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제가집주(小學諸家集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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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9년(선조 12) 이이가 편찬한 『소학』 주석서.

개설

『소학제가집주(小學諸家集註)』는 1579년(선조 12) 이이가 편찬한 책이다. 이 책의 편찬은 조선의 사상사에서 한 획을 긋는 큰 사건이었다. 이 책이 간행되고, 또 널리 보급됨으로 해서, 조선에서는 이전 시기 명대 학자 하사신(何士信)이 주석을 단 『소학집성(小學集成)』, 정유가 편집한 『소학집설(小學集說)』과는 다른 새로운 『소학』 주석서를 활용하여, 『소학』을 익힐 수 있게 되었다. 18세기 말에는 이수호가 이 책을 보충하여 『소학제가집주증해(小學諸家集註增解)』를 편찬하였다.

서지 사항

2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목판본이다. 크기는 세로 35.5cm, 가로 23.6cm이며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내용

김장생은 발문(跋文)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율곡 선생은 산림에 물러나 거처하면서, 경서에 마음을 쏟은 20여 년 동안 『소학』 책을 더욱 반복해서, 익혀 왔다. 이에 많은 주설을 모아, 그 중에 정밀하고 요긴한 것을 가리고, 번거롭고 어지러운 것을 삭제하였으며, 그 사이에 미비한 부분이 있으면, 자기의 의견으로 보완하고서, 『소학제가집주(小學諸家集註)』라 이름을 붙였다.

배우는 자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헷갈리거나 의문을 품게 되는 일이 없을 것이니, 선생의 공이 크다고 말할 만하다. 선생은 평소에 예의로써 몸가짐을 단속하고, 『소학』 한 책을 극진히 강구하였다. 그러므로 그 앎의 명백함과 선택의 자세함이 이와 같았으니, 이 점을 배우는 자들이 모르면 안 될 것이다.”

『소학제가집주(小學諸家集註)』는 상ㆍ하권으로 되어있는데 그 내용은 총론ㆍ입교ㆍ명륜ㆍ경신ㆍ가언ㆍ선행 등으로 편술 되어있으며, 각 성현이나 중요 인물들의  좋은 말을 집대성하여 편술 된 책이다. 그 원본은 이두법도 적용하지 않았으며, 한문 글귀에 이어서, 한글로 ‘은ㆍ이ㆍ하니ㆍ하되ㆍ니라’ 등을 넣고, 해설이 뒤따라 있는데, 옛말로 쓴 한글이다.  이것을 『현토구해 소학집주』라고 한다.

『소학』은 서당에서 천자문과 동몽선습과 계몽편을 학습한 후에 학문의 기초로 『소학』 상권을 배우고 『소학』 하권을 배운 다음 『대학』ㆍ『중용』ㆍ『논어』ㆍ『맹자』로 올라간다. 『소학』이라는 책으로 이름을 정하여 글을 정리한 사람인 진나라 때 허형(許衡)이 말하기를, “『소학』은 진시황이 책을 불태운 후 성인의 경인 책이 온전히 전하는 것이 없는 연유로 흩어진 내용을 모아서 편술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내용은 논어나 맹자의 내용도 있지만, 시경. 서경. 주역. 춘추 등 광범위합니다. 이 책에 이렇게 토를 달고 해설까지 곁들인 것은 깊은 한문학으로 들어가는 문자ㆍ구절 해석의 첫걸음이다.

어떤 기록에는 이이ㆍ성혼(成渾)ㆍ송익필의 문인이었던 김장생이 철학적으로 이이의 ‘이기일원론(理氣一元論)’을 따랐으며, 이이와 성혼을 위한 서원 건립과 더불어, 1만 8000여 자에 달하는 이이의 행장을 짓기도 하였고, 또한 스승인 이이가 시작한 『소학집주(小學集註)』를 1601년(선조 34)에 완성하였다고 한다.

의의와 평가

조선 사상사의 흐름에서 볼 때 『소학집주』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첫째, 『소학집주』는 조선인에 의해 정리된 최초의 『소학』 주석서였다. 여기에는 오랫동안 주자학을 조선사회에 정착시키려고 노력했던 조선 사대부들의 문제의식이 무르녹아 있었다. 둘째, 이 책은 이이학파의 학문 역량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이황학파, 서경덕 학파에서는 이러한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호지역의 이이학파와 여타 학파 간의 학문적 차이와 개성을 이해함에 이 책의 편찬과 간행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셋째, 『소학집주』의 간행은 조선후기 서인들이 정치사상계의 중심부로 탄탄히 진입했을 알리는 중요한 징후였다. 이 책은 서인을 상징했으며, 서인들이 조선사회에서 널리 펼치고자 한 내용들을 풍부히 담고 있었다. 이 책을 읽는 조선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하여 주자학은 물론이거니와 율곡이이의 존재를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참고문헌

  • 김주원, 「소학집주와 번역소학 연구」, 『알타이학보』 제12호, 한국알타이학회, 2002.
  • 오항녕, 「17세기 전반 서인 산림의 사상: 김장생ㆍ김상헌을 중심으로」, 『역사와 현실』 8, 한국역사연구회, 1992.
  • 정호훈, 「16ㆍ7세기 『소학집주』의 성립과 간행」, 『한국문화』 제47집, 규장각 한국학연구소,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