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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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신선로는 서울 지역의 음식으로 '신선로'라는 그릇에 쇠고기, 무, 어전, 은행, 등 여러가지 재료를 색깔이 아름답도록 담은 뒤 따뜻하게 끓여가면서 먹는 음식이다. 입을 즐겁게 한다는 뜻으로 열구자탕(悅口資湯)이라고도 한다. 구절판과 함께 기명이 곧 음식명이 된 대표적인 사례이다.

신선로의 유래에 관한 얘기로는 허암(虛庵) 정희량(鄭希良)에 대한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무오사화때 귀양을 다녀온 정희량은 더 큰 사화가 있을 것으로 예견하고 깊은 산으로 들어간다. 이 정희량이 산 속에서 살면서 화로에 여러 채소를 넣고 익혀 먹었는데, 사람들은 신선의 화로라 해서 신선로(神仙爐)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1]

신선로에 대해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의 신문기사들은 주로 신선로의 영양학적 가치에 대해 논한 경우가 많았다. 가장 이른시기의 기사로 대한제국의 궁중 잔치음식을 담당했던 전선사(典膳司)의 책임자이자 명월관이라는 조선요리옥을 탄생시킨 안순환(1871~1942)[2]씨의 1923년 동아일보 기고문이 있다. 이 기고문에서 안순환씨는 신선로에 대해 약용 성질이 있는 좋은 음식이라고 하였다. “신선로나 약과 가튼 것은 참 훌륭한것외다. 다란나라음식도 대개 그럿치요마는 우리음식에는 약성질이 참 만슴니다” [3] 또, 1939년 1월 이화여전의 김호직 교수는 “전골, 국, 신선로 는 단백질과 지방을 공급하며 동시에 적당한 수분을 보충하여 소화를 돕”[4] 한편 해방직후 한국에 주둔했던 미국군인들은 신선로를 최고의 음식으로 꼽았다는 기사도 있다. [5]

갤러리

조리법

신선로의 조리법은 다양한 조리서에서 등장한다. 특히 영문 조리서인 Oriental Culinary Art(1933)에서는 스키야키 챕터에 Special Sin-Sun-Low 라는 항목이 있으며 Korean Recipes(1945)에도 Sin-sul-lo 의 조리법이 나온다. 한국 고조리서에서는 1740년 소문사설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한국 고조리서와 근대 조리서에 나타난 신선로의 조리법은 아래와 같다.

  • 1740년경 소문사설(수문사설)

음식을 삶거나 익힐 때 쓰는 커다란 합처럼 생긴 특별한 그릇이 있다. 구멍이 뚫린 하나의 불기둥에는 굽이 있다. 아가리를 덮는 뚜껑 한가운데 견고한 하나의 통이 있고, 그 형태는 뚜껑 밖에 개자가 있어 높게 돌출된 형태이다. 중심 사발 안은 비어있다. 밖으로 돌출된 통 속에 불길이 센 숯이 있다. 바람이 저절로 굽구멍에 흡입돼 들어간다. 그러면 화기가 뚜껑 밖 구멍으로 나온다. 그릇 가운데 주변 빙 두른 곳에 돼지고기, 생선, 꿩, 홍합, 해삼, 소의 양, 심장, 간, 소고기, 대구, 칼국수, 고기완자, 파, 마늘 토란 등 일체의 먹을 것을 준비하여 넣는다. 청장이 들어간 탕을 넣으면 자연히 물의 뜨거운 열기로 인하여 익는다. 여러 액이 서로 화합하여 그 맛이 진해진다. 몇 사람이 빙 둘러 앉아서 먹는다. 숟가락으로 탕을 떠서 그릇에 뜨거운 것을 담아 편안하게 먹는다. 이것은 잡탕으로 특별한 찬이다. 눈이 오는 날 밤의 모임에 정말 좋다. 각자가 상을 받아 자리 잡는 것과 같다. 본래 각자가 상을 받는 옛 예법은 아니지만 그 예법은 신설로를 놓은 상차림에서는 재미가 없다. 우리 식구나 그 그릇을 사려고 오는 사람들은 겨울 밤 야외의 전별연 모임에서 먹을 경우 무척 아름다울 것이다. 86p [6]


