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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1=이장희, 『임진왜란사 연구』, 아세아문화사, 1999. | |참고문헌1=이장희, 『임진왜란사 연구』, 아세아문화사, 199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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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4일 (일) 22:44 판
조선 의학의 표준, 동의보감
조선 의학의 표준을 세우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은 조선에서 가장 오래된 의학 서적으로 1610년에 완성하여 1613년 목활자로 인쇄되었다. 이 책의 대표 저자는 허준(許浚, 1539~1615)이라는 의원이다. 책 제목의 ‘동의’는 중국 남쪽과 북쪽의 의학 전통에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동쪽의 의학 전통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조선의 의학 전통을 말한다. ‘보감’은 ‘보배스러운 거울’이란 뜻으로 ‘모범이 될 만하다’라는 뜻을 지닌다. 허준은 조선의 의학 전통을 계승하여 중국과 조선 의학의 표준을 세웠다는 뜻으로 『동의보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동의보감』의 편찬 사업은 선조의 명령으로 시작되었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 의주로 피란 갔다가 서울로 돌아온 선조는 전쟁 피해를 복구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그 일환으로 선조는 1596년 의원 허준에게 새 의학 서적의 편찬을 지시했다. 민간에서 이용되던 의학 서적들이 전란 중에 거의 다 없어졌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허준을 비롯하여 정작(鄭碏), 이명원(李命源), 양예수(楊禮壽), 김응탁(金應鐸), 정예남(鄭禮男) 등 여섯 명이 편찬 작업에 참여했다. 그러나 끝내는 허준이 혼자 집필하여 14년 만에 책을 완성할 수 있었다.
『동의보감』 완성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우선 목차가 겨우 만들어졌던 1597년 정유재란이 일어났다. 이 전쟁 때문에 작업에 참여했던 인물들이 뿔뿔이 흩어져버려 『동의보감』 편찬 작업이 중단되었다. 전쟁이 완전히 끝난 후 1601년 선조는 허준을 불러 왕실에서 소장하고 있던 고금의 의서 500여 권을 내주면서 혼자서라도 『동의보감』을 완성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내의원 일이 바빴던 허준은 선조가 세상을 떠난 1608년까지 절반도 끝내지 못했다. 허준은 선조의 죽음에 대한 문책으로 의주로 유배되었고 그곳에서 『동의보감』 집필에 전념했다. 1609년 말 귀양에서 풀려난 허준은 이듬해 8월 『동의보감』을 완성하여 광해군에 바쳤다. 하지만 전쟁 직후라 출판할 사정이 되지 못했고 3년이 지난 1613년에야 인쇄본이 출판될 수 있었다.
한민족을 위한 의학서
『동의보감』은 목차 2권, 의학 내용 23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의학 내용은 ‘내경편(內景篇)’, ‘외형편(外形篇)’, ‘잡병편(雜病篇)’, ‘탕액편(湯液篇)’, ‘침구편(鍼灸篇)’ 등 다섯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경편’에는 신체 내부와 관련된 내용을, ‘외형편’에는 신체 외부와 관련된 내용을 실었다. ‘잡병편’에는 신체 관련 내용에 포함되지 않는 각종 병 이론과 구체적인 병 내용이 담겨 있다. ‘탕액편’은 약에 관한 이론과 구체적인 약물에 관한 각종 지식이, ‘침구편’에는 침 · 뜸에 대한 이론과 실제 사용 방법이 실려 있다. 침을 놓는 데 필요한 경혈(徑穴)을 그림으로 알기 쉽게 설명했고 침을 놓아 병을 고치는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동의보감』은 사람에게 나타나는 병 증상에 따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특히 허준은 사람들이 흔히 겪는 병 증세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쉬운 치료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 허준은 증상에 따른 치료 방법을 자세히 기록하고 치료 근거가 되는 여러 가지 문헌을 들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에서 편찬되거나 중국에서 수입된 의서는 물론, 민간에 전하는 경험적인 치료 방법과 허준 자신이 직접 체험한 비방까지 포함되어 있다. 내용의 충실성은 물론 민간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어려서 서자로 자라며 서민들의 고통을 스스로 체험했던 허준은 왕족이나 양반 사대부들의 치료는 물론 가난한 민중을 병마에서 구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대표적 예로 『언해두창집요(諺解痘瘡集要)』, 『언해태산집요(諺解胎産集要)』, 『언해구급방(諺解救急方)』 등 우리말로 된 의서를 간행한 점을 들 수 있다.
