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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span style="background:yellow">소설 <ins>'''<7년전쟁>'''</ins>은 작가 김성한이 '''임진왜란'''을 주제로 집필한 장편 역사소설로,</span> 작가의 오랜 조사와 집필 과정이 집약된 작품으로 알려져있다. 김성한은 1970년대 중반부터 전쟁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모으기 시작했으며, 이후 여러 해에 걸쳐 국내 자료는 물론 일본과 중국의 사료까지 직접 확인하며 이야기를 구상했다. 이러한 긴 준비 끝에 작품은 1984년부터 1989년까지 약 5년 동안 동아일보에 연재되었고, 연재 종료 이듬해인 1990년에 총 7권 분량의 단행본으로 묶여 출간되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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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span style="background:yellow">연재 당시 작품의 제목은 '7년전쟁'이었으나,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와 출판 환경 속에서 단행본 출간 과정에서 제목이 '''임진왜란'''으로 변경된 바가 있다.</span> 그러나 작가는 처음부터 임진왜란을 단순히 한나라의 비극으로 다루기보다는, 동아시아 전체가 얽힌 장기적 전쟁으로 바라보고자 했으며, 이러한 의도는 원제에 보다 잘 드러난다. 시간이 흐른 뒤, 임진왜란 명칭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작품은 2012년에 다시 원래의 제목 '7년전쟁'으로 재출간되어 작가가 처음 구상한 방향이 복원되었다.<br> | |
| − | + | ==특징== | |
| + | ===<big>작가의 시각</big>=== | ||
| + | <span style="background:#96d0ff">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임진왜란을 한 나라의 재난으로만 다루지 않고, '''동아시아 전역이 얽힌 거대한 국제전으로 바라본 시각'''에 있다.</span> 조선·일본·명나라가 서로 다른 정치적 상황과 목적을 지닌 채 전쟁 과정에 참여하는 모습이 세밀하게 묘사되며, 전쟁을 하나의 지역적 충돌이 아니라 여러 세력이 충돌한 복합적 사건으로 해석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구성 덕분에 독자는 당대 세 나라가 처한 내부 사정과 외교적 판단이 어떻게 전쟁의 흐름을 뒤흔들었는지를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다. | ||
| − | + | <span style="background:#96d0ff">작품이 '''전쟁을 바라보는 태도''' 역시 기존의 임진왜란 관련 서사와 차이를 보인다.</span> 전쟁의 책임을 특정 세력만의 잘못으로 규정하기보다, 조선·일본·명나라의 지도자들이 보여준 판단 실수나 무능한 대응을 폭넓게 지적한다. 특히 전쟁이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각국 지배층이 보여준 우유부단함이나 무리한 결정이 서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는 전쟁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영웅 중심의 전쟁담이 아니라, '''<font color="blue><ins>전쟁을 결정한 사람들의 선택과 그 결과에 초점을 둔 시각이라고 할 수 있다.</ins></fon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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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span style="background:#e7d1fc>작품은 전쟁을 다루는 데 있어 단순한 이야기 구성에 그치지 않고, '''폭넓은 자료 조사와 치밀한 고증을 바탕으로 서사를 구축한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span> 작가는 조선의 공식 기록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에서 남겨진 사료까지''' 직접 비교해가며 이야기를 설계했으며,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문헌 참고를 넘어 실제 현장을 방문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그는 소설의 주요 무대가 되는 지역들을 <ins>'''직접 둘러보며'''</ins> 기록 속 정보와 현실의 지형, 도시 구조, 생활 양상 등을 대조했고, 이 경험들이 작품 전반의 배경 묘사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사실감을 더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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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ins>'''이와 같은 준비 과정은'''</ins> 서사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조선 조정의 혼란스러운 분위기나 일본 내부의 권력 투쟁, 그리고 명나라가 전쟁에 개입하기까지의 복잡한 외교적 흐름이 단편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서로 긴밀히 얽힌 구조 속에서 설명된다. 각국이 어떤 고민을 안고 있었는지, 어떤 선택을 해야 했는지, 그리고 그 결정이 이후 전쟁의 전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상호 연관된 모습으로 배치되어 있어, 전쟁의 규모와 성격이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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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또한 작품의 무대가 조선의 전장에 국한되지 않고 '''베이징과 오사카'''라는 양대 도시로까지 넓혀지는 것은, 작가가 수집한 자료가 얼마나 폭넓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다. 이 확장된 공간적 범위는 전쟁이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정치 세력이 뒤섞인 국제적 갈등이라는 점을 더 명확하게 드러내며, 독자가 전쟁을 바라보는 시야 역시 한층 넓혀준다. <span style="background:#e7d1fc>이러한 구성은 단순한 배경 장식이 아니라, 전쟁이 실제로 어떤 조건 속에서 진행되었는지 이해하도록 돕는 서사적 장치로 기능한다.