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3년 12월 13일 고종이 즉위했다. 12월 8일 철종이 사망한지 5일 만이었다. 철종이 사망하자 마자 조대비 즉 신정왕후는 신하들의 요청에 기다렸다는 듯이 언문교지를 내놓는다. 흥선군의 둘째 아들 이명복[익성군(翼成君)]으로 익종[효명세자]의 뒤를 잇게 하겠다는 전교였다. 그리고 영의정 김좌근, 도승지 민치상등으로 하여금 바로 익성군을 모시고 오게 했다. 5일 후 익성군은 등극의식을 치렀고, 조대비는 대왕대비가 되어 수렴청정을 하게 됐다. 고종의 즉위에는 위에서 보는 것처럼 조대비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의 역할도 물론 중요했지만, 결정적으로 조대비의 뜻이 없었다면 고종의 왕위 계승은 불가능했다. 흥선대원군은 효명세자의 장례 때부터 조대비와 교류를 가지면서 훗날을 기약했고 그것이 둘의 긴밀한 협조 속에 고종 즉위로 현실화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