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小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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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궁궐 내 공식 행사에 배치되는 가장 작은 규모의 의장.

개설

궁궐에서 진행되는 공식 행사에는 왕권을 상징하는 의장(儀仗)이 배치된다. 소장은 행사에 동원되는 세 등급의 왕 의장 중 가장 규모가 작은 의장 편성이다. 소장이 사용되는 행사는 사실상 조회의 일종인 조참(朝參)뿐인데, 조참은 시행 빈도가 가장 높은 조회 의식이므로, 소장은 실제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의장이었다.

연원 및 변천

성종 때 간행되는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서 조선 왕의 행차 시에 동원되는 노부(鹵簿)와 궁궐 행사에 배치되는 의장은 각각 대응하여 동일한 의장물로 구성하도록 규정되었다. 즉, 노부의 대가(大駕)·법가(法駕)·소가(小駕)에 조응하여 의장은 대장(大仗)·반장(半仗)·소장(小仗)의 편성이 있으며, 각각을 구성하는 의장기와 기타 의장물 편성이 동일한 것이다.

노부에 동원되는 의장물을 그대로 궁궐 마당에 사용하게 된 시점은 분명하지 않지만, 이러한 원칙은 세종 때의 의장 정비 과정을 거치면서 확립되었다. 그렇더라도 노부의 대가·법가·소가에 대응하는 대장·반장·소장의 의장 체계가 바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궁궐 행사의 등급과 성격에 따라 의장물의 편성에 차등을 두도록 하는 규정은 궁궐 행사에 대한 집중적인 정비 과정을 거친 이후에 가능한 것이었다. 궁궐 행사의 성격과 의식에 대한 정비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의식 사이의 비중에 차이를 두게 되었고, 그러한 비중의 차이를 의장에도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정비되었다.

『세종실록』「오례」에 등장하는 의식의 상당수는 대장·반장·소장의 의장 등급을 명시하지 않고 단순히 의장으로 기술하고 있다. 1431년(세종 13) 소가에 동원되는 의장을 조참 조회에 사용하라는 검토가 있었다. 그러나 1444년(세종 26) 이후의 정비 사항을 담은 『세종실록』「오례」에는 노부의 소가에 대응하는 소장 편성이 규정되어 있지 않았으며, 조참의 의장을 반장 등급으로 기술하고 있다. 또한, ‘회례연도(會禮宴圖)’에서는 노부의 소가와도 일치하지 않으면서 반장의장보다는 편성 규모가 작은 의장이 등장한다. 즉, 이 시점까지 소장 편성이 정확하게 확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세조 때의 의장 정비 과정을 거치면서 소장을 노부의 소가의장 편성과 일치시키는 원칙이 자리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소장의장은 이후 의장물 구성이나 배치 방식에 큰 변화가 없이 적용되었다. 소장은 궁궐에서 진행되는 정기 조회인 조참의 의장이 되었고, 성종 때 간행된 『국조오례의』에 이러한 규정이 반영되었다.

절차 및 내용

소장은 약식의 왕 상징 의장이다. 반장의 경우 규모가 가장 큰 대장의 의장물 편성에서 종류는 대체로 유지하면서 수효를 축소해 구성한 반면, 소장은 의장물 자체를 생략하는 방식으로 편성되었다.

의장의 시작과 끝을 상징하는 홍문대기(紅門大旗)후전대기(後殿大旗)가 소장에는 생략되었다. 육정기(六丁旗)를 비롯한 방위 표시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는 의장기 편성도 적용되지 않았고, 화려한 장식을 특징으로 하는 각종의 당(幢)도 소장에는 사용되지 않았다. 착석 용구인 교의(交椅)도 일체 동원되지 않았다. 반면에 왕을 수행하여 이동하는 홍양산(紅陽繖)으로 대표되는 수행 의장은 등급에 상관없이 동일한 편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소장에도 그대로 사용되었다.

소장이 적용되는 조참은 궁궐의 문에 어좌를 두고 시행되는 의식이었다. 어좌가 궁궐 문에 설치되는 것은 왕 자신을 낮춘다는 의도를 담은 것이므로 이러한 의도에 상응하여 소장의 의장 편성은 약식으로 이루어졌다.

소장 의장은 왕을 상징하는 최소 등급의 편성이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왕권의 상징 범위의 하한선을 보여주는 의장이다. 왕비와 왕세자 의장은 왕의 소장의장을 기준으로 의장물을 상쇄하여 편성한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문헌

  • 『고려사(高麗史)』
  •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 『춘관통고(春官通考)』
  • 『통전(通典)』
  • 『문헌통고(文獻通考)』
  • 『대명집례(大明集禮)』
  • 『제사직장(諸司職掌)』
  • 백영자, 『조선시대의 어가행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1994.
  • 강제훈, 「조선전기 국왕 의장제도의 정비와 상징」, 『사총』77, 2012.
  • 김지영, 「조선시대 典禮書를 통해 본 御駕行列의 변화」, 『한국학보』31-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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