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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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
여성과 남성은 평등하다
한국은 2015년 7월 1일부터 「양성평등기본법」을 시행중이다. 이 법의 기본 이념은 “개인의 존엄과 인권의 존중을 바탕으로 성차별적 의식과 관행을 해소하고,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참여와 대우를 받고 모든 영역에서 평등한 책임과 권리를 공유함으로써 실질적 양성평등 사회를 이루는 것”이다.
또 이 법의 목적은 “대한민국 헌법의 양성평등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등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양성평등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모든 국민은 “가족과 사회 등 모든 영역에서 양성평등한 대우를 받고 양성평등한 생활을 영위할 권리”를 가지게 되었다. 이 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양성평등 실현을 위하여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이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책무”도 규정하고 있다.
이에 앞서 한국 정부는 1995년 여성발전기본법을 공포, 실질적인 남녀평등이 이루어지도록 본격적인 정책을 추진했다. 그때까지 여러 분야에서 차별받던 여성들의 권익을 보장하도록 강력하게 주문했고, 여성의 참여도가 낮은 분야가 있을 경우 남녀평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필요하다면 강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 등을 부여했다.
여성이 임신·출산 및 수유 기간에는 특별히 보호받아야 하며, 특히 이로 인하여 인사 승진 급여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했다. 가정 내 폭력도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했다. 저소득 모자가정·미혼모·가출여성 등은 보호를 받으며, 대충매체를 통해 남녀평등 의식을 확산토록 했다. 또 성희롱예방을 위한 교육, 성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등도 마련되었다.
점차 개선되고 있는 한국의 여성 지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조사한 ‘2015년 여성의 사회적 지위 점검’[1]에 따르면 경제활동 참가율은 남녀 각각 74.0%와 51.3%였다. 아직도 큰 격차가 존재하지만 이는 전년도보다 각각 0.8%p와 1.1%p가 증가한 것이다. 남성 대비 여성 임금비율은 68.1%에서 67.0%로 1.1%p 축소되어 여성들의 근로상황이 매년 향상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월평균 근로시간은 여성이 남성보다 10.9시간이 짧았다. 그러나 청년층 고용률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오히려 3.6%p 높았으며(여성 42.5% 남성 38.9%), 이는 전년보다 각각 1.2%p와 0.8%p가 증가한 수치다. 청년층에서는 여성근로자가 남성근로자보다 더 많이 고용된 셈이다.
반면 기업의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관리직 여성 비율은 11.1%로 낮다. 고위공무원단 여성비율도 4.5%에 불과해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분야다. 하지만 전체 공무원의 44.6%(2015년)가 여성인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이 수치는 크게 개선될 것이다.
지난 30여 년간 한국의 여성지위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그 이전만 하더라도 한국 여성들은 삼종지도(三從之道)를 따라야만 했다. ≪예기≫의 의례(儀禮) <상복전(喪服傳)>에 나오는 말로 여자는 “어려서는 아버지를, 결혼해서는 남편을, 남편이 죽은 후에는 자식을 따라야 한다”고 한 것이다.”[2]
이 말은 여성의 삶은 독립적이 아니라 늘 종속적으로 살아야했던 것을 의미했다. 지금은 없어진 호주제도에 따르면 아들을 낳지 못한 여성은 남편이 죽고 딸들이 다 출가하고 나면, 나이에 관계없이 친정으로 호적을 옮겨야만 하는 슬픈 시절도 있었다. 아직도 일부 문중에서는 “가문의 계통과 혈통 관계를 적어 기록한 책”인 족보에 며느리는 어느 가문의 몇째 딸로만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남녀차별의 흔적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다.
이렇게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던 한국 여성들이 이제는 당당하게 자신의 존재와 능력, 자존감을 드러내며 살고 있다. 가족관계부에 따라 여자도 당당하게 가계를 대표할 수 있고, 홀로 아이의 보호자가 되어 양육할 수도 있다.