</spa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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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font color="red"><ins>'''작품의 전개 방식'''</ins></font> 역시 눈여겨볼 만한 특징이다. 다루는 사건의 범위가 매우 넓고 다양한 인물이 등장함에도, 서술 자체는 복잡한 묘사에 매달리기보다 간결한 어조를 유지하며 빠르게 흐른다. 전통적인 역사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거운 문장이나 장황한 배경 설명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인물 간의 대화를 중심축으로 삼아 사건을 전개하는 방식이 돋보인다. 이러한 구성은 독자가 방대한 정보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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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짧고 압축된 설명이 주요 장면 사이사이에 배치되면서 이야기는 군더더기 없이 진행되는 것 역시 큰 특징이다. 전쟁 준비, 외교 교섭, 각국 내부의 갈등처럼 복잡도가 높은 소재도 과도하게 무겁거나 난해한 분위기로 흐르지 않으며, '''<ins>필요한 핵심만 자연스럽게 전달된다.</ins>''' <span style="background:#fcd2d6">이러한 서술 방식 덕분에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묘사가 많음에도 소설의 리듬이 끊기지 않고, 장면 전환도 부드럽게 이어진다.</spa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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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또한 전투 장면, 정치적 논의, 외교적 갈등이 균형 있게 배치되어 어느 한 요소가 지나치게 강조되지 않는다. 전쟁의 스케일이 크고 다양한 전선이 동시에 펼쳐지는 상황에서도, 독자가 피로감을 느끼지 않도록 사건의 밀도와 속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방식이 돋보인다. <span style="background:#fcd2d6">'''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방대한 분량을 갖고 있음에도 무겁지 않은 읽기 경험을 제공하는데, 이는 작가의 간결한 문체와 빠른 전개가 만들어낸 특징이라 할 수 있다.'''</spa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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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 작품은 임진왜란이라는 거대한 전쟁을 중심에 두고 있지만,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조선과 일본 사이에 형성된 긴장과 불안한 분위기를 먼저 보여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초반부에서는 두 나라 모두 내부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안고 있었고, 그 가운데서 쓰시마와 같은 지역이 양국의 충돌을 완화하기 위해 움직이지만, 궁극적으로 상황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조선 조정에서는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세력이 서로 엇갈린 판단을 내리고, 일본에서는 무력을 바탕으로 세력을 확장한 집단이 외부로 향한 욕망을 드러내며 전운이 짙어지기 시작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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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일본군은 빠른 속도로 한반도 깊숙이 진격하며 조선을 압박한다. 수도가 단기간에 무너지고 조정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한 채 혼란에 빠지는데, 이 과정에서 인물들의 용기와 비겁함, 충성심과 배신이 뒤섞이면서 전쟁의 혼란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일본군의 초기 우세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생각만큼 쉽게 끝나지 않는다. 조선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난 의병 세력과 바다에서 움직인 수군이 일본군을 꾸준히 괴롭히며 예상 밖의 양상이 나타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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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한편 명나라가 전쟁에 개입할 조짐을 보이면서 전쟁의 판도는 다시 한번 복잡해진다. 일본은 전쟁을 어떻게 매듭지을지 고민하는 한편, 명나라는 조선과 일본 사이에서 미묘한 외교적 계산을 펼친다. 이 과정에서 조선 내부는 명의 지원을 절실히 바라면서도 북경의 소극적 태도에 불안해하며 외교와 전투가 동시에 진행되는 양상을 보인다. 심유경과 고니시 유키나가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외교적 타협 역시 전쟁을 둘러싼 혼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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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일본은 다시 한번 전세를 뒤집기 위해 대규모 재침을 감행한다. 조선은 이를 막기 위해 분투하지만, 조정에서는 또 다른 실책이 인물들의 대응을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일본 내부에서 히데요시가 세상을 떠나며 전쟁의 흐름은 급격히 변한다. 명과 일본은 전쟁의 결말을 정리하기 위한 타협을 주고받으며 전장이 점차 정리되기 시작한다. 결국 마지막 전투인 노량 해전이 치러지며 이야기는 전쟁의 끝자락에 도달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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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작품은 이 전투에서 마무리되지만, 후일담을 다루는 별도의 에필로그를 통해 전쟁 이후 각 인물들이 어떤 결말을 맞이했는지, 이 전쟁이 세 나라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간단히 정리한다. 이렇게 작품은 단순한 전투 기록을 넘어서, 임진왜란이라는 사건이 시작되기 전의 긴장부터 종전 이후의 후유증까지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다루며 이야기를 마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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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여담== | ||
