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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선비 고운, 생의 끝에 남긴 것들
이야기
고운(高雲)은 조선 전기의 문신이자 화가로, 고맹영의 아버지이며 고경명의 조부이다. 형조좌랑, 전라도사, 옥천현감 등을 역임하며 관직에 몸담았고, 박상, 윤지화, 정만종 등 당대 문인들과 교유하며 학문과 예술에 조예를 쌓았다. 그는 1530년 세상을 떠난 후 광주 남구 압촌동의 송학산 자락에 안장되었다.
이후 그의 묘에서는 총 43점의 유물이 출토되었는데, 이는 고운 묘 출토 유물로 통칭된다. 유물에는 명주겹철릭·솜바지·버선·이불 등 각종 복식과 장례 용품은 물론, 홍언필·황효헌·윤지화·정만종 등이 지은 만장이 포함되어 있다. 이 만장들은 고운이 생전 교유한 문인들의 흔적으로, 그가 어떠한 인물들과 관계를 맺었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단서가 된다.
고운 묘 출토 유물은 16세기 전반 사대부의 복식과 장례 관행, 문인 교류 양상을 보여주는 사료로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이러한 중요성에 따라 해당 유물은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현재는 광주역사민속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고운이 남긴 이 유물은 단순한 유품을 넘어, 한 시대의 삶과 교유, 문화를 증언하는 귀중한 역사적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스토리 그래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