차별을 넘어 이뤄낸 여성들의 활약
20세기 말부터 계속된 여성의 지위 향상에 힘입어 여성을 배척하는 업종은 거의 다 사라졌다. 한국의 최초 우주비행사가 여성이었듯, 자동차 경주와 심해잠수부 같은 고위험 고난도 직종에도 여성 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금녀 지대였던 사관학교에도 여생도 입학이 허락되었고, 능력을 최고로 발휘하고 있다. 2017년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는 여생도 3명이 나란히 1,2,3등으로 졸업했다. 여성들의 군내 위상(군의 여성 장교 5.6%)도 계속 향상되고 있다.
교육계는 여성이 대세이다. 초등학교 교사 중 전체의 77%인 141,248명이 여교사이다. 중학교는 68%, 고등학교는 50.8%이다.[3] 1980년대만 해도 여성이 교육계에 진출할 때, 남녀가 50대 50으로 강제적인 제약을 받았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오히려 일부 학부모들은 아직도 남학생수가 더 많은데 남자 교사가 적어서 남학생이 남성성 교육을 받는 데 역으로 차별을 받는다고 주장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여성의 의료계 진출도 크게 늘었다. 1980년 13.6%에 불과하던 여성 의사가 2016년에는 25.1%를 차지했다. 약사는 전체의 64%를 여성이 차지, 여성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가정 내에서의 우월적 여성 지위
여성의 가정 내 지위 변화도 눈에 띈다. 통계에 따르면 가정에서 육아와 교육은 여성이 절대에 가까운 결정권한을 갖고 있다. 40대 가정의 자녀 교육 결정권은 거의 전적으로 여성에게 있다. 남성만의 결정이 2.6%인 데 반해 여성만의 결정은 21.7%이다. 자녀가 고등학교와 대학에 진학할 무렵의 연배에서 나타난 수치는 한국의 가정에서 교육계 전반에 대한 의사결정권이 여성에게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생활비지출 결정은 여성의 의사에 좌우되는 것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40대 부부의 경우 생활비 지출 결정권을 가진 남성이 4.5%인 반면 여성은 17.9%이다.
특히 젊은 부부일수록 여러 면에서 여성의 발언권이 강하다. 이는 결혼 연령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최근 연상의 여성과 결혼하는 경우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 5년간 연상여성과 결혼한 신혼은 전체의 15.6%에 달한다. 이를 두고 여성이 가정의 의사결정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여성의 권리는 부부가 이혼할 경우에도 이전보다 높아졌다. 부부가 함께 경제활동을 해서 재산을 늘렸더라도 이혼할 경우에는 그 권리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전업주부라 할지라도 증식된 재산에 대해 최대 50%까지 나눠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깨져야 할 유리천장은 여러 곳에 숨겨져 있다. 여성가족부 발표에 따르면 초중고교의 여성 교감·교장 비율은 37%에 불과하다. 전체 여교원이 차지하는 비율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민간부문은 여성의 고위직 진출수준이 아직도 낮아, 한국의 10대 재벌 그룹 여성임원 비율은 2.4%에 불과하다.
사회학자들은 그러나 한국 정부와 기업 그리고 각 단체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으로 여성의 사회진출이 더욱 늘고, 지위도 지금보다 더 크게 향상 될 것으로 예상한다.
