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언의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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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구 (토론 | 기여)님의 2025년 6월 24일 (화) 02:59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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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적으로 방언(方言)은 ‘오방지언(五方之言)’의 준말이다. 이때의 오방(五方)은 ‘동방(東方), 서방(西方), 남방(南方), 북방(北方)’의 사방(四方)과 ‘중방(中方=중앙)’을 합쳐 이르는 말이다. 이러한 개념에 따르면, 방언은 결국 각 지방에서 쓰이는 말을 가리키게 된다. 그러하기에 본래의 ‘방언’은 중앙과 지방의 이분법적 사고가 강력해지기 이전에 생성된 개념으로, 오늘날의 지방어(또는 지역어) 정도의 뜻으로 쓰였다.

현존하는 문헌 속에서 ‘방언(方言)’이란 말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김부식(1075~1151)의 『삼국사기』(1145)로, 「설총」조에 ‘( 설총이) 방언으로 구경을 읽었다.(以方言讀九經)’고 하는 내용이 있다. 이는 한국 사람이 신라의 말을 ‘방언’이라고 부른 예로 이때의 ‘방언’은 중국의 변방어, 직접적으로는 한국어를 가리켰다고 한다.

‘방언’의 이러한 용법은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쳐 19세기 말까지 면면히 유지되다가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바뀌기 시작하였다. 이능화(18691945)가 쓴 『국문연구』(1909)의 ‘국내의 각지 方言’이나 최남선(18901957)이 편집 · 발행한 잡지 『소년』(1909)의 ‘호남 지역의 공통적인 方言’은 이 시기의 ‘방언(方言)’이 ‘지방어’를 뜻하는 말로 쓰이고 있었음을 알려 준다. 이들 진술에서, ‘방언’이란 단어의 용법 변화가 단적으로 드러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근대 문화의 수용 과정에서 이루어진 중국어 또는 일본어의 영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방언’이 ‘지방어’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에 ‘지방어’로서의 의미를 획득한 ‘방언’은, 일제강점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 기본적인 의미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다만 일제강점기에 ‘서울말’을 중심으로 한 ‘표준어’ 개념이 새로 도입되면서 ‘방언’이 표준어와의 대립 관계 속에서 파악되었다. 그리하여 ‘방언’은 지방의 말이면서 표준어가 아닌 것, 나아가 없어져야 할 말을 의미하게 되었다. 이러한 ‘방언’ 개념을 바탕으로 1936년에, 조선어학회의 주도 아래 표준어 사정(査定)이 이루어졌다.


참고문헌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방언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