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갑곶동(甲串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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鎭海樓臨甲串(진해루림갑곶)     진해루는 갑곶진에 임하여 있는데, 
春風起浪拍城(춘풍기랑박성) 봄바람에 물결 일어 성벽을 치고 가네.
如噴如激千秋恨(여분여격천추한) 분노한 듯 격노한 듯 천추의 한이 되어,
猶帶丁年代北(유대정년대북) 정축년의 오랑캐 흔적 아직도 남아 있네.

○ 진해루(鎭海樓)는 갑곶진의 초루이다. 여기서 서쪽으로 관아와의 거리가 20리이다.

○ 옛날에 침략했던 몽고의 장군이 “갑옷을 쌓아 건널 만하다.”라고 하여 얕잡아본 것이다. 이첨(李詹)의 기문에는 이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고려사≫를 살펴 보건대 이미 갑곶이란 명칭이 있었다. 강화의 옛이름 갑비고차(甲比古次)가 나루의 명칭이 되었으니 어찌 ʻ갑ʼ이나 ʻ고ʼ가 아닌 줄 알 수 있었겠느냐. ʻ고ʼ와 ʻ곶ʼ자는 발음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오류가 생긴 것이다.

○ 인조 정축년(1637)에 청나라가 침략하였을 때에 충신과 열사들이 싸우다가 많이 죽은 곳이다. 나룻가에는 제물진(濟物鎭)이 있었는데 그 진에는 만호(萬戶)가 있었다.

○ 또 유비창(有備倉)이 있었다.

○ 금의영(禁義營)이 있었다.

○ 나루 위에는 복파루(伏波樓)가 있었다.

○ 김창협(金昌協)의 시는 다음과 같다.

雪裡悲歌望甲 (설리비가망갑)     눈속의 슬픈 노래에 갑곶진을 바라보니 
北風吹馬到城 (북풍취마도성) 북풍이 말에 불고 성곽에 이르네
滄海未洗英雄恨 (창해미세영웅한) 영웅의 한맺힘을 창해가 못씻으니
涕淚空沾戰代 (체루공첨전대) 전쟁의 먼지에 눈물이 흐른다네
今日朝廷增設險 (금일조정증설험) 지금의 조정은 요새를 늘리니
古來天塹更須 (고래천참갱수) 옛날부터 관방터는 사람을 기다렸네
時平臥穩樓船將 (시평와온루선장) 태평한 세상이라 선장들도 쉬고 있고
寄語臨危莫愛 (기어림위막애) 위험에 처해서는 죽음을 불사해야지.

○ 두 번째 시는 다음과 같다.

天險江都府 (천험강도부)     강화의 유수부는 천연의 요새지라
風煙鎭海 (풍연진해) 바람과 연기가 진해문에 가득하네
檣高出樓外 (장고출루외) 돛대를 높이세워 누 밖으로 나가고
潮滿到城 (조만도성) 조수가 밀려와서 성 밑에 이르네
地積丁年恨 (지적정년한) 정축년의 한맺힘이 터전에 싸여있고
春傷甲水 (춘상갑수) 갑곶의 원혼들이 봄날에 상심하네
悲歌和擊汰 (비가화격태) 구슬픈 노래에 격한 파도 약해지니
似有老蛟 (사유로교) 저 늙은 교룡이 뒤집는 듯하다네


澤國新年起早 (택국신년기조)     섬인지라 새해에 기러기 일찍 날고 
歸鞍吾亦溯東 (귀안오역소동) 말을 타니 나 역시도 동풍을 거스르네
城邊野馬吹春動 (성변야마취춘동) 성 주변엔 아지랑이 봄바람에 움직이고
渡口氷澌卷海 (도구빙시권해) 나루터에 얼음 풀려 바다 하늘을 마는구나
世事天機終冉冉 (세사천기종염염) 세상사와 천기는 끝끝내 흘러가고
物情人意也融 (물정인의야융) 물정과 인의는 부드럽게 융화하네
舟移背指樓臺好 (주이배지누대호) 떠가는 저 배는 누대를 가리키고
花發他時問梵 (화발타시문범) 꽃이 피는 시절에는 사찰을 묻는다네


○ 정상규(鄭尙揆)는 정휴(鄭庥)의 아들이다. 안산 부사로서 본부에 부임하여 공도회(公都會)의 시관을 지낼 때에 이곳을 건너면서 느낀 것을 시로 지었다. 그 시는 다음과 같다.

江都形勝冠東 (강도형승관동)     강화의 형승은 동쪽에서 으뜸인데  
誰使胡鞭此斷 (수사호편차단) 오랑캐가 침략하게 한 것이 누구였던가?
甲子重回餘舊恨 (갑자중회여구한) 갑자년을 회고하니 옛 원한이 남아있고
山河不變帶深 (산하불변대심) 산하는 그대로지만 갈수록 부끄럽네.
城壕自古雖增築 (성호자고수증축) 성과 해자 예부터 증축했다 하더라도
鎖鑰如今更有 (쇄약여금경유) 잠근 것이 지금같아 경작지가 되었구나.
地利人和鄒聖語 (지리인화추성어) 지리와 인화는 맹자의 말씀인데
吾王窃願細推 (오왕절원세추) 주상께서 세밀하게 추구하길 바란다네.


○ 이안눌(李安訥)의 시는 다음과 같다.

鎭樓迢遞壓海 (진루초체압해)     진의 누는 멀리까지 바다를 누르고
鐵鎖譙門石壘 (철쇄초문석루) 초루문을 잠그니 성벽이 길구나.
漢水北來分一派 (한수북래분일파) 한수가 내려 흘러 한 물결을 나누니
海天西望接三 (해천서망접삼) 바다 하늘은 서쪽으로 삼면을 접하네.
地勢自昔金湯險 (지세자석금탕험) 지세는 옛날부터 견고한 요새라서
王道如今玉火市 (왕도여금옥시) 왕도는 지금처럼 빛이 나네.
坐嘯曲欄潮滿港 (좌소곡란조만항) 난간에 앉아 부니 조수가 밀려오고
無數歸帆雜魚 (무수귀범잡어) 무수히 돌아온 배는 고기잡는 상인이라네.


○ 갑진(甲津)은 일명 동진(東津)이라고도 한다.


기행 지도


인물

  • 이첨(1345∼1405) 고려말 조선초의 문신. 본관은 신평(新平). 자는 중숙(中叔), 호는 쌍매당(雙梅堂).
  • 김창협(1651∼1708) 조선 후기의 유학자. 본관은 안동. 자는 중화(仲和),호는 농암(農巖)
  • 정휴(1625년 출생) 자는 대경(大卿), 본관은 경주(慶州).
  • 이안눌(1571∼1637). 본관은 덕수(德水). 자는 자민(子敏), 호는 동악(東岳).

참고

  • 금의영(禁義營)은 금위영(禁衛營)이 옳다. <속수증보강도지>권상 官署조에 ʻ금위영은 갑곶진의 북쪽 복파루 문 안에 있다.ʼ고 하였다.
  • 갑곶동 : 강화읍 갑곶1리 갑곶마을이다. 갑곶나루와 제물진이 자리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