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講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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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를 지킨다’는 뜻으로, 조선시대에 향약이나 일본과의 외교 관계에서 주로 사용된 용어.

개설

서로 간의 신의를 지키기 위하여 모임을 가지거나 의식을 하는 것을 강신(講信)이라고 하는데, 『조선왕조실록』에서 강신이라는 용어는 주로 두 가지 경우에 사용되었다. 하나는 향약이나 모임에서 내부 규약을 읽고 익히며 이를 지키자고 결의하는 모임을 말한다. 즉 향약에서는 봄과 가을에 모여서 향약 규정을 읽고 익히며 연회를 벌이는데 이를 강신이라고 하였다. 또 하나는 교린국 상호 간에 신의를 돈독히 한다는 의미로, 특히 일본과 교린국으로서 교린을 잘 행하는 것을 ‘강신수호(講信修好)’ 또는 ‘강신수목(講信修睦)’이라고 하였다.

연원 및 변천

향약뿐만 아니라 동등한 그룹 사이의 모임, 즉 장관청(將官廳) 동료끼리의 활 쏘는 모임도 강신이라고 하였다(『인조실록』 10년 1월 24일). 숙종대에는 오가작통제(五家作統制)를 실시하면서 봄·가을에 주민들이 모임을 가지고 신분적 질서를 지키는 것을 강신을 통하여 단속하였다(『숙종실록』 1년 9월 26일).

한편 우리나라와 대등한 교린 외교를 하였던 일본과의 외교적 교섭을 강신수호 또는 강신수목이라고 하였다. 즉 일본과는 정례적으로 사신을 보내어 신의 지키기를 약속하는 것이 기본적인 관계였는데, 한일 간의 외교적 관계를 언급할 때 으레 사용하는 용어가 강신이었다(『세종실록』 11년 1월 5일) (『세조실록』1년 12월 8일) (『선조실록』 39년 11월 9일) (『고종실록』3년 10월 15일).

절차 및 내용

향약에서 강신례(講信禮)의 형식과 내용은 향약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강신을 위한 모임은 주로 춘추(春秋) 혹은 사맹삭(四孟朔)에 행한다. 술과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강신 모임을 하기도 하며, 모임에서의 행동에 대한 엄격한 벌칙 조항을 둔 향약도 있다.

참고문헌

  • 김필동, 「호구정책의 강화」, 『신편 한국사 34: 조선 후기의 사회』, 국사편찬위원회, 1995.
  • 정진영, 「동계·동약의 중수와 상하합계」, 『신편 한국사 31: 조선 중기의 사회와 문화』, 국사편찬위원회, 1998.
  • 김용덕, 「조선 후기의 지방자치: 향청과 촌계」, 『국사관논총』3, 1989.
  • 정다함, 「조선 초기 야인과 대마도에 대한 번리(藩籬)·번병(藩屛) 인식의 형성과 경차관의 파견」, 『동방학지』141, 2008.
  • 정다함, 「여말선초의 동아시아 질서와 조선에서의 한어(漢語), 한이문(漢吏文), 훈민정음」, 『한국사학보』3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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