관련항목
참고문헌
- 전통시대 한국 여성의 모습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 경기도, 『전통시대 법과 여성』, 경기도 가족여성정책국 가족여성정책과, 2005. |
• 안종철, 『미국 선교사와 한미관계, 1931-1948 : 교육철수, 전시협력 그리고 미군정』,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2010. |
『전통시대 법과 여성』은 삼국시대에서부터 대한제국기까지 각종 법전에 반영되어 있는 여성의 지위와 역할 등 전통시대 여성상을 확인하고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특히 한국의 여성뿐만 아니라 중국의 사서와 법전에 기록되어 있는 여성상까지도 두루 살피고 있어 한국과 중국을 망라한 전통시대의 여성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해제를 통해 신분관련, 왕실관련, 가족관련, 교육관련, 범죄관련, 성매매관련 등 다양한 주제별 편집 내용도 제공하고 있어 다양한 관점에서의 전통시대 여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근대시기 신여성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 나혜석, 『영원한 신여성 나혜석 작품집』, 에세이, 2017. |
• 김경일, 『신여성, 개념과 역사』, 푸른역사, 2016. |
• 문옥표, 『신여성 : 한국과 일본의 근대 여성상』, 청년사, 2003. |
『영원한 신여성 나혜석 작품집』은 식민지 여성이라는 이중의 억압에 맞서 싸운 한국 최초의 페미니스트 나혜석, 가는 곳마다 조명을 받던 그녀는 왜 무연고자로 쓸쓸하게 죽음을 맞았을까?, 그녀의 삶만큼이나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나혜석의 문학과 미술 작품선으로 기록된 책이다. 페미니즘, 시대를 앞선 선각자, 파격적인 스캔들… 나혜석 하면 떠오르는 말들이다. 기존의 남성 위주의 사회 분위기에서 탈피한 길을 걸은 그녀는 무연고자로 54세에 죽음을 맞기까지 파란만장했던 인생을 살았다. 그런 그녀가 작품에서 다룬 것은 주로 인습의 굴레에서 고통받는 여성들의 삶이었다. 이 책은 그런 그녀의 발자취를 대표할 작품을 엄선하여 수록했다. 국내 첫 페미니즘 문학으로 평가되는 ‘경희’를 비롯해 ‘현숙’, ‘규원’, ‘원한’까지 네 편의 단편 소설과 여성에게만 정조를 강요하는 가부장적 사회를 질타한 수필 ‘이혼고백서’는 오늘날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불어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 화가였던 그녀의 미술 작품을 수록해 뛰어난 재능을 지녔던 한 여성의 삶을 반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문학 작품과 미술 작품을 넘나들며 끊임없는 작품 활동으로 여성해방을 부르짖은 영원한 신여성 나혜석, 그녀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 본다.
『신여성, 개념과 역사』는 한국 근대사 속 신여성의 좌표를 밝힌 책이다. 우봉운, 유영준, 정종명, 등으로 대표되는 이들 역시 넓은 의미에서 신여성의 범주에 포괄되지만, 이들은 1920년대와 1930년대 전반에 사회주의 여성은 민족 문제와 계급 문제, 그리고 여성 문제의 동시 해결을 주장하면서 사회 운동과 여성 운동에 헌신했다. 여기서는 이들을 제2세대 근대 여성 중 사회주의 여성으로 분류한다. 2004년 『여성의 근대, 근대의 여성』을 시작으로 『근대의 가족, 근대의 결혼』 등과 같은 근대 여성사 연구에 독보적 역사사학자로 자리매김해 온 김경일 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 사회과학부)의 이 책은 근대 여성을 이해하는 방법으로 이뤄진 그의 오랜 연구의 결산물이다. 『신여성, 개념과 역사』는 신여성의 개념과 실체에 관해 지금까지 제기되어 온 질문과 문제들에 답하고 있다. 신여성 개념의 역사를 재구성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세대에 따라 근대 여성을 세 범주로 구분하고 여기에 이념의 차이를 고려한 유형화를 시도한다. 또한 개념사의 문제의식에서 신여성이나 신여자, 모던 걸, 무산 부인, 노동 부인, 현대 여성 등과 같은 근대 여성의 다양한 표현들의 용례와 그것이 지니는 의미를 해명한다. 이를 통하여 동시대의 신여성이 단일한 실체라기보다는 세대와 이념, 식민주의에 대한 각각의 입장에 따라 내부에 다양한 차이를 갖는 복합의 역사 구성물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신여성: 한국과 일본의 근대 여성상』은 개화기 근대적 교육과 가치관을 습득하고 학습한 여성인 신여성에 대해 다양한 접근을 시도한 책이다. 신여성은 전통시대의 여성과 대비하여 근대를 통해 다시 태어난 여성성을 지칭하는 것으로 근대적 가치관과 함께 여성이라는 성적 관념이 융합된 개념어이다. 한국의 근대성은 주로 일본을 통해 수용되었으므로, 이 책에서는 한국의 신여성과 함께 일본의 신여성의 면면도 함께 다루고 있다. 그 속에서 그 역사적 성격, 사회적 수용 양상, 내셔널리즘과의 충돌 문제, 교육구조와 내용, 결혼과 연애관 등등 다양한 주제로 신여성에 대해 분석하고자 하였다.
