인다.

변천

조선 초기에 경복궁을 조성하는 내용을 보면, “신도궁궐조성도감(新都宮闕造成都監)을 설치하였다.”(『태조실록』 3년 9월 1일), “영삼사사(領三司事)와 봉화백(奉化伯)정도전에게 명하여 궁궐의 감역제조(監役提調)에게 잔치하였다.”(『태조실록』 6년 4월 21일)고 하였다. 이처럼 정도전이 궁궐 조성을 주관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했으나, 따로 궁궐도감을 구성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선왕조실록』에서 궁궐도감이라는 용어가 처음 나타나는 것은 『세종실록』이다. 박자청이 궁궐의 도감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했으니 처벌하자는 건의이다. 궁궐도감이 본격적으로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것은 선조·광해군 때로, 궁궐도감에서 궁궐 건축을 위해 재원을 마련하는 일에 관한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만큼 선조·광해군 때에는 전란의 상처를 딛고 궁궐 건축에 진력했지만 비용 조달에 애를 먹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조선후기 궁궐 조성에 관한 의궤가 몇 종 남아 있지만 제목에는 ‘영건도감의궤’라고 표기되어 있다. 이것으로 보아 궁궐도감이라는 용어는 광해군대까지 사용하다가 인조대 이후에는 영건도감이라는 말로 통일된 것으로 보인다. 광해군대에는 궁궐을 조성하는 일이 특히 많았는데, 궁궐도감의 용례는 몇 차례 되지 않고 대부분 영건도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결국 영건도감이라는 용어는 선조대에 처음 나타나고, 광해군대에는 궁궐도감과 혼용되다가 점차 영건도감이라는 용어로 일반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인조대 이후에는 궁궐도감이라는 용어가 사라지고 영건도감으로 통일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의궤 제작에도 반영되었다. 조선후기 궁궐 건축을 주관한 관청은 영건도감이 되었고, 의궤의 제목 역시 ‘영건도감의궤’로 되었다.

참고문헌

  • 문화재청, 『조선시대 궁궐용어 해설』, 2009.
  • 서울대학교 규장각 편, 『서궐영건도감의궤』, 서울대학교 규장각,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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