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전라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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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라북도
전라북도 역시 1896년 전라도가 북도와 남도로 나뉠 때 만들어졌다. 도청은 전주에 있다. 인구는 187만명(전국의 3.7%)으로 9개 도 가운데 여섯 번째로 많고, 면적은 8,066㎢로 일곱 번째로 넓으며, 인구밀도는 232.2명/㎢로 다섯 번째로 높다.
전북의 지질구조는 변성암 계열이 동부에서 산지를 이루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풍화에 약한 화강암 계열이 서부에 분포하여 저지대를 형성하였다. 이른바 호남평야라는 것은 김제에서 정읍에 이르기까지의 저지대가 핵심을 이룬다. 호남평야의 대부분은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에 속한다. 두 강은 조석의 영향을 크게 받았으나 지금은 하구언을 쌓아 관개에 유용해졌고 직강공사로 인해 유로도 반듯해졌다. 하구와 그 연변에는 간석지가 광범하게 펼쳐져 있다. 일제시기에 광활면이나 옥구 일대의 대규모 평야는 모두 이 간석지를 기반하여 조성된 간척들이다.
동부산간지방의 무주 덕유산(1,508m)은 겨울철에 눈이 많아 산 정상부에서부터 스키를 타고 내려올 수 있는 리조트가 건설되었고, 정읍의 내장산(765m)은 가을 단풍으로 각광받는 곳이다. 진안은 해발 400m 내외의 고원 지형에 자리 잡았다. 진안의 중심부에는 산봉이 말의 귀를 닯은 마이산(686m)이 우뚝 솟아 있는데, 진안 일대에서는 이 산봉의 모습을 흉한 기운으로 생각하고 이를 가리기 위해 조성한 마을숲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러한 지형 차이로 인해 기후 차도 동서 간에서 뚜렷한 편이다. 서부 저지는 동부 산지보다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적다. 전주는 1월 평균기온이 –1.2℃이고 8월 평균기온이 26.3℃, 연강수량이 1,296mm로 전국의 평균을 살짝 상회한다. 반면 동부 산간지방은 1월 평균기온이 –3∼4℃에 달하고 여름은 24℃ 내외이며, 연강수량은 1,354mm에 이른다. 이 일대는 강원도 태백산맥 연안 지역에 이어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린다.
전북의 농업은 벼농사가 중심이다. 김제⋅옥구⋅익산 등의 논의 비율이 90%에 육박한다. 한편 밭작물은 지역에 따라 고추⋅수박⋅땅콩⋅무⋅배추⋅생강 등의 재배가 성하고, 무주⋅진안에서는 고랭지 채소 재배도 활발하다. 어업 역시 활발한 편은 아니지만 군산항은 연근해어업의 기지이고, 격포⋅곰소 등은 연안어업의 주요 어항이었지만, 해안에 퇴적물이 점차 많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어항의 기능이 위축되고 있다. 곰소는 1980년대까지 천임염과 젓갈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젓갈만이 명맥을 잇고 있다.
공업은 전주⋅익산(이리)⋅군산을 잇는 삼각지대에 집중적으로 발달했다. 공업 중에는 중화학공업보다는 식품⋅제지⋅담배 등의 경공업이 우세하다. 전라북도는 제조업 사업체수(2.3%)가 제주도(0.4%)와 강원도(1.4%)에 이어 세 번째로 적고, 종사자수(2.9%)는 두 도(0.2%, 1.2%)와 전남(2.7%)에 이어 네 번째로 적다. 공업이 가장 발달한 경기도의 비율은 각기 33.8%와 30.9%이다(2011년).
2014년 현재 전라북도에는 6개(전주, 군산, 김제, 익산, 정읍, 남원)의 시와 8개(완주, 진안, 무주, 장수, 임실, 순창, 부안, 고창)의 군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은 곳은 도청소재지인 전주시(65만명, 35%)이고, 가장 적은 곳은 장수군(23,243명, 1%)이다. 이밖에 익산시 30.7만 명(16%), 군산시 27.8만 명(15%)이 거주하여 세 도시에 70% 이상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군부(郡部)에는 10%를 약간 넘는 인구가 분포하고 있다. 군 중에는 완주군의 인구가 8.7만 명으로 가장 많다. 전북에서는 진안⋅무주⋅장수⋅임실 네 군과 고창과 부안 두 군이 각기 하나의 선거구를 이루고 있으며 완주군과 순창군의 선거구도 역시 각기 전주시와 남원시에 편입되어 있어 군 중에 독립된 선거구를 형성한 곳이 없다.
전라도는 전통적으로 교통 발달이 가장 더딘 곳이었으나, 2000년대에 서해안고속도가 건설되고, KTX 선로도 증설되어 점차 교통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 곡창지대를 연결할 목적으로 철도는 일찍 개발되었다. 호남선(대전-목포)이 1914년에, 군산선(군산-익산)이 19112년에, 전라선(익산-여수)이 1936년에 개통된 바 있다.
내장산⋅선운산⋅덕유산 국립공원, 전주 한옥마을, 진안 마이산, 무주 스키리조트는 전북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특히 전주 한옥마을에서는 한국의 전통문화 체험 기회가 많고 한옥을 호텔로 개조한 곳도 많다. 한옥마을 주변에는 한국의 가장 오래된 성당의 하나인 전동성당과 조선 태조의 영정을 봉안한 경기전, 전주향교, 전주읍성, 전라감영, 오목대 등 역사유적지가 가까이 있어 여행의 편의를 주기도 한다. 전주는 부채 공예와 비빔밥으로도 유명하고, 국제영화제(JIFF)도 점차 유명세를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