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思政)’은 ‘선정(善政)을 생각하다’라는 뜻이며, 정도전이 작명하였다. 천하의 이치는 생각하면 이를 얻을 수 있고 생각하지 않으면 이를 잃게되는 것이므로 왕으로 하여금 깊이 생각하여 정치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정도전이 임금에게 올린 글은 다음과 같다.
“천하의 이치는 생각하면 얻을 수 있고 생각하지 않으면 잃어버리는 법입니다. 대개 임금은 한 몸으로써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계시지만, 수많은 백성들은 슬기롭고 어리석고 현명하고 불초(不肖)한 자들이 섞여 있고, 번거로운 수많은 일들은 옳고 그르고 이롭고 해로운 것들이 섞여 있어서, 임금이 된 이가 만일에 깊이 생각하고 세밀하게 살피지 않으면, 어찌 일의 마땅함과 부당함을 구별하여 처리하겠으며, 사람의 착하고 착하지 못함을 알아서 등용하거나 퇴출할 수 있겠습니까? 예로부터 임금이 된 이라면 누가 높고 영광되고자 하고 위태로움을 싫어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나 옳지 못한 사람을 가까이 해서 계책이 옳지 못하였기 때문에 화를 당하고 패망하기에 이르게 된 것이니, 곧 진실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옵니다. 『시경』에 말하기를, ‘어찌 너를 생각지 않으랴마는 집이 멀 뿐이로다.’ 하였는데, 공자(孔子)는 ‘생각함이 없는 것이다. 왜 멀겠는가?’ 하였고, 『서경』에 말하기를, ‘생각하면 슬기롭고 슬기로우면 성인이 된다.’ 했으니, 생각이란 것은 사람에게 그 쓰임이 지극한 것입니다. 이 전(殿)에서 매일 아침 정사를 보시고 온갖 기틀을 거듭 모아서 전하께 모두 품달하면, 조칙(詔勅)을 내려 지휘하시는 데 더욱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니, 신은 사정전(思政殿)이라 이름 짓기를 청합니다.”
현판은 경복궁을 중건할 때 이조판서로 있던 조석우(曺錫雨, 1810~?년)가 썼다. 글씨에 뛰어나 일가를 이루었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