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 방언
개요
개요
1. 개요
전라도 지역에서 사용되는 방언 (=전라도 방언, 호남방언)
지역적 특성
전남 방언과 전북 방언이 구분되며, 전북방언은 충남과의 지리적 인접성으로 인해 전남보다도 충남 사투리와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전남 방언은 대체적으로 강하고 세게 발음하며, 전북 방언은 부드럽고 늘어지게 발음한다.
| 구분 | 특징 | 예시 |
|---|---|---|
| 전남방언 | 1) 강하고 센 억양, 된소리 많음 | ‘-응깨', '뭣허냐?', '밥 묵었냐?' |
| 전북방언 | 1) 부드러운 억양, 된소리 적음 2) 어미가 늘어지는 조사가 붙음 (지리적으로 인접한 충남의 영향) |
‘-응개', '뭔허냐?', '밥 묵었냐?', '~하는겨', '~했는디', '~했어잉' |
- ebook: 전라북도 방언 사전
-
정겨운 전라도 사투리, 전남·북 같은 듯 다른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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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적 특성
어휘 및 문법
- 어휘
1) 표준어와 형태가 유사하면서도 뜻을 달리하는 단어
ex. ‘겁나게’ -> 굉장히 (무섭게 X), ‘머시락하다’ -> 야단치다, ‘놈’ -> ‘것’
ex. ‘거그서 내려야 할 놈을 여까징 와 불었네.(거기서 내려야 할 것을 여기까지 와 버렸네.)’
2) ‘-보’, ‘-시롭-’ 등의 접사를 활용한 단어
ex. ‘배보(배가 유난히 큰 사람), 할딱보(대머리)’와 ‘미안시롭다(미안하다)’
3) 정감어린 욕이 풍부히 발달
ex. 1. 워매~, 아그야. 대그빡에 피도 안몰른 놈 세살허는 소리허덜말고 요리조깐 와보랑께. (*세살 : 갓난아이의 옹알이)
2. 무다야, 거 느자구없는 것을 기양 나똣냐이. 귀빵맹이를 확 볼라불제.
3. 워매~, 쪼것덜을 워짜까이. 대그빡을 뽀바가꼬 닷짜꾸리를 혀부까 어짜까?
(*닷짜꾸리 : 공기놀이)
4. 무둥산 호랭이는 머허고 자빠졌당가? 저 작것덜을 안씹어가고.
긍게 말이시.
5. 염병허니 말은 지지리도 안들음서 처묵기는 오질라게도 처묵네. 워매~, 묵잘 것은 입주댕 이로 잘 처묵고 나이는 똥구녕으로 처묵는게비여. 저 써글놈이.
6. 야 이 오사럴놈아 쪼까 시치고 댕겨야. 까마구가 성님성님허겄다. 손모가지는 엇따가 써묵을래. (*시치다 : 씻다)
- 유튜브 채널 ‘썰플리’ 광주 시민 인터뷰
달콤 살벌한 전라도욕
- 유튜브 채널 ‘크레파스’
전라도 사람이 전라도 사투리 욕을 읽어본다면? 고향친구들에게 서울말 쓴다고 했을 때 반응은?
4) 거시기
대명사를 '거시기'로 통일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
전라도 사투리로 거시기는 무슨 뜻일까?
5) 기타 어휘
| 구분 | 동물 | 가족 | 과일 |
|---|---|---|---|
| 예시 | 1) 고양이: 쥐앵이 2) 송아지: 송아치 3) 염소: 맴생이 4) 강아지: 갱애지 |
1) 할아버지: 하나시 2) 할머니: 할매 3) 어머니: 어매 4) 아버지: 아배 |
1) 딸기: 때알 2) 복숭아: 복성 3) 곶감: 꼭감 4) 옥수수: 옥씨시 |
- 음운
1) 한자음이나 속격조사에 기원하는 ‘의'를 ‘으’로 발음한다.
ex. 으사(의사), 처남으덕(처남댁), 우리으(우리의)
2) ㄱ, ㄷ, ㅂ + ㅎ -> ㅋ, ㅌ, ㅍ으로의 거센소리 되기가 일어나지 않는다.
