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언의 정의
방언
통상적으로는 한 언어의 변종 정도의 의미로 사용된다. 한때는 방언이 표준어에 비해 열등하다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표준이 아닌 말이나 교양 없는 말로 정의되기도 하였으나, 언어 구조상으로 방언과 표준어 또는 방언들 사이의 우열 관계란 성립하지 않으므로 현재는 이러한 정의가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또한,다른 의미에서 방언은 한 언어의 분화체이다. 본래 한 언어였으나, 어떠한 이유로 인해 말이 서로 달라져 여러 방언으로 나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언은 시간이 흘러 언어차가 매우 커지면, 아예 다른 언어로 인식되기도 한다.
어떤 두 말이 다른 언어인지, 한 언어에 속하는 두 방언인지 걸정하는 기준으로는 ‘상호 의사소통 여부’, ‘국경선의 개재 여부’, ‘표준어나 정서법 규정의 존재 여부’ 등이 제안돼 왔다. 그러나 상호 의사소통 여부에 대한 판단은 다분히 주관적이며, 국경선의 개재 또는 표준어나 정서법 규정의 존재라는 기준은 언어와 방언은 언어 외적으로, 특히나 정치적으로 구분하자는 말이 된다. 그렇다고 이 외의 기준을 쉽게 떠올릴 수도 없다. 이러한 이유로 어떤 연구자는 언어와 방언의 2분법을 포기하는 ‘언어(out-language), 준언어(inner-language), 방언’의 3분법을 상정하기도 하지만 여기에서도 세 범주의 구분 기준이 명료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언어와 그 방언은 그 말을 쓰는 화자들이 공유하는 언어 내적·외적 판단에 의지해 구별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어떤 말에 대해 가지는 화자들의 생각에 따라, 해당하는 두 말이 서로 다른 언어인지 아니면 한 언어에 속하는 두 방언인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전혀 알아듣지도 못하고, 국가 경계가 표준어·정서법을 달리하는 함경북도 육진 지역의 어느 마을 또는 중국 연변 두만강변의 어느 조선족 마을에서 쓰는 말을 한국어의 방언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방언은 두 가지 조건을 지닌다. 첫째는 완전한 언어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방언은 그 자체로 독립된 언어 체계를 가지며, 음운·어휘·문장의 면에서 방언이 하나의 언어로서 완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둘째는 방언은 같은 언어에서 분화된 변종이라는 점이다. 중국 연변 지역의 조선족들이 쓰는 ‘조선어’나 중앙아시아 독립국가연합의 고려인들이 쓰는 ‘고려말’도 한국어에서 갈라져 나왔으므로 분명히 한국어의 방언이다. 또 과거 양반층의 후예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하여 형성한 경상북도 안동의 ‘반촌어(班村語)’도 한국어의 방언임에 틀림없다. 나아가 이전 시기에 한국에서 사용되었던 말(가령, 15세기의 서울말)도 현용되는 말과 마찬가지로 한국어의 방언이 된다. 이러한 방언은 그 형성 요인에 따라 크게 사용자들의 출신 지역이 다른 데에서 비롯한 지역 방언, 사용자들이 속한 사회적 범주가 다른 데에서 비롯한 사회 방언, 사용자들이 사는 시간적 영역이 다른 데에서 비롯한 시간 방언, 이렇게 세 종류로 나뉜다.
사회방언
사회적 변인인 사회 계층·연령·성별·종교·인종 등의 차이로 이루어진 방언을 이야기한다.
일정한 공통어를 구사하는 집단 내에서도 사회 계층·연령·성별·종교·인종 등이 다르면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그 일반적인 사용 양상은 다음과 같다
- 여성이 남성보다 표준어와 품위 있는 말을 더 선호하며, 상대높임법의 비격식체를 더 많이 사용한다.
- 일상 언어생활에서 60대 이상이 어려운 한자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그 아랫세대보다 많고, 40대 이하에 속하는 사람들 중에서 50대 이상의 세대보다 통신언어를 사용하는 비율이 높다.
- 상류 계층에 속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국어에 외국어를 혼합하여 쓰는 경우가 많고, 하류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토박이말을 즐겨 쓰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비속어를 쓰는 경우가 많다.
- 자신이 믿는 종교의 용어를 일상 대화에 섞어 쓰는 경우가 많다.
- 인종이 다르면 다른 국어 사용 양상을 보인다. 국제결혼을 통해 우리나라에 이주하여 사는 사람들은 자신의 1차 언어의 간섭을 받아 한국어를 어색하게 발음한다.
사회방언에 관한 조사연구 자료는 국어의 특성을 규명하는 데 기여한다. 그리고 일정한 언어 사회 구성원들이 의사소통을 효과적으로 하고, 국가가 언어정책을 펴는 데 이바지하는 바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