  • 1809년 규합총서

꿩, 묵은 닭, 해삼, 전복, 양, 천엽, 부아, 곤자소니, 돼지고기, 순무, 미나리, 도라지, 파, 표고 왕새우, 쇠고기를 다 반듯하게 저며 번철에 기름을 치고 지진다. 미나리는 계란의 씌워 지져야 좋다. 나무새는 그냥 지져내고 돼지고기는 많아야 좋다. 다 열구자탕 그릇에 겹겹이 담고, 생선을 빛깔 곱게 달걀 흰자위와 노른자위로 각각 전유어를 지져서 썰어 다 기름을 쳐서 볶는다. 꿩고기를 양념한 소를 넣어 찹쌀로 잘게 빚어 지지고 닭과 생선에 나무새를 빛깔 맞추어 그릇에 찬합 넣듯 겹겹이 담고, 달걀 흰자위와 노른자위를 따로따로 부치고, 게 검은 장에 기름 치고 계란을 약간 섞어 부치면 빛이 주홍 빛 같아진다. 다 모나게 썰어 위에 뿌린다. 좋은 흰 떡을 얇게 썰고, 가는 국수를 서너 치 길이씩 베고, 그 채소조각을 한데 담아 둔다. 열구자탕 그릇 통에 숯불을 피우고 돼지고기 삶은 국물에 쇠고기를 많이 넣고 고기 볶은 즙들을 합하여 국을 끓였다가 탕 그릇에 부어 끓으면 흰 떡, 국수조각을 한데 넣어 끓여 후춧가루를 뿌려 먹는다. 96p [7]


  • 1908년 부인필지

열구자탕- 꿩, 닭, 해삼, 전복, 양, 천엽, 부아, 곤자소니, 돼지고기, 순무, 미나리, 도라지, 파, 표고버섯, 대하, 쇠고기를 모두 잘게 썰어 볶아서 오색물 들여 그릇에 옆옆이 놓는다. 생선 전유어를 부쳐 썰어 기름에 볶는다. 찹쌀가루로 주악을 만들어 꿩고기로 소를 넣어서 잘게 빚어 지진다. 달걀 황백에 검은 장을 넣어서 부쳐 귀나게(모양이 반듯하지 않고 기울게) 썰어 다 위에 놓고, 돼지고기, 쇠고기는 삶아서 고기 볶은 즙과 합하여 국을 만들어 붓는다. 숯불을 피워 끓거든 백전병과 면과 주악을 넣고 후춧가루를 뿌린다. 은행, 잣, 대추, 밤, 배, 귤도 들어간다.173p [8]


  • 1924년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여러 가지 전유어와 전복 해삼 미나리부친거와 석이버섯과 계란 황백을 각각 부친거와 완자와 은행 호두 실백자와 팟대가리 채친 거와 신고초 다 여러 가지를 도미국수에 눗틀실고 신선로 그릇에다가 쇠고기를 잘게쟁여 가진양념하야 느코 전유어등물을 베일제 염점한것도 늣퇴 골삭하게 느코 그 위에다가 여러 가지를 색마추워 버려노앗다가 먹을제 장국을 붓고 끄려서 먹다가 국수를 느어 먹나니라, 아모신선로든지 가운데 화통이 잇스니 거기다가 불을 피워 끄리는고로 그릇중에 신기하다하나니라. 또 표고를 느면 향기가 매우 조흐니 잠간불려서 느코 불린물도 가라안처 느흐라. 본래 석이는 더운물에 오래 담갔다가 여러번 손으로 부비어노코 표고와 버섯은 찬물이라도 잠간담갔다가 단단한 꼭지는 따버리고 꼭 짜서 기름에 복가가며 쓰나니라. 신선로에 밋바침을 무나 지진두부를 느으면 맛이업고 쇄고기쟁인게나 쐐악갈비를 장국에물으도록 끄려 잘게 도막지어 느으면 조흐니라. 토장국물도 늣나니라. 또 별법은 생치와 닭과 해삼 전복 양천엽 부아곤자손이 제육 숫무 미나리 도랏 파 표고 대하 황육을 다 잘게써러 각각 기름에 복고 찰가루주악을 생치고기소 너어 잘게 비저 기름에 지지고 계란황백청을 검은장쳐 부처 귀나게 써러 다 위에 노코 제육과 황육을 살마 고기 복근즙파합하야 국을만드러붓고 화토엥 숫불피워 끌커든 흰떡과 국수와 쥬악을 너코 호초가루를 뿌리나니라. 또 옛밥은신선로-만든모양은 사람마다아는게라 설명할게 업고 온갖물건이 다 익은 후에 사시로 퍼먹나니 그늣는물건은 소의가슴아랑고기와 내쟝과 천엽을 끓는물에 살마 가늘고 갸름하게 썰고 제육도 살마 위와가치 썰고 붕어와 숭어를 살만점여 전유어부쳐 쇠고기와 갓치썰고 전북과 해삼을 살마 쇠고기와 가치썰고 파와 부추와 미나리와 배추를 데쳐 한치기리식 썰고 무와 순무와 외를 다 데쳐 실갓치 썰고 천초는 눈빼고 호초는 굴게 작말하고 잣은껍질벗기고 대초를 정히씨서 열아문개를 잘게썰고 게란을 게의누른장과 가치 얇게 부쳐 걀죽하고 네모지게 써러서 구자의색맞추어담고 고기장국을 마침하얏다가 드러붓고 먹나니 이것에 넷법이니라. 66p [9]


