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2021-R1-10D
목차
고종, 새로운 문물을 들여오다 》 식탁 위의 새로운 그릇-서양식 식기
Story
근대기 문호 개방과 함께 서구 열강과의 교류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서양의 문물이 본격적으로 유입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도 예외는 아니었으며 생활 영역의 곳곳에서 그러한 흔적들이 확인되고 있다. 서양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식생활 문화가 전해졌고 서양식 요리와 예법에 맞는 식기류, 서양 요리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주방도구 등이 사용되었다. 서양의 경우 프랑스, 영국, 오스트리아, 미국 등 4개 국가의 제품이 전해지고 있으며 이중 프랑스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산 도자 식기 중 90% 이상이 필리뷔(Pillivuyt) 제품이다. 이들 필리뷔 제품은 백색 도자기에 금선을 장식한 형태이며 비록 완전한 구성이 남아있지는 않으나 디너 세트를 이루었던 식기들이다. 필리뷔 제품에는 대부분 금색 오얏꽃 문양이 장식되어 있으며 이는 주문 생산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제품들이다. 당시 특정 회사의 제품을 주문해서 구입했다는 구체적인 기록은 확인된 바 없지만, 1902년의 황성신문 기사에 따르면 고종의 즉위 40년 기념 진연進宴을 위해 프랑스에 양식기를 주문했다고 한다. 위생기와 장식기의 경우, 식기와 마찬가지로 도자기 재질이며 유럽에서 제작되었다는 점 때문에 식기를 중심으로 한 문물 교류 양상을 이해하는 데 있어 함께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1888년 프랑스의 사디 카르노Sadi Carno 대통령이 고종에게 선물한 살라민 꽃병Vase de Salamine 1점이 있다. 위생기는 욕실에서 쓰였던 도구들을 통칭하는 것으로 현재 물병, 대야, 변기 등이 남아있다. 식기와 마찬가지로 바닥면에는 제작사 마크가 찍혀있어서 제작회사, 국가, 시기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위생기는 독일, 영국, 프랑스의 3개 나라에서 유입되었다. 독일은 빌레로이 앤 보흐Villeroy& Boch의 제품이, 영국은 메이플 앤 컴퍼니Maple & Co와 사이먼 필딩 앤 컴퍼니S. Fielding & Co의 제품이, 프랑스는 윌리엄 게린William Guerin의 제품이 사용되었다. 주방도구 중 가장 주목되는 유물은 제과형틀이다.국립고궁박물관에는 여러 크기의 제과형틀이 남아있으며 모양 또한 단순한 것부터 복잡하고 화려한 것까지 실로 다양하다. 이 중 하나인 와플틀은 현재 사용되는 와플틀과 비슷한 형태이며, 당시 왕실에서 서양식 다과를 즐긴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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