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1년(광무 5) 명헌태후(明憲太后, 효정왕후, 1831~1903)의 나이가 望八(71세)에 이른 것을 경축하기 위해 거행된 연향(宴享)에 대해 기록한 책이다.
왕실의 연향은 ‘진연(進宴)’, ‘진찬(進饌)’, ‘진작(進爵)’ 등으로 지칭되는데, 이는 보통 연향의 규모에 따라 구분한 것이다. ‘진연(進宴)’이 가장 큰 규모의 연향이며, ‘진작(進爵)’은 ‘수작(受爵)’이라 표현하기도 하는데, 가장 작은 규모이기 때문에 준비를 담당하는 관청을 따로 설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같은 ‘진연’이나 ‘진찬’이더라도 그 규모가 항상 꼭 같은 것은 아니며,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1901년에는 진찬소(進饌所)를 따로 설치하여 연향을 준비하였으며, 5월 13일 경운궁(慶運宮) 경운당(慶運堂)에서 진찬 의식이 설행(設行)되었다. 연향이 끝나고 난 후에는 의궤청(儀軌廳)을 설치하여 진찬과 관련된 기록을 상세하게 남기도록 하였다.
본 의궤는 특히 황제국 체제에서의 첫 진찬에 대해 기록한 것으로, 각종 의식 및 의장 등에서 이전과의 차이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연향의 구체적인 준비 과정 및 행례(行禮) 절차를 비롯해, 연향에 쓰인 상차림과 음악 내역, 소요 물자의 조달 및 각종 기물들의 마련 과정, 소요 물자의 종류와 수량, 인력 동원 및 운용 현황, 관련 관청 간 업무 협조 과정 등, 연향 의식의 준비 및 진행에 관련된 거의 모든 사항들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조선후기 사회사, 문화사, 생활사 등 여러 방면의 연구에 활용 가치가 큰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