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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29일 (월) 15:56 기준 최신판
목차
해외 한국학 교육과 디지털 인문학
민원정 (칠레 카톨릭대학교)
발표 자료
프레젠테이션
2020 디지털 인문학 대회 -비대면 시대의 인문학 교육과 디지털 인문학-
발표문
들어가는 말
‘‘In the age of ‘fingertip knowledge,’ curiosity is the key to learning.” —Elliott Masie, chair, The Learning Consortium at The Masie Center Covid-19 의 여파로 전세계가 예상치 못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무엇보다 Covid-19 시대에 가장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될 분야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들에서 교육은 온라인 상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언택트 시대의 비대면 온라인 교육은 post Covid-19 에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 예상된다.
교육환경의 변화는 해외한국학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온라인을 통한 해외 한국학 교육이 교수 인력 및 교재가 부족한 지역을 대상으로, 혹은 강의 과목을 상호 보충하는 차원에서 발전해왔다면, Covid-19 시대의 해외한국학은 교수 인력의 현지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대부분의 경우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비대면 온라인교육의 문제점은 전공을 불문하고 모두에게 아직은 낯설다 쳐도, 특히 온라인을 통한 해외한국학의 교육여건은 어떠한가? 그리고 온라인교육만이 해결책인가? 비대면 시대의 교육 환경에서 가르치고 배우는데 있어서 불편함과 어려움은 무엇인가? 장점은 전혀 없는가? 본고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세계화시대를 살며 우리는 세계에 대해 전보다 더 많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세계화는 많은 경우 미국이나 중국, 일본 등과 같은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었다. 낯익은 세계의 경우에도 서로가 서로를 잘 모르면서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았다.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도, 한국의 기대치만큼 한국을 잘 알고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칠레를 비롯한 중남미에서 아시아의 이미지는 변해 왔고, 테크놀로지의 발전으로 인터넷을 통해 아시아를 접할 기회는 많아졌으나 물리적, 문화적 거리는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1]
비대면온라인교육은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의 접촉이 한정되어 있고, 따라서 수용자 입장의 교수법이 전보다 더 중요해졌다. 언택트시대를 맞아 해당 지역의 지역적, 문화적 차이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어떻게 그들이 필요로 하는 한국학을 펼쳐야 할지 성찰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인터넷과 더불어 태어난 밀레니엄세대들은 우리의 예상보다 코로나 시대에 더 잘 적응하는 중이다. 이들에게 익숙한 문화를 최대한 활용하여 언택트시대의 해외한국학이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아날로그 한국학
2018 년 국제교류재단에서 발간한 [해외한국학백서]에 따르면 해외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대학이나 기관이 10 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2000 년대 초반부터 본격화된 한류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어와 한국문화, 역사 전반에 대한 교육 수요까지 전반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2]
미국에서 한국학은 1960 년대 중반 이후 학문으로 자리 잡았고, 유럽에서는 19 세기 중국과 일본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돼 2 차 세계대전 이후 본격화됐다. 중국에서는 1992 년 한중수교 이후 학술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양적, 질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동남아와 중앙아시아에서는 한류 붐을 타고 한국어학습을 바탕으로 한국학 연구가 확대되고 있다.[3]
