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san1221
감자
감자(정체자: 甘藷, 영어: potato)는 쌍떡잎식물 통화나물목 가지과의 여러해살이 식물로,[1] 벼, 밀, 옥수수와 함께 세계 4대작물에 해당한다.[2][3] 또한 고구마, 옥수수와 함께 대표적인 구황작물(救荒作物)로 인류를 기아의 공포에서 구제한 고마운 작물이기도 하다.[4] 원산지는 남미 안데스 지역인 페루와 북부 볼리비아로 알려져 있으며, 예로부터 든든한 한 끼로도 손색이 없는 주식(主食)이며, 부식으로도 다양하게 이용되어 왔다.
콜럼버스의 남미 탐험이후 16세기 중후반에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처음으로 유럽에 전래되었으나 초기에는 강한 거부감으로 인해 관상용, 가축사료, 소수의 가난한 하층민들의 식품으로 이용되었을 뿐 널리 보급되지 못하였다.[5] 유럽에서 감자를 식품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시기는 18세기 후반 부터이며 구황식품이자 주식으로 자리잡으면서 인구폭발의 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감자는 아일랜드와 독일 등 전세계 많은 지역에서 주식으로 사용되어 지고 있으며 다양한 요리에서 식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포테이토칩과 프렌치프라이 등으로 인해 현대인들에게 매우 친숙한 식재료에 속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도 감자를 우주인들의 식량 자원으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와 무중력 공간에서의 재배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10]
감자는 추운 지역이나 4,000m 고산지대에서도 재배가 가능하고, 3개월이라는 단기간내에 수확이 가능하며 양분을 땅속에 저장하므로 전란에도 피해가 적다.[11][12] 척박한 환경과 가뭄에 강하며, 다 자라지 않은 상태에도 수확하여 식용할 수 있고, 수확 후 별도 가공없이 즉시 요리가 가능하므로 가난한 농부에게는 경제적이다.[13][14] 식용하는 부위는 뿌리가 아니고 줄기이며 이를 덩이줄기라 한다.[15]
한국에서는 하지감자, 지슬, 북감저(北甘藷), 마령서(馬鈴薯)라고도 한다. 한반도에는 1824년에 처음 전래되었으며 본격적으로 재배를 한 시기는 한국전쟁이후 부터이다. 한국인에게 감자란 가난의 상징이고 먹을 것이 없던 시절을 연상하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16] 제주도에서는 시설재배를 통해 2월에 출하하고 내륙지방에서는 6월말, 강원특별자치도 고랭지 감자는 10월에 수확하므로 1년내내 신선한 감자를 맛볼 수 있다.
전세계 총생산량은 2020년 기준 약 3억6천만톤이며 금액으로 볼 때 40조원 정도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17] 최대 생산국은 중국으로 7천8백만톤, 이는 전세계 총생산량의 22%를 차지한다.[18][19] 한국의 경우 매년 약 25,000헥타르(7천6백만평) 땅에서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으며,[20] 연간 생산량은 약 70여만톤으로 총생산량 중 강원특별자치도에서 33%, 제주도에서 22%를 재배하고 있으며 전체 생산량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품종은 '수미감자'이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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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감자의 원산지는 페루, 칠레, 볼리비아의 안데스 고지대와 티티카카 호수 주변부로 알려져 있다.[22] 처음으로 재배된 시기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약 7,000여년 이전 시기부터 재배해온 것으로 추정된다.[23][24][25] 기원전 3000년경 전성기를 이루었던 모체문화의 토기에서 감자와 같은 모습의 식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보면 아주 일찍부터 지역 원주민들의 주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26] 감자는 해발 4,000m 고지대에서 재배가 가능하여 잉카제국의 주식 중 하나였다.
안데스 고산지대에 거주하던 남미 원주민들은 감자를 장기 저장하기 위해서 냉동 건조 과정을 거쳐 추뇨(스페인어 Chuño)라는 저장식품을 만들었다.[27][28] 제조 과정은 단순한데, 감자를 밤새 외부에 두어 서리를 맞혀 수분을 제거하고, 다음날 언 감자를 밟아서 물기를 한번 더 제거한 후, 낮 동안 햇볕에 말리는 과정을 최소 세 번에서 열 번 이상 반복하여 추뇨를 만들었다. 완성까지는 최대 4주가 걸리기도 한다. 안데스 지역의 큰 일교차를 이용하여 동결 건조 감자를 만드는 것이다. 완성된 추뇨는 냉장 보관하지 않아도 10년 동안 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장기저장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29][30]
추뇨는 흉년에 대비한 좋은 식량자원이었으며, 수분이 거의 없어 가볍기 때문에 운반이 용이하여 군대식량으로 사용하였고 세금으로 납부도 하였다. 고대 잉카제국을 건설할 때 일꾼들에게 제공하였고 스페인의 은광개발시 원주민 노동자들에게 식품으로 추뇨를 제공했다고 한다. 감자 껍질의 유무에 따라 ‘추뇨 블랑코(blanco; 하얀 추뇨)’와 ‘추뇨 네그로(negro; 검은 추뇨)’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전자는 감자 껍질을 까서 흰색의 감자 속살 상태에서 흐르는 물에 담가둔 감자를 냉동 건조한 것이며, 후자는 껍질을 벗기지 않은 채로 바싹 말려 짙은 색을 띄고 있다. 영양학적으로 탄수화물,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등이 함유되어 있으며, 건조 과정으로 인해 비타민D와 단백질 함량이 일반 감자에 비해 높다.[31]
현지 케추아어 속담에 "추뇨 없는 수프는 사랑 없는 인생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추뇨는 오늘날에도 페루, 볼리비아, 안데스 고지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식재료에 속한다.[32] 추뇨는 특별히 강한 풍미가 없어 다른 향미가 잘 배어든다. 그러나 제대로 씻어서 껍질을 벗기지 않으면 쓴맛이 나는 수가 있다. 요리를 할 때는 물에 담가서 녹인 다음 사용하기도 한다. 수프나 스튜에 넣으면 다시 말랑말랑해지며, 쪄서 치즈를 뿌리고 돌절구에 찧어 가루로 만들어 고기 요리를 할 때 넣는 등 쓰임새는 매우 다양하다.[32] 추뇨 블랑코는 당밀과 과일을 넣어 마자모라(mazamorra)라는 후식으로 만들 수도 있다. 고추를 넣은 매콤한 수프나 튀김류 이외에도, 토끼고기를 넣은 코네호 에스티라도(conejo estirado)는 볼리비아의 대표 특선 요리로 꼽힌다.[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