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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물린 시계

뉴욕의 시계점에서 아들이 아버지와 함께 일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양심적인 신앙인이었지 돈을 벌 줄 아는 사람은 아니었다. 한번은 거액의 청구서가 날아와 돈을 지불해야 했는데 돈이 없었다. 그 때 마침 잘 차려 입은 신사가 가게에 들어와 값비싼 시계를 보여 달라고 말했다. 아들은 아버지와 손님 사이에 오가는 이야기를 들으며 이번 거래가 성사되게 해달라고 기도하였다. 그 신사는 시계를 사려고 지갑에서 지폐 뭉치를 꺼냈다. 아들은 속으로 '주여, 현찰 거래를 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외쳤다. 거래가 끝난 후 신사는 지금까지 할렘의 한 젊은이와 거래를 했는데 그에게서 산 시계가 잘 가지 않아 되돌려 보냈으나 고칠 수가 없다고 하여 가지고 왔다고 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어디 좀 볼까요?"하며 고장난 시계를 받아 뚜껑을 열어 무엇인가를 만진 후에 시계를 손님에게 돌려 주었다. "이젠 잘 갈겁니다. 젊은이가 판 시계에 문제가 있으면 제게 가져 오십시오. 잘 고쳐드리지요. 자 이돈은 돌려드리겠으니 조금 전 사신 저희 시계는 돌려 주십시오." 그러고는 언제나 하는 식으로 공손하게 인사하였다. 손님이 돌아간 후 아들은 기가 막히고 맥이 풀려서 퉁명스럽게 물었다. "아버지, 왜 그렇게 했어요?" 아버지는 안경 너머로 아들을 보며 말했다. "코리야, 그 젊은이가 자기의 단골손님이 내게로 가버렸다는 것을 들으면 뭐라고 하겠는지 생각해 봤니? 주님의 이름이 영광을 받으리라고 생각하니? 코리야, 돈에 대해선 주님을 믿어라. 주님은 모든 피조물의 주인이셔, 그 분은 우리들을 돌보아 주실거야." 아버지의 말에 아들은 부끄러움을 느끼며 '나도 이런 신앙을 한번이라도 가졌던가'하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