ex. 유강년(육학년), 모다다(못하다), 바반그럭(밥 한 그릇)
3) ‘ㄹ’을 가진 자음군 말음 용언 어간의 활용에서 ‘ㄹ'이 탈락된다.
ex. ‘읽다[익따] · 읽고[익꼬]’나 ‘짧다[짭따] · 짧고[짭꼬]’
4) 어두경음화가 활발하다.
ex. ‘꺽정(걱정), 쩌그(저기)’
5) ’여-이’, ‘요-외’, ‘이-우’ 등의 독특한 모음 대응 현상이 있다.
ex. ‘삥아리(병아리), 괴통(교통), 모구(모기)’
6) 주격조사에 의해 움라우트 현상[1]이 발생한다.
ex. 잼이(←잠+이), 뵉이(←복+이)
- 조사 ‘-에가’, ‘-할라’
1) ‘-에가’: 처격조사 ‘-에’, ‘-에서’
2) ‘-할라’: 특수조사 ‘-조차’
ex. ‘어디에가 있냐?(어디에 있니?)’, ‘비할라 온디 어디를 가냐?(비조차 오는데 어디를 가니?)’
- 어미
1) ‘-니’: 접사 ‘-하-’ 또는 그것에서 발달한 ‘-ㅎ-’을 가지는 대부분의 형용사와 결합하여 부사형 생성
ex. 깨까다니(깨끗하게), 누러니(누렇게)
2)‘-아게/어게-’: 주체존대의 선어말 어미 (‘-(으)시-’와 동일)
ex. ‘언능 와게(얼른오셔.)’. ‘짐장 다해겠소?(김장 다 하셨소?)’, ‘봐게서(보셔서)’
3)‘-잉’: 말끝에 붙여 사용하는 전형적인 말투
ex. ‘나도잉, 헌닥 허먼잉, 꼭 허는 사람잉께잉(나도∼ 한다고 하면∼ 꼭 하는 사람이니까∼)’
- 부정 표현
1) 어미 ‘-지’가 부정어 ‘안’ 앞에 나타나지 않으며, 대신 ‘-도(-들, -든)’ 를 사용
ex. ‘잡도 안해.(잡지 않아.)’
2)‘안’이 확인 의문에 쓰여 자유롭게 분포
ex.‘우리 거그 안 갔다고?(우리 거기 갔잖아?)’, ‘안 우리 거그 갔다고?’, ‘우리 안 거그 갔다고?’, ‘우리 거그 갔다고 안?’
매체에서의 등장
3. 매체에서의 등장
1) <열여춘향수절가> - 완판본
향유 지역이 전라도이기 때문에 전라도 사투리가 많이 등장, 고전소설은 같은 내용의 이야기라도 지역별로 이본이 존재했기 때문에 지역적 특색이 많이 묻어남.
열여춘향수절가
2) 조정, <그라시재라, 서남 전라도 서사시> (2022)
1960년대 전라남도 영암 지역에서 살던 여성들의 실화를 서사시로 옮긴 시집.
- 출판사 서평
이 시집의 발문 〈당신의 말이 이렇게 시가 되었습니다〉에서 서효인 시인은 ‘죽은 줄 알았던 말들이 지금껏 다 살아서는 모조리 시’가 되었으며, ‘폭발하는 말들이 만들어내는 여러 폭의 그림’이라고 이 시집을 평한다. 이 책에 나오는 여성들은 ‘서로가 긴밀하게 알아듣는 말투의 공동체로 엮이었고, 그 이유로 그들은 현대사의 굴곡을 함께 겪고 내 이웃의 사연과 사정에 귀 기울’인다.
서효인 시인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모두 다른 목소리가 한데 모여 거대한 합창이 됩니다. 이 합창은 가슴을 찢으며 부르는 장송곡입니다. 낮은 소리로 길게 읊조리는 곡소리이기도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힙합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겁니다. 당신의 사연을 당신이 직접 부르는 노래는 목소리에 힘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를 당사자성이란 말로 대체하기도 합니다. 전라도 서남쪽의 비극은 서남쪽의 말로 비로소 당사자성을 획득합니다. 죽음보다 더한 고통의 시간을 통과해낸 사람들이 여기에 있습니다. 그들은 목구멍에 밥을 넣는 게 요사스럽게 느껴지고, 집에는 꼭 숨을 공간이 있어야 한다 여깁니다. 〈그라시재라〉는 그렇게 살아남은 자들의 노래이자 울음이 됩니다. 울지 말라 서로를 다독이는 묵직한 응원이기도 합니다.”
