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봉기(碧鳳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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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의장물 중 하나로, 깃털이 푸른색인 봉황을 그린 기.

개설

봉황은 중국 고대부터 상서로운 짐승으로 알려져 있다. 『삼재도회(三才圖會)』에 따르면 봉황은 신조(神鳥)의 왕으로 조류 360종 가운데 으뜸가는 것이며, 그 생김은 앞은 기러기 같고 뒤는 기린 같으며 목은 뱀과 같고 꼬리는 물고기, 수염은 원앙과 같다고 하였다. 이러한 봉황의 출현은 천하가 크게 평안함을 나타낸다고 한다. 벽봉은 이러한 봉황 중에서 깃털과 꼬리와 모두 푸른 비취색을 띤 것을 지칭한다. 이러한 봉황이 가진 이미지 때문에 봉황의 문양은 귀한 신분을 상징하는 것으로 다양하게 활용되었다. 조선의 의장물에서 벽봉기가 사용된 것은 왕의 고귀함을 드러내고 동시에 봉황이 출현하는 천하태평의 치세를 염원하는 의미였다고 할 수 있다. 조선의 왕 의장은 모두 3등급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가장 큰 규모인 대가노부(大駕鹵簿) 및 전정대장(殿庭大仗)에서는 벽봉기가 2기가 사용되었고, 다음 규모인 법가노부(法駕鹵簿) 및 반장의장(半仗儀仗), 가장 작은 규모인 소가노부(小駕鹵簿) 및 소가의장(小駕儀仗)에서는 각각 1기가 사용되었다.

연원 및 변천

봉황은 중국 고대부터 황제를 상징하는 문양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장제도가 정비된 당나라시대 이후 봉황의 상징물은 황제 의장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였다. 그러나 조선과 같은 벽봉기란 명칭의 의장물은 중국의 의장물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한편 고려시대의 의장물을 기록한 『고려사(高麗史)』 「여복지(輿服志)」의 황제 법가노부에는 벽봉대기(碧鳳大旗)가 2기 보인다. 중국의 제도를 참조하여 의장 제도를 정비했던 고려에서 고안한 의장기인 듯하다. 조선의 벽봉기는 이 고려의 벽봉대기를 계승한 것으로 생각된다.

형태

조선의 의장물의 형태와 모양을 설명하고 있는 『세종실록』「오례」 및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를 확인해 보면, 벽봉기는 사각형의 깃발에 화염각을 달고 있다. 깃발은 황색 바탕에 푸른색의 봉황과 운기(雲氣)를 그리고 청색·적색·황색·백색의 채색을 하였다(『세종실록』 오례 가례 서례 노부 노부의 예2). 현재 국립고궁박물관 등에 전해지는 벽봉기도 이러한 모양과 큰 차이가 없다.

생활·민속 관련 사항

봉황 문양은 용 문양과 함께 왕을 상징하였다. 따라서 민간에서는 봉황 문양의 사용이 금지되었다.

참고문헌

  • 『고려사(高麗史)』
  •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 『통전(通典)』
  • 『문헌통고(文獻通考)』
  • 『대명집례(大明集禮)』
  • 『삼재도회(三才圖會)』
  • 백영자, 『조선시대의 어가행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1994.
  • 강제훈, 「조선전기 국왕 의장제도의 정비와 상징」, 『사총』77,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