『동의보감』이 한국인에게 주는 가장 큰 의의는 이 책이 한민족에게 맞게 만들어진 의서라는 점이다. 당시에도 이미 많은 의서가 중국에서 수입되었지만 그 책들은 내용이 서로 모순되는 경우가 많았다. 무엇보다 한국과 중국은 자연 환경, 서식하는 동식물, 음식, 질병 등이 달라 중국의 의학을 그대로 한민족에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었다. 허준은 이런 점을 감안하여 한민족에 맞는 새로운 의서 『동의보감』을 만들어낸 것이다. 중국의 의서를 참고할 때도 우리 현실에 맞는 부분만 골랐고 '국산 약을 널리, 쉽게 쓸 수 있도록 약초 이름은 조선 사람이 부르는 이름을 한글로 쓴다'라는 집필 원칙을 두기도 했다.
일본과 중국에서도 일곱 차례 간행된 바 있으며 목활자 초판본은 남아있지 않고 뒤에 목판본으로 인쇄된 것이 전해진다. 국내외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은 『동의보감』은 2009년 7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관련항목
참고문헌
- 허준의 생애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 신동원, 『조선사람 허준』, 한겨레출판사, 2001. |
『조선사람 허준』은 허준에 대한 최초의 본격적인 평전으로, 그의 삶과 업적을 상세히 다룬 책이다. 1장 “가짜 허준, 진짜 허준”에서는 소설과 드라마의 영향으로 일반인들에게 잘못 알려진 허준의 의술과 생애에 대한 사실을 바로 잡아 정리했다. 2장은 그동안 알려진 자료, 최근에 발굴된 자료, 최근에 나온 연구성과 등을 망라하여 허준에 대한 생애, 의술, 학문에 대한 소평전이다. 3장은 『동의보감』의 역사적 가치를 해명하여 허준을 올바르게 평가하는 기준을 세웠다. 4장에서는 『동의보감』 외에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찬도방론맥결집성』, 『언해구급방』, 『언해태산집요』, 『언해두창집요』, 『신찬벽온방』 등 허준의 의서들을 분석하여 정리하였다. 이를 통해 한의학적 진맥, 구급의학, 임신과 출산과 관련된 의학, 천연두 치료, 전염병 예방 등과 관련된 당시 의학 수준을 알 수 있다.
- 허준이 살았던 조선 후기와 임진왜란 시기가 궁금하다면...
• 이장희, 『임진왜란사 연구』, 아세아문화사, 1999. |
『임진왜란사 연구』는 시기적으로 임진왜란 초기 상황에 집중하여 서술되어 있지만, 내용으로는 의병, 수군, 명군 등 임진왜란의 전쟁 3주체를 모두 다루고 있다. 임진왜란 초기 근왕의병활동, 해전의 전승배경과 해상의병, 명군의 출병 전략과 참전 목적 등을 살펴볼 수 있다.
- 조선 후기 의학 발달과 관련하여...
• 김두종, 『한국의학사』, 탐구당, 1998. |
• 김호, 『허준의 동의보감 연구』, 일지사, 2000. |
『한국의학사』 3장 근세편은 허준이 살았던 조선 후기의 의학 발달에 대해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임진왜란 등이 의학에 미친 영향’을 통해 당시 시대 상황을 함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허준의 동의보감 연구』는 한의학의 경전인 『동의보감』을 한의학의 입장이 아니라 역사학의 입장에서 평가와 분석을 행한 저서이다. 『동의보감』이 조선의학을 대표하게 된 이유와 그 저자로 알려진 허준의 생애를 고증하고 허준이 살았던 시대의 인체론을 밝힘으로써 역사적 산물로 자리매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