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일연(翌日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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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외국 사신이 왔을 때 하마연(下馬宴) 다음 날에 베풀던 연회.

개설

익일연(翌日宴)은 『경국대전』에도 규정된 공식적인 사신 접대 연회로, 중국·일본·야인의 사신이 모두 대상이다. 하마연(下馬宴)에 이어서 두 번째로 거행되었는데, 전기에는 사신이 도착한 다음 날, 후기에는 셋째 날에 베풀어졌다. 사신이 도착한 직후 각종 의식과 하마연으로 지친 다음 날의 연회라 상대적으로 경시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사신이 개인적 요청을 하기 시작하는 연회라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하였다(『세종실록』 15년 10월 14일). 장소는 사신의 숙소였다.

연원 및 변천

1419(세종 1)에 왕이 태평관에 나가 익일연을 베풀었다(『세종실록』 1년 8월 18일). 이후 대부분 왕이 직접 신하들을 이끌고 참석하고, 드물게 세자로 하여금 대행하게 하였다. 점차 하마연보다 경시되어 왕이 직접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론이 있었지만, 인종이나 명종은 신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직접 참석하였다(『인종실록』 1년 4월 26일).

한편 임진왜란 당시 명(明)이 풍신수길(豊臣秀吉,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왕으로 봉하는 사신이 조선에 오자, 선조는 반발하여 익일연을 별연(別宴)으로 대체하여 대신이 행하도록 하였고(『선조실록』 28년 4월 20일), 1610년(광해군 2)에는 요구한 물품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신이 수차에 걸쳐 익일연을 거부하기도 하였다(『광해군일기』 2년 7월 7일). 임진왜란 이후에는 태평관이 파괴되어 남별궁(南別宮)에서 행하였다. 접대 대상이 청(淸)으로 바뀐 인조대 이후에는 반청(反淸)의식이 팽배하고 청에서도 접대의식을 간소화하여 점차 시행되지 않았다.

절차 및 내용

중국 사신에 대해서는 왕이 직접 대접하는 것이 원칙이며,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세자나 왕자·대신이 대신하였다. 일본과 야인의 사신에 대해서는 예조가 담당하였다. 시기별로 연회의 절차가 차이가 있었다.

『세종실록』 오례(五禮)에 규정된 조선초기 연회의 절차는 다음과 같다. 도착한 다음 날 영접도감 등의 관원이 태평관에 좌석을 배치한 후, 왕이 도착하여 편전(便殿)에서 대기하다가 중문 밖에서 마중 나온 사신과 함께 수행원들과 들어와 착석한다. 먼저 차(茶)와 과일 등을 대접하고, 이어서 음악이 시작되며, 술과 과일을 돌린 후, 음식상과 꽃이 뒤를 이어 차례로 올리어진다. 이 과정에서 왕이 먼저 정사와 부사에게 차와 술을 대접한 후 사신이 답례한다. 다음으로 왕세자가 술을 올리고 나면 소선(小膳)을 올리고, 다음으로 종친이 술을 올리고 탕(湯)을 올린 후 술이 일곱 순배 돌고 과일을 올린 후 마지막으로 술을 한 번 돌린다. 왕이 나가면 사신이 중문 밖까지 전송하고, 왕은 궁궐로 돌아온다[『세종실록』 「오례」 빈례(賓禮)연조정사의(宴朝廷使儀)].

조선후기의 절차는 『통문관지(通文館志)』에 잘 정리되어 있다. 입경 후 셋째 날 예빈시(禮賓寺) 등 관련 관청에서 연회를 준비한 후, 왕이 도착하여 어실(御室)에서 대기하다가 연회 장소의 계단 아래에서 사신과 만나 올라가 마주 보고 두 번 절하고 착석한다. 먼저 음악이 연주되는 속에서 다례(茶禮)를 하고 나면, 음식상과 꽃·휘건(揮巾)·염수(鹽水)·소선 등을 바치고 나서 춤이 시작된다. 다음으로 술을 올리기 시작하는데, 술은 사신과 왕에게 동시에 올리며, 서로 읍하고 마신다. 첫 잔을 마신 후 고기와 만두를 바치고, 두 잔을 마신 후 탕과 첫 번째 안주[初味]를 바친다. 술을 마시는 도중에 매 잔이 올리어질 때마다 음악과 춤이 계속 바뀌고 안주가 올라간다. 술이 8순배 돈 후 탕과 7미(味)까지 올리고 나면 완배례(完盃禮)로 술 마시기를 마치고 음악도 그친다. 왕과 사신이 서로 읍하고 잔치를 마친다.

관례적으로 잔치의 전후에 사신과 수행원들에게 예단 명목으로 많은 물품을 선사하였다.

참고문헌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경국대전(經國大典)』
  • 『대전회통(大典會通)』
  • 『통문관지(通文館志)』
  • 『영접도감연향색의궤(迎接都監宴享色儀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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