“조정 시인은 〈그라시재라〉의 언어를 속에서 들리는 대로 썼다고 합니다. 몸속의 언어를 끄집어낸 작업은 때로는 토악질처럼 고약하고 때로는 사자후처럼 시원했을 듯합니다. 시인은 그 괴로움과 후련함에 줄 하나를 달고 실로 팽팽하게 당겼습니다. 그것을 언어의 힘이라고 해도 될 것입니다. 힘이 있는 언어는 곧 시가 됩니다. 그래서 〈그라시재라〉의 사투리는 사투리가 아닙니다. 시입니다.”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잔혹한 고통이 마을 사람들의 속삭임으로 전해진다. 전라남도 영암군 어느 말에 살던 한 여성의 사연이다. 당시 사람들은 다들 뭔가에 홀려 있었다. 여성은 무리를 따라 산으로 급히 도망쳐야 했다. 토벌대에게 잡히면 죽을 것이다. 여성에게는 갓난 아기가 있었다. 엄마가 아이를 안았다. 무리가 핀잔을 줬다. 아이를 데리고 가면 위치가 발각될 것이고 그러면 다 죽는다는 것이다. 여성은 낮은 목소리로 하소연했으나 남자들이 아기를 빼앗아버렸다. 엄마는 아기를 빈집에 두고 산으로 도망쳐야 했다. 음력 정월, 추위가 아직 밤을 지배할 때였다. 아기는 울었다. 동네 사람들이 밤새 그 울음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동동거렸다. 그러나 밤중에 함부로 집밖으로 나가서는 안 되는 시절이었다. 날이 밝자마자 동네 어름이 빈집에 가서 백일도 안 된 아기를 안아 올렸다. 급히 집에 돌아와 아랫목에 눕혔건만 아기는 이내 죽고 말았다. 그 후 한두 달이 지났을 무렵 한밤중에 아기 엄마가 몰래 산에서 내려왔다. 여성은 동네 여성에게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누가 우리 아기 데리고 있나요? 〈그라시재라〉 2부에 실린 시편에 등장하는 여성 이야기다.
〈울 애기 누가 데리고 있을까〉
인공 펜 든 사람들 도망칠 때 우리 뒷집 떼보네도 식구대로 산으로 갔어야 음력으로 정월잉께 말도 모다게 추왔것냐 안
그날 밤에 빈집서 애기 우는 소리가 징했니라 그때는 해 지먼 문 밖 걸음을 못 항께 으짤 방법도 없재 징상시럽게 애기가 울어서 식구대로 잠을 못 자는디 새복 되서사 잠잠해지등만
아침 일찌거니 우리 아바님이 시푸라니 얼어서 숨만 붙은 애기를 보듬아다 따순 아랜묵에 뉘페농께 금방 얼룩덜룩하니 살이 부커 올르드니 깩 소리도 못 내고 그냥 죽어불드라야
백일도 안 된 애기 거름배미에 띵게놓고 간 거시여 어매가 들쳐 업은 것을 사나그들이 뺏어 내부렀을 테재
그란디 진달래 피기 전에 언제언제 밤중에 떼보네 각시가 가만히 왔드락해야 고짱네로 와서 혹간 누가 즈그 애기 데꼬 있능가 묻드라여
- ↑ 단어 또는 어절에 있어서, ‘ㅏ’, ‘ㅓ’, ‘ㅗ’ 따위의 후설 모음이 다음 음절에 오는 ‘ㅣ’나 ‘ㅣ’계(系) 모음의 영향을 받아 전설 모음 ‘ㅐ’, ‘ㅔ’, ‘ㅚ’ 따위로 변하는 현상. ‘잡히다’가 ‘잽히다’로, ‘먹히다’가 ‘멕히다’로, ‘녹이다’가 ‘뇍이다’로 발음되는 따위이다. (표준국어대사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