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부착하여 사물을 더 잘 보이게 하거나 바람이나 먼지를 가리는 구실을 하는 광학기구. 영국의 베이컨(Bacon, L.)이 1268년 안경을 처음으로 고안하였다고도 한다. 그 이전 몽고나 중국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었다는 설도 있으나, 대체로 13세기 후반 서양에서 본격적으로 사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안경이 우리나라에 언제 들어왔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임진왜란 때 명나라의 심유경(沈惟敬)과 일본인 중이었던 현소(玄蘇)가 나이가 많음에도 안경을 꼈기 때문에 글을 잘 읽어 많은 사람이 놀랐다고 하였다. 그리고 선조가 이를 중신들에게 하사하였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적어도 임진왜란을 전후한 시기에 이미 전래되었으리라고 짐작된다. 그러나 안경을 연장자 앞에서 써서는 안 된다는 예법상의 문제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일반에게 보급되지 못하였다. 1891년(고종 26) 당시의 일본 전권공사이던 오이시[大石正己]가 나이 많은 어른을 만날 때에는 반드시 안경을 벗어야 한다는 우리 관습을 무시하고 이를 쓴 채로 왕을 알현한 결과 우리 정부에서 일본에 정식으로 항의하였다는 기록 등은 이러한 사정을 잘 알려주는 내용이다.또 고종은 외교고문으로 와 있던 뮐렌도르프(Mollendorf, 穆麟德)가 평소에 안경을 쓰는 사실을 알고 1882년에 이를 써도 좋다는 허락을 내렸으며, 순종 자신도 매우 심한 근시안이었으나 역시 예법에 걸려서 이를 쓰지 못하였던 것이다. 초기의 안경알은 수정을 깎아 만들었으며 경상북도 언양(彦陽)과 경주에서 생산되는 수정의 품질이 뛰어나서 이를 많이 썼다. 안경테는 흔히 뿔, 뼈 또는 쇠붙이로 만들지만 특히 깊은 바다에서 사는 거북인 대모(玳瑁)의 등 딱지를 오려서 세공한 것을 고급품으로 쳤다.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