  • 1940년 우리음식

삶은 무-무를 2센치 넓이와 두께 5센치 길이로 썰어 곰국 국물에 삶아 건진다. 육회-연한 정육을 가늘고 길게 썰어 갖은 약념하여 묻친다. 양파- 반으로 베어서 길이로 넷, 옆으로둘에 베어서 소금뿌려 잠깐 저려서 약간 삶아 건져 둔다. 미나리초대- 밀가루를 개서 미나리를 놓고 부쳐서 무와같이 썰어둔다......... 148p [10]


  • 1956년 우리나라음식만드는법

간, 천엽, 생선 들은 각각 전유어 만드는 법을 참고해가지고 전유어를 부쳐서 2 1/2 cm 넓이와 신선로 넓이대로 길이를 썰어놓고, 고기는 너비아니를 구워서 전유어와 꼭 같은 모양으로 썰고, 남은 고기는 실같이 가늘게 채쳐서 갖은 고명을 해서 놓고, 질긴 남은 고기로만 맑은 장국을 끓이는데 무 한 개를 온통으로 넣어 한데 끓여서 무가 잘 무르거든 골패쪽 모양같이 썰어서 갖은 고명을 해서 놓고, 미나리와 파는 지단을 부쳐서 전우여 모양과 같이 썰어 넣고, 계란 황백미를 각각 얇게 지단을 부쳐서 같은 모양으로 썰어 넣고, 전복은 잘 불려서 무르게 해가지고 가장자리를 다 베여내고 둘로 쪼개어서 가로 얇게 썰어놓고, 해삼도 오래 불려서 넷에 쪼개어 잘 씻어가지고 삶아놓고, 표고, 목이, 석이, 느타리 다 잘 씻어서 전유어 모양으로 썰어서 번철에 기름을 두르고 살짝 볶아 놓고, 연한 살코기로 모리를 큰 콩알만큼씩 이십 개만 빚어서 밀가루를 묻히고 계란을 씌워서 번철에 기름을 발라 지져놓고, 은행은 겉껍질을 벗겨서 번철에 기름을 약간 두르고 화로에 놓아 번철이 뜨겁게 된 후에 은행을 넣고 굴려서 살짝 볶아 빛이 새파랗게 되었을 때 즉시 쏟아서 껍질을 벗겨 놓고, 호두는 겉껍질을 벗겨서 뜨거운 물에 잠깐만 넣어서 곧 꺼내가지고 속껍질을 꼬챙이로 벗겨놓고, 알쌈을 작은 대추만큼씩 여섯 개만 만들어 놓고, 신선로에 담을 때에는 썰어놓은 무를 먼저 넣고, 그 다음에는 쟁여(재어)놓은 고기를 펴놓고, 그다음에는 너비아니와 전유어 종류를 색 맞추어서 한 조각씩 겨뜨려(곁들여) 놓고, 버섯종류들과 계란지단도 다 사이사이 색 맞추어서 끼워 넣고, 모리는 화통 주위로 돌려놓고, 알쌈과 호두와 은행과 실백들은 세 군데로 간격을 맞추어 차례로 놓고, 팽란(단단히 삶은 계란)을 둥근 모양 그대로 얇게 썰어서 세 군데로 간격을 맞추어 놓고, 이것을 덮개로 덮어 놓았다가 식사를 바로 시작할 때에 덮개를 열고 장국물을 붓고 덮개를 덮어놓고, 빨갛게 잘 피운 숯불을 화통 속에 넣고 상에 올려놓으라. 40p [11]


신선로는 구자라고도 하는데 소고기와 전복, 해삼, 버섯 그리고 각색 전유아를 신선로에 담고 웃기로 각색 고명을 모양 있게 돌려 담고 장국을 부어 끓이면서 먹을 수 있는 겨울철에 적합한 특수요리이다. 기명의 이름을 따서 신선로라고 한다............... 44p [12]

각주

  1. 네이버지식백과, 음식백과, '신선로'
  2. 네이버 지식백과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안순환’
  3. 料理(요리)에 對(대)한 觀念(관념)부터, 동아일보, 1923년1월1일자
  4. 우리食物(식물)과 營養價値(영양가치) (二(이)), 동아일보, 1939년1월3일자
  5. 眼(안)에 비쵠 우리의 姿態(자태), 동아일보 1945년12월2일자
  6. 김재홍 역.『현대식으로 다시보는 수문사설』. 모던플러스. 2007.
  7. 빙허각이씨. 『규합총서. 기린원』. 1988.
  8. 빙허각이씨. 『부인필지』. 교문사. 2010.
  9. 이용기.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1924.
  10. 손정규. 『우리음식』, 삼중당. 1947.
  11. 방신영. 『우리나라음식만드는법(조선요리제법 개정판)』. 청구문화사. 1956.
  12. 한희순, 황혜성, 『이조궁정요리통고(李朝宮廷料理通攷)』, 학총사, 1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