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이민사: 모국을 떠나 낯선 땅으로

한국인 이민사: 모국을 떠나 낯선 땅으로

700만 명이 넘는 재외 한인

한국외교부의 2015년 집계에 의하면 전 세계 175개국에 718만 명의 한국인들이 퍼져 살고 있다. 이 중 한국 국적을 가진 재외국민은 약 247만 명, 외국국적을 취득한 재외동포가 471만 명이다. 남북한 인구의 거의 10%에 육박하는 숫자이다.

지역별로는 중국에 258만 명, 미국에 224만 명, 일본에 86만 명,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구 소련지역에 50만, 그리고 호주와 뉴질랜드가 포함된 남아시아태평양 지역에 51만 명, 캐나다 22만, 중남미에 10만 명이다. 유럽에는 63만 명, 중동 지역에 2만 6천 명, 아프리카에도 만 명이 넘는 한국인들이 살고 있다.

식민지를 떠난 사람들

한국의 이민사는 19세기 중엽 조선왕조 말 한반도 북부지방의 한국인들이 중국 북간도 지역으로 이주함으로써 시작되었다. 1910년 일본이 대한제국을 강제 합병하자 많은 애국지사와 농토를 잃은 농민들이 만주지역 동북삼성(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과 러시아 원동지방으로 대거 이주하였다. 중국과 러시아는 오랫동안 한국독립운동의 요람이었다.

강제합병으로 일본이 한반도를 강점하면서 생계가 더욱 어려워지자 많은 조선인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저임금 노동자가 되었다. 1920년대 후반에서 1930년대 초반 매년 8만~15만 명이 일본으로 이주했으며 1935년엔 62만 명을 넘었다. 1938년부터는 강제징용, 강제징병으로 수많은 한인들이 일본으로 끌려갔다. 이들은 전후 일본에서 한인사회를 이루어 살면서 재일교포 1세대를 형성했다.

일본이 만주국을 세운 후에는 조선인들의 영농개척이주가 장려되어 한반도 남쪽의 가난한 농민들이 많이 이주하였다. 1945년 2차대전이 끝날 때 만주에는 거의 2백만에 가까운 조선인들이 살고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조국으로 돌아왔지만, 많은 조선인들이 현지에 남아 조선족 자치구를 이루며 살았다.

소련 스탈린 정부는 1937년 겨울 독립운동을 하거나 일본인과 접촉한다는 등의 이유로 연해주에 살던 고려인 17만여 명을 화물열차에 태워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켰다. 많은 사람이 이주 과정에서 추위와 굶주림에 목숨을 잃었다. 소련이 붕괴되자 고려인들은 자기 의지와 관계없이 서로 다른 나라에 살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무국적 고려인이 5만여 명 발생했다. 한국 정부는 고려인 강제이주 60주년을 맞은 2007년부터 무국적 고려인 지원사업에 나서 현지 국적취득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미 대륙 이민자 증가

재외 한국인의 30%를 차지하는 미주 한인들의 이주 역사는 유학생, 상인 등 168명의 한인이 미국에 오면서 시작되었다. 1903-05년 사탕수수농장의 계약노동자로 한인 노동자들이 하와이에 도착하기 이전에 미국으로 건너간 사람들이었다. 이들 가운데는 서재필, 안창호, 이승만과 같이 한국개화의 초석을 다지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선각자들이 있다.

1950-53년 한국전쟁 이후부터 1965년 사이에는 전쟁고아 및 미군과 결혼한 여성들이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한편으로는 유학생, 연구원, 간호사, 의사 등이 미국 이민을 선택했다. 유학생과 연구원들 중 상당수는 학업과 훈련을 마치고 미국에 정착하였다.

1965년 미국 이민법이 대폭 개정되어 문호가 활짝 열리면서 한국인의 가족이민이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가속도가 붙은 한인 이민은 매년 수 만 명씩 계속되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인은 공식적으로 109만 명을 기록했다.

1967년에는 캐나다의 이민문호가 한인에게 열리면서 한국에서 직접 이주하는 사람들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여 2014년 말 캐나다의 재외국민은 22만 명에 이른다.

이민 가는 한인, 이민 오는 외국인

일제강점기의 특수한 상황 이후 한국의 이민은 한국 정부가 이민정책을 수립하고 이민을 국가 차원에서 장려하면서 시작되었다. 1962년에 한국 정부는 남미, 서유럽, 중동, 북미 국가들과 계약을 맺고 집단이민을 시작했다. 남미로 이민을 갔던 이들 중 상당수는 다시 미국으로 이주하였다. 서독에 정착한 이민자들은 광부와 간호원으로 일하러 갔다가 현지에서 정착한 경우가 많았다.

