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봉기는 깃털이 푸른 비취색을 띤 봉황을 그린 깃발이다. 봉황은 고대 중국에서 신성시했던 상상의 새로 기린, 거북, 용과 함께 사령 四靈 의 하나이다. 수컷을 봉 鳳 , 암컷을 황 凰 이라 하였다. 『설문해자說文解字 』에 따르면 봉의 형태는 앞은 기러기, 뒤는 기린, 목은 뱀, 꼬리는 물고기, 이마는 황새, 깃은 원앙, 무늬는 용, 등은 호랑이, 턱은 제비, 부리는 닭과 같으며 오색 五色 을 갖추었다고 하였다. 봉황은 잘다스려지는 나라에 나타난다고 믿어 천자 스스로 성군 聖君 임을 표방하면서, 봉황이 천자의 상징이 되었다. 벽봉기는 왕의 고귀함과 봉황이 출현하는 천하태평의 치세를 염원하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왕의 중기 中旗 로 사용되었으며 대가의장에 2자루, 법가의장에 1자루, 소가의장에 1자루, 영정세의장 · 행용세의장에 2자루가 사용되었다. 순조 純祖, 재위 1800-1834 의 비 순원왕후 純元王后, 1789-1857 의 4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열렸던 왕실 잔치(1828)에서 왕비(순원왕후)의 의장에 예외적으로 벽봉기 1자루가 사용된 예가 있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