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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2일 (일) 22:51 기준 최신판

조선 망국에 대한 근대 중국인의 평론

Xu Dan
Xu1.jpg
Name in Latin Alphabet:
Nationality: 중국
Affiliation: Fudan University


1910년 <한일병합조약((韓日合邦条約)>의 체결은 조선이 일제에 의하여 강제로 병탄되었음을 의미한다. 당시 중국 언론은 이에 대해 광범위하게 보도했다. 그러나 사실 당시 중국인은 한일합병에 대해 그다지 의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이유로 중국인은 병합조약이 체결되기 전 조선은 이미 망한 나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근대 중국 언론에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조선의 중요한 지위를 인식해왔을 뿐만 아니라, 조선의 동향과 정세 역시 줄곧 주시해왔다. 그리하여 신문이나 간행물을 통해 조선의 내정외교와 동아시아 정세에 대한 갖가지 관점을 전달하였다. 그 중에는 조선망국에 관한 여러 평론도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망국 평론은 조선 정세의 긴장감이 고조될 수록, 또한 동아시아 정세가 변화함에 따라 그 수가 점차적으로 증가했다. 신문과 간행물뿐만 아니라 저서, 정치선전책자, 그리고 조선망국을 주제로 한 영화와 연극 등 다양한 전달 방법이 나타나기도 했다. 평론의 장르 역시 매우 다양했는데, 시, 산문, 소설, 시평, 사설, 잡기 등 여러 가지가 있었다. 본문은 근대 중국 신문과 간행물에서 나타난 조선망국 관련 평론을 시간 순서대로 소개하고 분석하자면 아래와 같다. 첫째, 조선의 망국은 지속적이고 동태적인 역사 과정이라는 점이다. 이와 비슷한 동시기의 근대 중국인은 《한일합병조약》이 체결되기도 전에 조선이 망국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 이미 예측했었다. 중국인들은 조선이 외국과 조약을 맺었던 것을 포함하여 한반도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사건들에 모두 주목했다. 특히 일본이 조선에서 계속 세력을 확대해 나가자, 중국인들은 불안감에 떨었다. 조선이 일본과 불평등한 조약을 맺을 때마다 중국 언론에서는 적지 않은 파문이 일어났으며, 이에 관한 다량의 논평도 발표되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1870년대 이래의 근대 중국 신문과 잡지 등의 자료를 기초로 하여 중국인의 시각으로 본 조선망국의 위기와 조선망국 예언의 발생과 발전, 그리고 변화 과정을 정리해 보았다. 청일전쟁이 발발하기 전, 서구세력과 접촉하기 시작한 조선은 여러 도전에 직면했으며, 조선의 쇄국정책과 정치부패는 근대 중국인의 강렬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조선은 망국의 위기에 직면했으나, 종주국인 중국은 조선이 자신의 보호 아래에 있으면 여전히 안전을 보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청일전쟁의 패배가 중국인의 꿈을 산산조각 냈다. 일본이 조선에서 세력을 점차 확대해 나감에 따라 일부 중국인은 19세기 말 조선이 이미 망했다고 단정지었다. 그리고 늦게는 1907년 고종황제 퇴위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조선이 이미 망한 나라라는 것이 중국인에게 보편적인 사실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둘째, 《한일합병조약》체결 후, 조선망국의 역사 과정을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조선망국의 원인과 영향을 분석하는 서적도 점차 출판되었다. 본문에서는 이러한 서적을 중심으로 1910년 이후 조선망국 평론의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했다. 저술 목적과 조선망국 원인, 조선망국 참상 등의 문제를 둘러싸고, 각 서적에서 밝힌 주요 관점들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해서 분석했다. 그리고 이러한 공통점과 차이점이 발생한 원인 및 당시의 사회적인 배경도 함께 살펴본 바 있다. 조선망국 저술은 시대에 따라 뚜렷한 시대성을 가지고 있었기에 서적 자체의 내용과 특징은 중국 사회 및 동아시아 형세의 변화에 따라 변화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공동 항일에 필요로 하는 ‘선전 자료’가 되었다. 셋째, ‘역사를 거울로 삼는다’는 것은 중국 전통 사학의 중요한 치사(治史) 원칙이다. 조선망국 저술의 사감(史鉴) 역할은 근대 중국사회에서 남김없이 발휘되었다. 이러한 서적과 글은 근대 중국인이 자국의 입장에 서서 중국 자체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각도에서 시작되었으며, 중국 사회의 필요에 의해 편찬되었다. 그렇기에 확실한 목적성을 갖고 있는데, 이는 조선망국의 실례를 통해 근대 중국사회에 은감(殷鑑)을 제공하며, 중국인을 일깨워 나라를 강하게 만들자고 호소하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또한 일본에 대한 태도와 동아시아 및 세계 정세에 대한 분석 역시 당시 중국사회를 바탕으로 전개된 것이며, 선전의 필요성에 따라 변화하기도 하였다. 필자는 근대 중국인의 조선 망국에 대한 평론 연구에 있어서 깊이 분석해야 할 과제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자료에서 보면 상술한 망국 서적 이외에 근대 교과서나 1910년 이후의 신문과 잡지, 사설을 포함한 다른 유형의 자료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다. 본고에서 간단하게 분석한 저술 목적, 망국원인 및 참상 이외에 여전히 연구해야 할 많은 과제가 남아 있는 것이다. 그 예로 조선망국의 과정과 조선민족성, 그리고 조선 역사 인물의 역할 등이 그것이다. 필자는 앞으로 이러한 방향에 대해 연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