한국이 산업화에 성공하여 경제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오늘날 한국인들은 주로 대기업의 해외주재, 유학과 연수, 해외취업 등의 목적으로 해외로 나가고 있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에 일하러 들어오기 시작했다. 또 1990년대 중반 이후로 결혼이민자로 한국 이민을 신청하는 외국인들 수가 빠르게 늘었다. 한국법무부의 2015년 통계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국내 체류외국인은 1,899,519명이며, 최근 5년간 매년 8.6%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955,871명(50.3%)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 138,660명(7.3%), 베트남136,758명(7.2%), 타이 93,348명(4.9%), 필리핀 54,977명(2.9%), 일본 47,909명(2.5%) 순이다.

참고문헌

• 해외입양아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 한국이민사박물관, 『또 다른 이민, 해외 입양』, 한국이민사박물관, 2016.

• 캐슬린 자숙 버퀴스트 외 공저, 『한국 해외 입양 : 초국가적 아동 양육 실험과 분투하는 입양 서사 50년』, 뿌리의집, 2015.

• 이삼돌, 『해외입양과 한국 민족주의 : 한국 대중문화에 나타난 해외입양과 입양 한국인의 모습』, 뿌리의집, 2008.

『또 다른 이민, 해외 입양』은 2016년 8월 한국이민사박물관에서 진행한 기획전의 도록과 자료로써 제작된 책이다. 한국사회에서 해외 입양은 한국 현대사 속에 또 다른 아픔의 기억이다. 한국전쟁 이래 60여년간 총 20여만명에 달하는 해외입양인들이 모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주해 정착하였으며, 그들은 해당 사회에서 건실한 사회구성원으로 정착하면서도 일정한 경계인의 인식을 가지며 모국인 한국인으로써의 정체감을 찾고자 한다. 때문에 해당 기획전은 해외 입양인의 이주도 한민족의 해외 이주의 한 사례로 바라봐야 하며, 그들이 두 개의 모국을 가진 한민족의 일원임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관련된 자료를 모아 기획전을 열면서 이 책을 제작하였다. 각종 통계수치와 함께 다양한 사진 자료들을 통해 해외 입양의 실태와 입양인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한국 해외 입양 : 초국가적 아동 양육 실험과 분투하는 입양 서사 50년』은 한국전쟁 이래 50여년간 해외 입양을 진행해온 실태와 그 문제점들을 고민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한국에서 해외 입양이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그것이 어떻게 기관화 되었는지를 살펴보고 새롭게 정착한 입양인들이 어떠한 삶을 살며 정착해 나갔는지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결국 입양인들은 스스로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확인받고자 하였으며, 청소년기 겪는 인종적 차별 등이 그러한 현상을 더욱 부추긴다고 보았다. 동시에 본질적으로 왜 한국에서 해외 입양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지 주목하였다. 저자는 한국사회에서 아이를 키우지 못하는 엄마들이 계속 나타나는 것이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고 밝히면서 이것은 한국사회 사회구조와 문화적 특징에서 배경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해외 입양을 매우 전문적이고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그 의미를 도출해 내고 있는 책이다.

『해외입양과 한국 민족주의 : 한국 대중문화에 나타난 해외입양과 입양 한국인의 모습』은 한국의 해외입양 역사를 전반적으로 정리하면서, 그 안에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민족적 정서의 반영 양상 등을 분석해 보고자 한 책이다. 저자는 한국의 해외 입양 문제와 관련하여 문화적 ‧ 정치적 의미를 도출해 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한국전쟁 이후 고아들의 입양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오늘날에도 해외 입양이 계속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하고자 하였다. 그는 해외 입양이 일종의 산업화한 측면이 있음을 비판하면서 그렇게 경계인으로 살아온 입양인들이 모국과 이민국에서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지 주목하였다. 특히 한국 대중문화와 매체를 통해 그려지는 해외 입양아의 모습들은 강한 민족주의적 정서를 건드리는 방식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보고, 버림받은 자들로부터 과거와의 화해를 이끌어내고 함께 밝은 미래를 공유하도록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이야기하고 있다.

• 한민족 이민의 역사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 임채완, 『세계를 품은 한인들 : 알기 쉬운 한인 이주사』, 재외동포재단, 2016.

• 허성태, 임영언 공저, 『글로벌 디아스포라와 세계의 한민족』, 북코리아, 2014.

• 윤인진, 『세계의 한인이주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2013.