국제교류재단은 해외 한국학 교육 수요에 비해 현지 교수 인력이 부족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2011 년부터 ‘글로벌 e-스쿨사업’을 시작했다. 국내와 해외 대학의 연계 또는 해외 대학 간 컨소시엄을 통해 온라인 강의와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48 개국 161 개 대학에서 한국학 관련 1 천 67 개 강좌가 개설됐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팽창의 이면에는 한국의 기관에서 파악하는 해외한국학 상황 조사의 신뢰도와 정확성 여부, 그리고 언론에서 보도되는 내용과 실제 상황, 교육 및 연구의 질적 수준 등, 다양한 문제가 산재하고 있다. 한국학의 발전이 비교적 더딘 라틴아메리카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1964 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대학교에서 아시아 전반에 관한 강의가 개설된 것을 라틴아메리카 한국학의 시초로 점차 중남미 몇몇 대학에서 간헐적인 한국학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라틴아메리카의 한국학은 아시아, 유럽, 미주 등 한국학이 독자적 학과나 커리큘럼으로 짜여 있거나, 현지 유학생이 유학을 마치고 남아 학교에 자리를 잡은 경우는 거의 없고, 한국학에 관련된 현지 학자들 중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들도 극히 드물다. 물론 33 개국 이상이 존재하는 라틴아메리카 각 나라마다 상황은 다르겠으나, 일반적으로 한국학을 “하고” 있다고 알려진 아르헨티나, 멕시코, 브라질, 칠레 등의 경우 대부분이 사회과학을 기반으로 한 간헐적인 행사를 하고 거의 대부분이 국제교류재단이나 한국학중앙연구원 등 한국정부의 지원에 의지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측의 지원이 끊기면 강의와 학술회의 등이 유지되기 어려워 강의 및 교원도 유지와 단절의 역사를 반복해왔다. [4]
엄밀한 의미의 한국학자를 양성하기 어려운 현실이지만, 학과 설치나 전임교원 양성은 현지 국가의 사정, 학교의 의지, 수요와 지원 여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칠레를 비롯한 중남미의 경우 대학졸업자들의 대부분은 전공에 맞춰 진로를 선택한다. 따라서 무조건 학과를 설치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1960 년대에 시작된 라틴아메리카의 한국학이 아직도 뚜렷한 질적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 또다른 문제는 한국학의 정의와 목적이다. 한국학은 학문으로 정립된 한국학인가, 아니면 지역학으로서의 한국학인가 하는 문제다.[5]
또한 한국학의 목적이 학문적 발전을 위해서인지, 한국학자를 양성하기 위한 것인지, 소프트 파워로서 한국의 공공외교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모두인지의 문제다. 라틴아메리카를 비롯하여 한국학의 발전이 체계를 잡지 못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현지 대사관과의 긴밀한 협조로 한국의 지원을 받아 공공외교적 활동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 지역적, 문화적 사정에 따라 한국학의 성격이 유동적으로 정의되어야 할 필요성도 있다. 지리적, 문화적으로 한국에서 멀수록 아날로그 한국학의 어려움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지구 반대편의 한국학을 진흥시킬 묘책의 하나로 2006 년부터 2011 년까지 미국의 UCLA 한국학센터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중핵사업으로 라틴아메리카의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멕시코 지역 대학들 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국학을 “담당”했다. 학자들을 초청해 워크숍을 개최하고 미국의 겨울에 각 국가의 학생 두 명씩을 선발해 UCLA 의 “winter quarter”를 수강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미국과 라틴아메리카 각 나라 사이의 시차와 학기의 차이 등 어려움이 있었다. 하나의 주제로 통일된 연구결과물은 결국 책으로 출판되지 못했고, 한국학을 하는데 한국이 아닌 미국이 중개자 역할을 맡았다는 불만의 소리도 있었다. 결국 이 프로젝트는 지속되지 못했고 라틴아메리카의 학자들은 개인 연구나 활동 프로젝트를 한국에 직접 지원하는 방식을 선호하게 되었다. 라틴아메리카에 한류 붐이 일었다는 기사는 한국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케이팝의 인기는 결코 부정할 수 없다. 케이팝 팬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한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러한 관심이 늘 한국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경우에도 고문서를 읽을 수준까지 다다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지구 반대편에서 한국에 관심을 갖고 한국어를 배우거나 한국학, 혹은 한국의 지원에 관심을 갖는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지역별 형평을 위해 한국학이 없거나 빈약한 지역에 무조건적 지원을 해줘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디지털 한국학
지식기반 Knowledge base 강의가 지식을 전달하고 지식을 학습하는 강의 중심이었다면 post Covid-19 시대의 교육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이미 Covid-19 이전에도 그동안의 전통적인 교육에 상치되는 mooc 을 비롯한 온라인 강의가 엄청난 발전을 이루어 왔다. 어지간한 지식은 이미 인터넷에 다 나와 있으니 찾아보면 되는데, 이를 암기하듯 학습하는 시대는 지났고, 밀레니엄 시대의 취향에도 맞지 않는다. 교육의 흐름도 교수자 중심의 교육에서 학습자 중심의 교육으로 가고 있다. 대학들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융합전공을 만들거나 디지털 시대의 사회변화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전공들을 창출해서 기존의 전공들을 대체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강의를 수강할 경우에도, 혹은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강의를 수강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도 학습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한국에 대한 자료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검색만으로 충분한가? 