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어(昔御)’는 ‘옛날에 임어(臨御)하였다’, 즉 옛날 임금이 머물렀다는 의미다. 옛날 임금은 임진왜란으로 이 곳에 처음 머물렀던 선조를 말한다.
석어당에는 현재 두 개의 현판이 걸려 있다. 위층 처마 밑에 있는 글씨는 1904년 중건 당시 김성근(金聲根, 1835~1918)이 쓴 것이다. 김성근의 본관은 안동(安東)이며, 자는 중원(仲遠), 호는 해사(海士)다. 홍문관 벼슬을 거쳐 도승지,전라도 관찰사 등을 지내고, 이조참판,이조판서 등을 역임했다. 서예에 뛰어났고 청렴결백했으나, 국권 피탈 후 자작(子爵)의 작위를 받았다.
여러 궁궐 연구서에서 이 현판의 서사자를 김성진(金聲振)이라고 한 것은 잘못이다. 『국역승정원 일기』에서 원본에 초서로 된 '根(근)'을 '振(진)'으로 오독하였는데, 이것을 그대로 답습한 듯하다.
아래층에 있는 글씨는 고종의 어필(御筆)이다. 오른쪽 상단에 전서로 '어필(御筆)', 왼쪽에 '광무 9년 을사 7월 일(光武九年乙巳七月 日)'이라고 적혀 있어 1905년 고종이 쓴 것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