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궁과 경희궁을 연결한 육교 무지개다리. 덕수궁에 있었던 육교이다. 운교(雲橋) 또는 홍교(虹橋)라고 불렸다. 이 육교는 2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서북쪽의 경희궁을 잇는 다리였고, 다른 하나는 서남쪽의 의정부 청사를 잇는 다리였다. 경희궁을 잇는 다리가 겅설된 시기는 정확치 않다. 관련 기록을 보면, 먼저 1898년(광무 2년) 9월 7일자 매일신문에, "경운궁 상림원 뒤부터 서궐 개양문까지 구름다리를 놓고 흥화문 앞부터 홍릉까지 철로를 놓는다 하더라"라고 한 기사가 실렸다. 그러나 1902년(광무 6년) 8월 23일자 황성신문에는 공사를 시작한다는 기사가 나와 있다. 또 헐버트의 『더 코리아 리뷰(The Korea Review)』에도 운교 건설 소문이 있다는 내용을 수록하고 있다. 따라서 1898년에 계획이 이루어졌다가 1902년경에 이르러서야 착공된 듯 하다. 에밀 부르다레의 책에서도 고종황제 즉위 40주년인 1902년의 칭경예식의 하나인 관병식을 치를 경희궁을 연결하는 다리를 언급하고 있다. "서대문 근처에 최근 놓인 다리가 있다. 이 다리를 지나 뽕나무궁전으로 건너간다. 이 궁전은 오늘날 황제가 군대 열병식을 참관하러 근엄하게 행차해서 둘러보는 군훈련장이 되었다."
『더 코리아 리뷰』에 따르면, 그해 10월에 운교를 이미 다 지었다고 한다. 폴란드 출신 러시아 작가 바츨라프 세로셰프스키가 한 말에 따르면, 한국인 신문균과 규마(kiuma)가 건축했다고 한다. 그는 운교에 대해 한국 건축 중 유일하게 아름답다고 평하면서도, 국가재정이 어려울 때 세웠다고 비판했다. 무지개다리는 경운궁에서 경희궁으로 편하게 드나들기 위해 지어진 것이다. 당시 경희궁은 건물 몇 채 빼고는 허허벌판이어서 관병식을 개최하기에 알맞은 장소였다. 그러나 칭경예식은 여러 번의 연기 끝에, 결국 치르지 못했다. 고종이 가끔 경희궁 황학정에 활쏘러 갈 때 이 무지개다리를 이용했다고 한다. 일본인 오다 쇼고(小田省吾)의 『덕수궁사』에서는 1908년(융희 2년)에 이 무지개다리를 헐었다고 적고 있는데, 대한매일신보를 보면 그 해 8월까지 존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마 그 이후에 없앤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