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서(方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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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치료를 위한 의약방문(醫藥方文)을 수록한 책.

개설

방서(方書)는 일종의 처방서이다. 조선시대 민간 전염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대민 구료(救療) 대책의 하나로, 역병지에 약물과 함께 의서(醫書)와 방문(方文)을 내려보내 백성들의 구활을 돕는 것은 조선시대 전 시기에 걸쳐 나타나는 방법 중 하나였다. 이 의서와 방문은 해당 지역의 질병에 관한 약재 사용 및 구병의 지침서로서 각 도의 감사와 수령에게 하달되어 활용되었다.

연원 및 변천

조선초에는 구체적인 약방문을 보낸 기록도 나타나지만 이후에는 대체로 중앙에서 간행된 의학 방서를 전국적으로 배포하여 질병 발생 전·후의 예방과 치료를 돕도록 하였다. 『조선왕조실록』에서 하송(下送)된 의약방서의 시초는 1427년(세종 9) 『향약구급방』을 인쇄하여 각 도로 보내도록 한 것이다(『세종실록』 9년 9월 11일). 의약방서 외에도 자세한 약방문을 하송하기도 하는데 전술한 의약의 내용에서 보았듯이 구체적인 치료법을 외방에 전하는 경우도 있었다.

세종대의 기록에는 각 약방문은 『경제육전』, 『속육전』을 근거로 한다고 명시하였는데 두 문헌은 현전하지 않아 그 근거를 확인할 수 없다. 조선시대 의서 간행은 크게 관판(官板)과 사판(私板)으로 나눌 수 있다. 관판의서는 중앙관서인 교서관, 주자소, 훈련도감 등이나 지방관서인 감영 및 주군현에서 간행하였는데 대개 이들의 간행 체계는 먼저 중앙에서 간인하여 지방관서로 반사(頒賜)하면 각 지방관서에서는 그 책을 받아 필요한 만큼 인출하여 널리 배포하였다.

구체적인 질환에 관한 전문 의약방서의 출간은 중종대 이후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주요 의서를 보면, 1518년(중종 13)의 『언해벽온방』·『언해창진방』은 각각 민간의 전염병과 창진(瘡疹)의 증세 및 치료법을 밝힌 책이다. 그 외에도 황달과 학질에 관한 치료서인 『황저학질치료방』(1550), 천연두에 관한 『언해두창집요』(1608)가 있다. 또한 1613년(광해군 5)에는 각각 『간이벽온방』과 『신찬벽온방』이 간행되었다. 특히 이 두 책은 발진티푸스와 성홍열에 관한 처방으로 알려져 있다.

또 시기적으로 중종대 이후 극심해졌던 우역(牛疫)과 같이 가축의 치료를 위한 『우마양저염역치료방』도 1541년(중종 36)에 처음 등장하여 1636년(인조 14)에 다시 간행한 기록이 있다. 지역별로 반사된 의약방서가 어떤 절차로 배포되고 쓰였는지에 관해서는 자세히 알 수 없다. 추론해 보건대, 일차적으로는 각 도의 감사와 고을의 수령, 그리고 의생과 심약 등과 같은 의료 인력에게 나누어졌을 것이다. 그 외에는 해당 지역의 필요한 사족들이 얻어 보았으리라 생각되며, 특히 언해본의 경우는 일반 민간에게도 배포되었다고 판단된다.

이와 같이 중앙에서 대민 구료의 목적으로 간행한 관찬 의서 외에 사찬 의방(醫方)의 편찬도 행해졌다. 특히 조선후기에는 빙허각(憑虛閣) 이씨(李氏)의 『규합총서』와 같이 집안 내 치병을 목적으로 한 각종 의서와 방서를 정리한 책이 나왔고, 홍만선(洪萬選)의 『산림경제』, 이수광(李睟光)의 『지봉유설』, 이규경(李圭景)의 『오주연문장전산고』 같은 실학자들의 유서류(類書類)에서도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언급하였다. 거기에 『산림경제』나 『규합총서』에서 인용한 『윤방』·『허방』같이 연원이 불분명한 경험방까지 예로 든다면 이러한 각종 처방서가 사족들뿐 아니라 민간에도 널리 유포되었을 것이다.

형태

방서는 인쇄된 한문본, 언해본 즉 한글본과 이를 베껴 적은 필사본 등이 전하며 이를 축약하거나 필요한 것만 가려 적은 것 등 다양한 형태가 전하고 있다.

생활·민속 관련 사항

의약방서의 실제 활용은 훨씬 더 폭넓게 이루어졌고 국가의 구료 시책의 일환뿐 아니라 자가 치료의 지침서로서 조선시대 전반의 의료 상황을 타개하는 중요한 자구책이었다. 지금까지 전해오는 각종 민간의료 습속은 실제 경험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각종 경험방과 의약방서에 연원한 부분도 적지 않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참고문헌

  • 『규합총서(閨閤叢書)』
  • 『산림경제(山林經濟)』
  •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 『지봉유설(芝峯類說)』
  • 양태진, 『알기쉬운 옛책 풀이』, 법경출판사, 1990.
  • 김중권, 「내의원의 의서간행」, 『문헌정보학보』5, 1993.
  • 오경후, 「조선후기 지역 민간의료체계의 발전사」, 『국사관논총』107, 2005.
  • 원보영, 「규합총서의 의료민속학적 연구」, 『민속학연구』1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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