| + | • 이 작품은 1984년부터 1989년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되었으며, 지면의 한계로 인해 일부 내용이 축약된 상태로 실렸다.<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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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신문 연재 당시에는 작가의 구상과 달리 중간에 제목이 ‘7년전쟁’에서 ‘임진왜란’으로 변경되었다.<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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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1990년 공개된 단행본은 연재본의 제목 변경을 그대로 반영해 ‘임진왜란’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다.<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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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이후 임진왜란이라는 명칭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2012년 재출간판에서는 작가가 처음 붙였던 ‘7년전쟁’이라는 원제가 다시 사용되었다.<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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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단행본판은 연재본에서 지면 제약으로 담지 못한 정유재란 관련 내용을 보완하여, 작가가 초기에 계획한 구조에 더 가까운 형태로 재정리되었다.<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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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이야기는 제목과 달리 전쟁 기간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1587년부터 1598년까지 약 12년의 흐름을 포괄하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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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은 2권 중반부이며, 초반 권에서는 조선·일본 양국의 정치 상황과 전쟁 이전의 긴장이 중심적으로 다뤄진다.<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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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유재란 부분은 상대적으로 짧고 간략하게 전개되는데, 이는 연재 당시 후반부가 싣기 어려워지면서 분량 조정에 제약이 생긴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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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작품 말미에는 본편에 포함되지 않은 에필로그가 따로 마련되어, 전쟁을 겪은 인물들의 후일담이 간단히 정리되어 있다.<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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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2015년 KBS에서 방영된 대하드라마 《징비록》은 이 소설의 일부 구성과 장면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
2025년 12월 1일 (월) 17:09 기준 최신판
목차
7년전쟁
개요
소설 <7년전쟁>은 작가 김성한이 임진왜란을 주제로 집필한 장편 역사소설로, 작가의 오랜 조사와 집필 과정이 집약된 작품으로 알려져있다. 김성한은 1970년대 중반부터 전쟁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모으기 시작했으며, 이후 여러 해에 걸쳐 국내 자료는 물론 일본과 중국의 사료까지 직접 확인하며 이야기를 구상했다. 이러한 긴 준비 끝에 작품은 1984년부터 1989년까지 약 5년 동안 동아일보에 연재되었고, 연재 종료 이듬해인 1990년에 총 7권 분량의 단행본으로 묶여 출간되었다.
연재 당시 작품의 제목은 '7년전쟁'이었으나,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와 출판 환경 속에서 단행본 출간 과정에서 제목이 임진왜란으로 변경된 바가 있다. 그러나 작가는 처음부터 임진왜란을 단순히 한나라의 비극으로 다루기보다는, 동아시아 전체가 얽힌 장기적 전쟁으로 바라보고자 했으며, 이러한 의도는 원제에 보다 잘 드러난다. 시간이 흐른 뒤, 임진왜란 명칭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작품은 2012년에 다시 원래의 제목 '7년전쟁'으로 재출간되어 작가가 처음 구상한 방향이 복원되었다.
특징
작가의 시각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임진왜란을 한 나라의 재난으로만 다루지 않고, 동아시아 전역이 얽힌 거대한 국제전으로 바라본 시각에 있다. 조선·일본·명나라가 서로 다른 정치적 상황과 목적을 지닌 채 전쟁 과정에 참여하는 모습이 세밀하게 묘사되며, 전쟁을 하나의 지역적 충돌이 아니라 여러 세력이 충돌한 복합적 사건으로 해석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구성 덕분에 독자는 당대 세 나라가 처한 내부 사정과 외교적 판단이 어떻게 전쟁의 흐름을 뒤흔들었는지를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다.
