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은씨가 개인의 독자성을 강조한 배경에는 사람은 누구나 근본적으로 고독하다는 것, 때문에 잘 친해지지 않는다는 것,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비로소 유대의 가능성이 생기리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고독한 존재들이 서로의 고독에 대해 참견하지 않은 채 이루는 연대의 풍경을 그리고 싶었다”는 얘기였다."
"내용이 알알하기보다는 담백하고, 문장이 거침없기보다는 빽빽하다. 백지에 등장인물들의 가족관계도를 그리며 읽어야 할 만큼 구성이 촘촘하다. 밋밋한 문장들을 무심히 읽다 보면 어느 순간 감동이 밀려오는 게 이번 작품의 매력이다."
"‘눈 한송이가 녹는 동안’은 고통과 죄의식에 관한 소설이다. 고통은 죄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죄의식은 마음의 평화를 교란한다. 이 끊임없는 고통으로 인해 구원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지만,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할 수 있을지도 모를 어떤 구원의 순간을 모색한다. 현실의 시간을 정지시키는, ‘눈 한송이가 녹는 동안’으로 상징되는 비현실적인 찰나의 시간 속에서 어쩌면 구원은 가까스로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것. 개인의 존재 조건과 사회 현실, 그리고 고통과 구원이라는 보편적인 주제의식이 아름답고도 정교하게 맞물려 있는 이 소설의 성취에 본심위원들은 흔쾌히 설득되었다. 작가에게 축하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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