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황순원 문학상 심사평"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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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셨습니다. 모종의 이유로 주인공의 몸은 ‘누와라엘리야’라는 불교국가 스리랑카의 산간 마을에서 그곳 월식을 보고 있으면서 마음은 한국에 와 있고, 이 이중성이 작품의 구성원리이지만, 이 모두는 ‘눈썹 같은 초승달’과 ‘신갈나무’사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너도밤나무과에 딸린, 잎이 달걀 모양이고 톱니가 있으며 뒷면에 털이 약간 있는 신갈나무란 초승달만큼 신선한 느낌을 주지 않습니까. 더구나 그 신갈나무의 꽃은 6월에 피는데 ‘암수 한 그루’로 된다는 점도 유의할 대목이고요. 그러나 무엇보다 ‘신갈나무’라는 그 울림에 주목할 것입니다. 뭔가 신성한, 정결한 그런 나무, 그런 여인, 그런 인간이 연상되지 않습니까. ‘초승달’도 마찬가지. ‘눈썹 같은’이라 할 때도 갈 데 없는 정결한 여성적 이미지이고요. 그 사이에 월식이 벌어지고 있지요. 아니, 월식 같은 것은 있지도 않았지요. ‘누와라엘리야’ 속으로, 초승달도 신갈나무도 물론 월식조차도 흡수되고 있는 형국이라고나 할까. 달이 지닌 종래의 이미지가 흐릿한 색깔, 그러니까 눈썹 같은 초승달이었지만, 또 이를 신갈나무의 청색으로 보강했지만,결국은 ‘누와라엘리야’ ‘스리랑카’ 등의 울림(음향) 속에 흡수되었다 함은 작가 윤씨의 창작방법론이 지닌 블랙홀이라고나 할까. 모든 것이 ‘울림’으로 흡수되어버리기가 그것. 그 속에 작가 스스로를 소멸시키기, 거기에다 글쓰기의 최종 목표 두기.” | “잘 보셨습니다. 모종의 이유로 주인공의 몸은 ‘누와라엘리야’라는 불교국가 스리랑카의 산간 마을에서 그곳 월식을 보고 있으면서 마음은 한국에 와 있고, 이 이중성이 작품의 구성원리이지만, 이 모두는 ‘눈썹 같은 초승달’과 ‘신갈나무’사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너도밤나무과에 딸린, 잎이 달걀 모양이고 톱니가 있으며 뒷면에 털이 약간 있는 신갈나무란 초승달만큼 신선한 느낌을 주지 않습니까. 더구나 그 신갈나무의 꽃은 6월에 피는데 ‘암수 한 그루’로 된다는 점도 유의할 대목이고요. 그러나 무엇보다 ‘신갈나무’라는 그 울림에 주목할 것입니다. 뭔가 신성한, 정결한 그런 나무, 그런 여인, 그런 인간이 연상되지 않습니까. ‘초승달’도 마찬가지. ‘눈썹 같은’이라 할 때도 갈 데 없는 정결한 여성적 이미지이고요. 그 사이에 월식이 벌어지고 있지요. 아니, 월식 같은 것은 있지도 않았지요. ‘누와라엘리야’ 속으로, 초승달도 신갈나무도 물론 월식조차도 흡수되고 있는 형국이라고나 할까. 달이 지닌 종래의 이미지가 흐릿한 색깔, 그러니까 눈썹 같은 초승달이었지만, 또 이를 신갈나무의 청색으로 보강했지만,결국은 ‘누와라엘리야’ ‘스리랑카’ 등의 울림(음향) 속에 흡수되었다 함은 작가 윤씨의 창작방법론이 지닌 블랙홀이라고나 할까. 모든 것이 ‘울림’으로 흡수되어버리기가 그것. 그 속에 작가 스스로를 소멸시키기, 거기에다 글쓰기의 최종 목표 두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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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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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작품에서 보면 사랑ᄋᆜ 한 가지 변종인 불륜에 관련되어 있지요. 일식스런 현상으로서의 불륜 말입니다. 일식이란 무엇이겠는가. 태양이 송두리째 사라지는 현상 아니겠는가. 인간은 그 누구도 자기의 죽음과 태양을 직시할 수 없는 법. 만고의 진리 아닙니까. 그런데 그 일식을 맨눈으로 보고자 덤볐다면 어떻게 될까. 작가는 이 점에 썩 민첩하여 인상적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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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꼭 마찬가지로, ‘사랑’의 변종인 ‘불륜’도 감행해서는 안 되는 법. 금기 사항에의 도전은 파멸(죽음)을 의미하니까, 보지 말아야 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맨눈으로 보아서는 망막이 불탄다는 것, 거기까지 알 만한데, 문제는 ‘어째서’ 아닙니까. 왜 인간은 목숨을 걸고 그런 짓을 감행하는가, 왜 그런 짓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에 있겠는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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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도 그 점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어 보입니다. 작가는 이 난처한 물음을 외면한 채 열대야 속의 초승달과 주인공 영월이 어울리지 않음을 되풀이 강조해놓습니다. 거실 여기저기에 숨어 살고 있는 열대지역 특유의 작은 도마뱀을 아주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법으로 말입니다. 그렇기는 하나, 주제 자체가 워낙 막연한 것이어서 단편으로는 투명도가 약해졌다고나 할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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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6일 (토) 14:46 판
(본 문서는 대담의 형식으로 진행된 심사평의 일부를 발췌했음을 알린다.)
수상작
『그리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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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작
『퇴역레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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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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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필 한덕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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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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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
“작가도 그 점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어 보입니다. 작가는 이 난처한 물음을 외면한 채 열대야 속의 초승달과 주인공 영월이 어울리지 않음을 되풀이 강조해놓습니다. 거실 여기저기에 숨어 살고 있는 열대지역 특유의 작은 도마뱀을 아주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법으로 말입니다. 그렇기는 하나, 주제 자체가 워낙 막연한 것이어서 단편으로는 투명도가 약해졌다고나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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