작품이 전쟁을 바라보는 태도 역시 기존의 임진왜란 관련 서사와 차이를 보인다. 전쟁의 책임을 특정 세력만의 잘못으로 규정하기보다, 조선·일본·명나라의 지도자들이 보여준 판단 실수나 무능한 대응을 폭넓게 지적한다. 특히 전쟁이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각국 지배층이 보여준 우유부단함이나 무리한 결정이 서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는 전쟁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영웅 중심의 전쟁담이 아니라, 전쟁을 결정한 사람들의 선택과 그 결과에 초점을 둔 시각이라고 할 수 있다.
방대한 사료
작품은 전쟁을 다루는 데 있어 단순한 이야기 구성에 그치지 않고, 폭넓은 자료 조사와 치밀한 고증을 바탕으로 서사를 구축한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작가는 조선의 공식 기록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에서 남겨진 사료까지 직접 비교해가며 이야기를 설계했으며,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문헌 참고를 넘어 실제 현장을 방문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그는 소설의 주요 무대가 되는 지역들을 직접 둘러보며 기록 속 정보와 현실의 지형, 도시 구조, 생활 양상 등을 대조했고, 이 경험들이 작품 전반의 배경 묘사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사실감을 더한다.
이와 같은 준비 과정은 서사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조선 조정의 혼란스러운 분위기나 일본 내부의 권력 투쟁, 그리고 명나라가 전쟁에 개입하기까지의 복잡한 외교적 흐름이 단편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서로 긴밀히 얽힌 구조 속에서 설명된다. 각국이 어떤 고민을 안고 있었는지, 어떤 선택을 해야 했는지, 그리고 그 결정이 이후 전쟁의 전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상호 연관된 모습으로 배치되어 있어, 전쟁의 규모와 성격이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또한 작품의 무대가 조선의 전장에 국한되지 않고 베이징과 오사카라는 양대 도시로까지 넓혀지는 것은, 작가가 수집한 자료가 얼마나 폭넓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다. 이 확장된 공간적 범위는 전쟁이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정치 세력이 뒤섞인 국제적 갈등이라는 점을 더 명확하게 드러내며, 독자가 전쟁을 바라보는 시야 역시 한층 넓혀준다. 이러한 구성은 단순한 배경 장식이 아니라, 전쟁이 실제로 어떤 조건 속에서 진행되었는지 이해하도록 돕는 서사적 장치로 기능한다.
서술 방식
작품의 전개 방식 역시 눈여겨볼 만한 특징이다. 다루는 사건의 범위가 매우 넓고 다양한 인물이 등장함에도, 서술 자체는 복잡한 묘사에 매달리기보다 간결한 어조를 유지하며 빠르게 흐른다. 전통적인 역사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거운 문장이나 장황한 배경 설명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인물 간의 대화를 중심축으로 삼아 사건을 전개하는 방식이 돋보인다. 이러한 구성은 독자가 방대한 정보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짧고 압축된 설명이 주요 장면 사이사이에 배치되면서 이야기는 군더더기 없이 진행되는 것 역시 큰 특징이다. 전쟁 준비, 외교 교섭, 각국 내부의 갈등처럼 복잡도가 높은 소재도 과도하게 무겁거나 난해한 분위기로 흐르지 않으며, 필요한 핵심만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이러한 서술 방식 덕분에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묘사가 많음에도 소설의 리듬이 끊기지 않고, 장면 전환도 부드럽게 이어진다.