필자의 경험을 빌면, 학생들이 잘못된 지식과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는 경우도 많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해 한국학과 관련된 자료를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구본권은 원하는 자료를 찾아 읽는 것으로 끝난다면 만들어진 아카이브를 만들기 위해 들인 노력에 비해 효용이 적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자료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분석도구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따라서 기록물을 제대로 남겨야 하되 제대로 볼 수 있게 각색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연구자는 맥락을 잘 파악해야 하고, 데이터로 연구할 수 있는 것과 데이터에서 말하지 않은 것을 연구자가 개입해서 판단할 수 있는 내용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6]
라틴아메리카의 경우 기존의 활동과 연구에 대한 자료가 체계적으로 기록되어 있지 않다 보니, 간헐적 활동을 ‘최초’나 ‘유일’이라 칭하는 본의 아닌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산발적으로 이루어진 한국학 자료를 모아 아카이브를 구축함으로써 반복과 plagiarism 을 미연에 방지하며, 그동안의 연구 및 활동의 추이를 분석함으로써 앞으로의 방향을 추론하고 정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국 연구에 필요한 관련자료를 현지 언어로 데이터화 함으로써 학생들이 비판적 사고를 통해 스스로 자료를 읽고 쓰는 과정이 마련될 것이다.[7]
나가는 말
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다. 제공할 수 있는 강의와 교수자 및 학습자의 수요와 공급을 온전히 충족시키기 힘든 해외 한국학에서 융합적 학문은 더욱 중요하고 필요하다. 디지털인문학을 통해 인문학-지역학-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교육 모델 개발을 개발해 전세계 한국학 관계자들의 연구성과와 활동을 공유하고, 언어권 문화권별 자료를 현지 상황과 필요에 맞추어 마련할 논의를 해야 할 것이다. “디지털 원어민” 세대인 전세계의 밀레니엄세대들은 이미 상당부분의 지식을 인터넷을 통해 획득하고 있다. 김현·임영상·김바로의 지적대로 디지털적인 방법으로 이미 만들어진 지식의 데이터를 ‘읽는’ 것은 이들에게 익숙한 일이다.[8]
그러나 인문지식의 학습을 통해 얻은 결과나 창조적인 응용의 성과를 디지털 세계에 다시 되돌리는 방법을 가르치고 학습 내용의 질을 관리하는 것이 교수자의 역할이 되어야 할 것이며 학생들도 자신의 인문학적 탐구의 과정과 결과를 디지털적인 방법으로 쓸 수 있는 능력을 높일 수 있으며, 각자의 목적에 맞는 한국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심화할 수 있을 것이다. 곁들여 그동안 해외한국학지원사업에 사용되던 비용을 디지털 한국학개발에 사용하여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 ↑ Wonjung Min. “Mis Chinos, Tus Chinos. The Orientalism of Chilean K-pop Fans.” International Communication Gazette. First published online June 2, 2020. p. 4.
- ↑ 김유진, “해외 한국학 운영 기관 10 년 사이 2 배 늘었다 … 2018 해외한국학백서 발간” 경향신문 2018 년 1 월 22 일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1221537001&code=960201
- ↑ “[한국학현장보고서] ① ' 지한파 육성의 산실” 연합뉴스 2008 년 5 월 31 일 https://www.yna.co.kr/view/AKR20180525019000371?input=1195m
- ↑ Wonjung Min, “A Short History of the Ups and Downs of Korean Studies in Latin America: Newcomers Meeting the Challenges.” Journal of Contemporary Korean Studies. Volume 2, Number 1, June 2015.
- ↑ Wonjung Min, “A Short History of the Ups and Downs of Korean Studies in Latin America: Newcomers Meeting the Challenges.” Journal of Contemporary Korean Studies. Volume 2, Number 1, June 2015; 김현, “해외한국학과 디지털인문학 -디지털시대의 한국학교육방법-” 한국학대학원 ‘고전번역학과 디지 털인문학’ 세미나, 2017년 3월 14일.
- ↑ 구본권, <인공지능 시대 지식과 교육의 과제>, [디지털 시대 인문학의 미래], 서울: 푸른역사, 2017, 89-133.
- ↑ Wonjung Min (Ed.), Estudios coreanos para hispanohablantes. Un acercamiento crítico, comparativo e interdisciplinario (스페인어 화자를 위한 한국학. 비판적, 비교적, 통합적 관점). Santiago, Chile: Ediciones UC, 2015.
- ↑ 김현·임영상·김바로, [디지털 인문학 입문], 서울: HUEBOOKS,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