宗廟署에서 宗廟와 永寧殿의 각 실에 봉안된 역대 왕과 왕비들의 각종 冊文과 寶印의 연대, 수량, 물품 내역 등을 기록한 등록.
【체제 및 내용】
책문은 왕비, 왕세자, 왕세자빈으로 책봉할 때 내리는 임명문이나 왕과 왕비에게 尊號, 諡號, 加上尊號, 追上尊號 등을 올릴 때의 상주문이다. 寶印은 왕, 왕비, 왕세자, 왕세자빈의 印章이다. 冊文과 寶印은 竹冊, 玉冊, 金寶, 銀寶 등과 같이 재질에 따라 달리 부른다. 冊寶는 그것을 보관하고 꾸미기 위한 보자기, 상자 금속 그릇(寶筒), 주통(朱筒), 나무상자(寶록), 가죽상자(護匣), 자물쇠와 열쇠[鑰匙] 등 다양한 물품들과 같이 있다. 종묘와 영녕전 각 神室에 해당 왕과 왕비에게 올려진 冊寶와 더불어 이러한 물품들의 내역을 기록한 것이 본 등록이다.
표제는 ｢大謄錄初本｣으로 되어있다. 목차가 없으며, ｢宗廟冊寶謄錄增修凡例｣, ｢宗廟謄錄序｣, ｢永寧殿｣, ｢宗廟｣의 순으로 되어있다. ｢宗廟謄錄序｣는 『宗廟謄錄序』(藏 2-2172)에 실린 서문을 재수록한 것이다. 본등록에 보이는 ‘舊本謄錄’은 이 등록을 일컫는다. 영녕전에는 제 1실 穆祖室에서 제 11실 明宗室까지, 종묘에는 제1실 太祖室에서 제11실 顯宗室까지의 봉안 물품들이 기록되어있다. 神室의 순서를 볼 때 본등록은 숙종대에 편집된 것이다. 숙종대 봉안 기록은 ‘當宁’로 되어 있으며, 이 중 가장 늦은 것은 1705년(숙종 31) 6월 17일이다. 이 날 영녕전 제 11실(명종실)에 전쟁 중 소실된 明宗의 金寶와 宗廟․永寧殿 各室의 보록 및 주록 등의 물품들을 장만하여 봉안하였다. 『實錄』에 의하면 이후 동년 9월 6일에 永寧殿 제1실에서 4실까지 四朝의 왕과 왕비, 종묘 제 1실(태조)의 神懿王后의 金寶를 새로 장만하여 올렸다. 그러나 본 등록에는 이에 대한 기록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본 등록은 1705년 6월에서 9월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본 등록은 장서각에 소장된 『宗廟謄錄序』(藏 2-2172, 2-2173, 2-2174)와 『宗廟冊寶謄錄』(藏 2-2212)과 같이 『宗廟冊寶謄錄』의 일종이다. 종묘책보등록은 종묘와 영녕전 각 신실에 봉안된 冊文이나 寶印, 敎命軸 등의 수량과 물품 내역을 기록한 것이다. 이러한 기록은 단순히 물품 관리를 위한 것이 아니고 선왕의 공덕을 후대에 영구히 전하는 의식이기 때문에 종묘책보등록은 일반 등록과 달리 책의 장정이나 기록이 美麗하고 정성스럽다. 『宗廟謄錄序』 3책이나 『宗廟冊寶謄錄』 1책 모두 길이가 80cm가 넘는 큰 책이다.
그러나 본 등록은 이러한 책보등록의 완성본이 아니라 이를 만들기 위한 초본에 해당한다. 앞서 본 것처럼 1705년에는 종묘의 神室에 봉안된 冊寶의 개조와 봉안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변동에 따라 『책보등록』의 재편집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본 등록은 ｢종묘책보등록증수범례｣를 두어 13 항목의 원칙을 밝히고 이전과 다른 체계와 내용으로 『책보등록』을 작성하였다. 수정 범례는 전체 기록의 방식을 맞추는 것과 兵難에 의해 망실된 것이나 변동 사항들을 表式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본 등록 이후의 『책보등록』으로 『종묘등록서』(장 2-2174)과 『종묘책보등록』(장 2-2212)가 있다. 이중에서 『종묘등록서』(장 2-2174)가 본등록을 초본으로 하여 만든 것으로 보아진다. 『종묘등록서』(장 2-2174)에 실린 증수범례는 본 등록의 범례에 보이는 수정 사항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책보등록 외에 寶印에 관한 의궤로는 1687년(숙종 13) 仁祖莊烈后의 冊寶改修에 관한 『冊寶修改都監儀軌』(奎14210, 奎 14911), 1705년에 종묘 및 영녕전의 寶冊과 寶匣의 개조에 대한 의궤인 『金寶改造都監儀軌』(奎14948, 奎14211), 같은해에 행한 태조비 神懿王后와 寶章과 四祖室의 金寶를 개조한 사실을 기록한 『金寶改造都監儀軌』(奎 14949, 奎 14209,奎 14598), 1876년(고종 13)에 궁중 寶印의 改鑄․改造․修補에 관한 경과를 기록한 『寶印所儀軌』(藏 귀K3-568) 등이 있다.
【특성 및 가치】
『책보등록』의 편집과 수정은 선왕의 전적으로 보관하고 드러냄으로써 왕권의 위엄을 과시하는 의식이다. 앞에서 본 것처럼 숙종대 선왕의 금보를 다시 만들고 등록을 재편집하는 것은 그 동안 약화된 왕권을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면이라 할 수 있다. 이와같이 본등록은 조선후기 국왕을 중심으로 한 각종 의례의 등장을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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