- 현대사회 여권운동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단체연합 30년의 역사』, 당대, 2017. |
• 장필화, 『글로컬 시대 아시아여성학과 여성운동의 쟁점』, 한울아카데미, 2016. |
• 신혜수, 『한국 여성인권운동사』, 한울아카데미, 2013. |
『한국여성단체연합 30년의 역사』는 87년 민주항쟁이 성취한 이른바 ‘87년 체제’ 이후 정확히 30년이 지났다. 그동안 여성운동은 여성 자신이 세상의 한 주체임을 알렸고, 그리고 지난한 투쟁의 긴 시간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이 책은 그 30년의 시간을 현장의 한가운데서 도전하고 투쟁하기를 그치지 않은 ‘한국여성단체연합’의 ‘기록’이다. 1987년 상설적인 여성운동연합체로 탄생한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전국 7개 지부 28개 회원단체와 함께하고 있다. 활동지역, 단체규모, 집중하는 의제는 각각 다르지만 여성에 대한 폭력이 종식되는 사회, 여성에 대한 차별이 사라지는 사회, 장애여성 혹은 이주여성 혹은 한부모가족이라는 이유로 배제되지 않는 사회, 한반도 통일과 평화를 지향하는 사회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한국 여권운동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글로컬 시대 아시아여성학과 여성운동의 쟁점』은 이화여자대학교 아시아여성학센터에서 이화 글로벌 임파워먼트 프로그램(EGEP) 참가자들을 위한 아시아여성학 교재로 기획되었다. 한국, 중국, 일본, 인도,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출신의 학자와 활동가 12명이 참여하여 아시아여성학 연구 성과와 각 지역의 쟁점을 분석했다. 2017년에 SAGE에서 출간될 예정인 영문본 Asian Feminisms and Transnational Activism을 국내 연구자와 활동가들과 공유하고자 먼저 번역해서 출간하게 되었다.이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아시아여성학의 이론 발전 과정과 각국의 여성학 역사 및 성과를 다루고 2부에서는 여러 국가의 구체적인 여성운동과 국제적인 연대활동을 실었다. 아시아 각 지역의 특수성으로 서구 여성주의 이론 적용에 어려움을 느끼던 아시아의 여성학자들과 여성활동가들을 위해 지역적 맥락에 부합하는 여성주의 이론을 정립하고 보급하려는 이화 아시아여성학센터의 의지로 탄생한 이 책에는 아시아 각국의 여성학자들의 연구 성과와 여성활동가들의 지구촌 성평등 사회 변화를 향한 노력이 담겨 있다.
『한국 여성인권운동사』는 한국 사회에서 다뤄지는 다양한 여권운동의 주제를 총망라해 정리하고 있는 책이다. 여권은 근대 이후 들어오면서 부각되는 인권의 범주에서도 또 다른 맥락으로 파생된 개념으로 여성의 존재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되는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개선하고 비판하려는 움직임의 총체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가정폭력에서부터 성폭력, 매춘, 성매매 업소의 여성문제, 레즈비언 여성의 인권까지 다양하다. 특히 일제강점기 정신대와 위안부 문제 역시 여성인권문제의 차원으로 다루고 있어 주목된다. 이 책은 단순한 여권의 현황과 문제점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 기원과 전개 과정과 같이 역사적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어 여권문제의 전반적인 이해와 시각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