또한 전투 장면, 정치적 논의, 외교적 갈등이 균형 있게 배치되어 어느 한 요소가 지나치게 강조되지 않는다. 전쟁의 스케일이 크고 다양한 전선이 동시에 펼쳐지는 상황에서도, 독자가 피로감을 느끼지 않도록 사건의 밀도와 속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방식이 돋보인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방대한 분량을 갖고 있음에도 무겁지 않은 읽기 경험을 제공하는데, 이는 작가의 간결한 문체와 빠른 전개가 만들어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줄거리
참고영상 : 임진왜란 요약
이 작품은 임진왜란이라는 거대한 전쟁을 중심에 두고 있지만,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조선과 일본 사이에 형성된 긴장과 불안한 분위기를 먼저 보여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초반부에서는 두 나라 모두 내부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안고 있었고, 그 가운데서 쓰시마와 같은 지역이 양국의 충돌을 완화하기 위해 움직이지만, 궁극적으로 상황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조선 조정에서는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세력이 서로 엇갈린 판단을 내리고, 일본에서는 무력을 바탕으로 세력을 확장한 집단이 외부로 향한 욕망을 드러내며 전운이 짙어지기 시작한다.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일본군은 빠른 속도로 한반도 깊숙이 진격하며 조선을 압박한다. 수도가 단기간에 무너지고 조정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한 채 혼란에 빠지는데, 이 과정에서 인물들의 용기와 비겁함, 충성심과 배신이 뒤섞이면서 전쟁의 혼란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일본군의 초기 우세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생각만큼 쉽게 끝나지 않는다. 조선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난 의병 세력과 바다에서 움직인 수군이 일본군을 꾸준히 괴롭히며 예상 밖의 양상이 나타난다.
한편 명나라가 전쟁에 개입할 조짐을 보이면서 전쟁의 판도는 다시 한번 복잡해진다. 일본은 전쟁을 어떻게 매듭지을지 고민하는 한편, 명나라는 조선과 일본 사이에서 미묘한 외교적 계산을 펼친다. 이 과정에서 조선 내부는 명의 지원을 절실히 바라면서도 북경의 소극적 태도에 불안해하며 외교와 전투가 동시에 진행되는 양상을 보인다. 심유경과 고니시 유키나가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외교적 타협 역시 전쟁을 둘러싼 혼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일본은 다시 한번 전세를 뒤집기 위해 대규모 재침을 감행한다. 조선은 이를 막기 위해 분투하지만, 조정에서는 또 다른 실책이 인물들의 대응을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일본 내부에서 히데요시가 세상을 떠나며 전쟁의 흐름은 급격히 변한다. 명과 일본은 전쟁의 결말을 정리하기 위한 타협을 주고받으며 전장이 점차 정리되기 시작한다. 결국 마지막 전투인 노량 해전이 치러지며 이야기는 전쟁의 끝자락에 도달한다.
작품은 이 전투에서 마무리되지만, 후일담을 다루는 별도의 에필로그를 통해 전쟁 이후 각 인물들이 어떤 결말을 맞이했는지, 이 전쟁이 세 나라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간단히 정리한다. 이렇게 작품은 단순한 전투 기록을 넘어서, 임진왜란이라는 사건이 시작되기 전의 긴장부터 종전 이후의 후유증까지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다루며 이야기를 마친다.
여담
• 이 작품은 1984년부터 1989년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되었으며, 지면의 한계로 인해 일부 내용이 축약된 상태로 실렸다.
• 신문 연재 당시에는 작가의 구상과 달리 중간에 제목이 ‘7년전쟁’에서 ‘임진왜란’으로 변경되었다.
• 1990년 공개된 단행본은 연재본의 제목 변경을 그대로 반영해 ‘임진왜란’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 이후 임진왜란이라는 명칭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2012년 재출간판에서는 작가가 처음 붙였던 ‘7년전쟁’이라는 원제가 다시 사용되었다.
• 단행본판은 연재본에서 지면 제약으로 담지 못한 정유재란 관련 내용을 보완하여, 작가가 초기에 계획한 구조에 더 가까운 형태로 재정리되었다.
• 이야기는 제목과 달리 전쟁 기간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1587년부터 1598년까지 약 12년의 흐름을 포괄하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은 2권 중반부이며, 초반 권에서는 조선·일본 양국의 정치 상황과 전쟁 이전의 긴장이 중심적으로 다뤄진다.
• 정유재란 부분은 상대적으로 짧고 간략하게 전개되는데, 이는 연재 당시 후반부가 싣기 어려워지면서 분량 조정에 제약이 생긴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 작품 말미에는 본편에 포함되지 않은 에필로그가 따로 마련되어, 전쟁을 겪은 인물들의 후일담이 간단히 정리되어 있다.
• 2015년 KBS에서 방영된 대하드라마 《징비록》은 이 소설의 일부 구성과 장면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