『세계를 품은 한인들 : 알기 쉬운 한인 이주사』는 1백여년에 걸친 한인들의 이주 역사를 전반적으로 집대성하여 정리한 책이다. 한인들의 이주 배경에서부터 이주의 양상, 각 지역별 이주의 특징과 정착을 위한 노력의 과정 등 다양한 통계와 사료들을 종합하여 일목 요연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주사 혹은 이민사의 틀에서 학문적이고 전문적인 접근의 결과로 제공되는 책과는 달리, 현황과 실태를 상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 책이어서 한민족의 이주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글로벌 디아스포라와 세계의 한민족』은 전세계에 퍼져있는 한민족 이주의 실태와 그 내용들을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디아스포라의 관점에서 그 개념과 타민족의 해외이주의 역사를 종합적으로 살피고 그 한 부분으로써 한민족의 이민과 이주의 역사에 주목하였다. 우선 해외 각지에 흩어져 정착한 이주 한인들의 생활상과 그 특징들을 정리한 뒤, 해당 지역에서 이주 한인들이 모국을 위해 취해온 활동 양상과 역할들이 무엇이었는지를 두루 살피고 있다. 특히 동북아 지역에서의 정세와 이주 한인들의 역할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 그 내용을 상세히 분석해 내었다. 동시에 해외 이주 한인들이 최근 다시 모국으로 돌아오고 있는 추세 속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과 그에 따른 문제점들이 무엇인지도 함께 살펴보았다. 해외 이주와 정착을 위한 노력과 함께 해외에서도 한민족으로써 모국을 위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해온 전세계 각지역의 이주 한인들에 대한 이해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세계의 한인이주사』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편찬된 『한국현대사 교양총서』 가운데 하나로 한인들의 이주사를 주제로 하여 엮은 책이다. 일종의 개괄서 성격으로 제작된 측면에서 독자로 하여금 이해가 쉽도록 편집과 내용 상의 교열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여 습득하는데 부담이 덜하다. 전체 아시아,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로 나눠 그 이주사의 면면들을 소개하면서 특히 해외입양인들의 이주 양상도 함께 분석하고 있어 한인이주의 인식의 틀을 넓혀주고 있기도 하다. 전반적인 한인이주 양상과 총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 일제강점기 해외이주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 국사편찬위원회, 『중국 한인의 역사 : 자료집』, 국사편찬위원회, 2013.

• 이상근, 『러시아·중앙아시아 이주한인의 역사 : 고난을 극복하여 희망을 성취하기 위한 역사』, 국학자료원, 2010.

• 연세대학교, 『미주 한인의 민족운동』, 혜안, 2003.

『중국 한인의 역사』는 일제강점기 한인들이 가장 많이 이주해간 지역인 중국지역으로의 한인 이주 양상과 그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자료집의 성격으로 제작된 것으로 다양한 도표와 지도, 사진과 신문자료 등을 포함해 풍부한 시각적 만족도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지역으로의 한인 이주는 간도와 만주지방, 동북, 산동, 상해 및 연안으로 대표되는 내륙 지방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한 양상으로 진행되었지만, 그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제공함으로써 그것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중국지역으로의 한인 이주, 그들의 정착과 삶, 중국에서의 민족운동과 활동 등 전반적인 한인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제공해주고 있다.

『러시아·중앙아시아 이주한인의 역사 : 고난을 극복하여 희망을 성취하기 위한 역사』는 일제강점기 연해주를 거쳐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로 이주해간 한인들의 이주 과정을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이 지역에 대한 한인 이주는 일제에 대한 무장독립투쟁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으며, 당시 연해주는 해외 독립운동의 기지로써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이후 소련 정부에 의해 이들의 강제 이주가 진행되면서 한인들의 이주 양상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내륙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항일투쟁과 강제이주라는 한민족의 아픔의 역사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기도 한 이 지역으로의 한인이주사를 저자는 꼼꼼히 정리하여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미주 한인의 민족운동』은 미주지역 한인 이주의 양상과 그들의 독립운동 활동과 내용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조선말 노동자로 이주하기 시작한 이래로 적지 않은 수의 한인사회가 형성되어 있던 미주 지역은 일제강점기 민족의 독립운동 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지역 가운데 하나였다. 특히 주로 고된 농업노동자로 활동했던 이주 한인들이 성금으로 모아 제공한 돈은 당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위시하여 많은 독립운동 단체들의 매우 주요한 자금원이기도 하였다. 이 책은 태평양을 건너 먼 미주 지역에 정착하면서 형성된 한인 사회의 활동과 그 면면들을 잘 정리하여 소개함으로써, 당시 미주 지역으로의 한인 이주의 양상이 어떠하였는지를 충실히 설명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