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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0일 (일) 01:16 기준 최신판



꼭두서니과에 속하는 상록성 관목의 열매.

개설

치자(梔子)는 꼭두서니과에 속한 치자나무의 성숙한 열매를 따서 햇볕에 말린 것이다. 노랗고 붉은 색을 띄는 긴 타원형의 열매는 옛날부터 황색 염색제와 생리 효능을 돕는 약재로 이용되었다.

원산지 및 유통

원산지는 중국이며,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대만·일본·인도 등에 분포하고 있다. 한국에는 약 500년 전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경상남도와 전라남도 지역의 남해안 부근에서 재배된다.

치자는 조선시대에 일본인들이 한국에 진상한 물목(物目)이다(『성종실록』 4년 8월 9일). 치자에 대한 답례로 조선은 그들에게 면주(綿紬)·면포(綿布)·정포(正布)를 하사하였다(『성종실록』 25년 4월5일).

연원 및 용도

치자는 7월에 꽃이 피고, 9월경에 열매가 노랗고 붉은색으로 익으면, 10월경에 수확하여 햇볕에 말린다. 열매의 바깥은 능선이 있고 주홍색 또는 적갈색을 띠며, 안쪽은 황갈색이다. 열매의 모양은 비교적 둥근 타원형의 산치자(山梔子)와 긴 타원형의 수치자(水梔子)가 있다. 한국에서는 주로 수치자를 재배한다.

『해동잡록(海東雜錄)』에는 “치자에는 4가지의 아름다움이 있는데, 꽃의 빛깔이 희고 윤기 있음이 첫째요, 꽃의 향기가 맑고 깨끗함이 둘째요, 겨울에도 잎을 갈지 않고 푸른 것이 셋째요, 노랑 물감을 들이는 열매가 넷째다. 치자꽃은 성질이 건조하고 더운 것을 아주 싫어하므로, 몹시 더운 곳에 간직하여 두면 가지와 잎이 누렇게 시들어 꽃을 피우지 못한다. 또 얼어서 상하니 좋지 않다.”고 하였다. 『다산시문집(茶山詩文集)』에는 “치자는 약에도 넣고 염료로도 쓰이니 아무리 많아도 팔리지 않을 걱정은 없다. 보리 심을 밭에다가 이런 것들을 심는다면 그 이익이 10배는 될 것이다.”고 하여 재화로서의 가치를 알렸다.

치자는 염색재로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음식에는 전, 묵, 떡, 과편, 술 등에 황색을 내는 재료로 이용되었다. 『시의전서(是儀全書)』의 묵 만드는 법에서 청포는 녹말로 눅고 되기를 맞추어 쑤는데, 치자물을 들여 쑤면 노랑묵이 된다고 하였다. 생선전유어는 숭어나 농어로 하고, 간과 두골, 대하와 생치, 돼지고기를 두드려 펴 놓아서 조각을 만들어 가루를 묻히고 달걀을 씌워서 지지는데 달걀의 흰자에는 녹말을 조금 섞고, 노른자에는 치자를 쳐서 각각의 옷에 색을 더하였다.

웃기떡으로 쓰인 주악은 치자로 물을 들인 치자주악에 감태주악, 송기주악 등으로 오색을 갖추어 장식하였다. 개피떡을 할 때도 쌍개피떡에는 쑥을 넣은 푸른 것을 흰개피떡과 붙이고, 셋붙이는 흰 떡에 분홍을 들이고, 치자를 진하게 우린 황색의 떡을 만들어 같이 붙였다. 고종의 즉위 40주년을 기념하고, 보령 51세의 망육지년(望六之年)을 축수하기 위해 1902년(광무 6)에 행했던 잔치를 기록한 『진연의궤(進宴儀軌)』를 보면 중화전(中和殿) 진연에서 대전에 올리는 대탁찬안(大卓饌案)에 25식기가 차려졌다. 이 중 사색 고깔 빙사과[四色笠帽冰絲果]가 1그릇 올라간다. 사색 고깔 빙사과 각 100개를 만드는 데 찹쌀 5말에 색을 내기 위해 지초와 갈매(葛梅)가 각 1근, 치자 200개, 홍취유 등이 쓰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빙사과의 4가지 색을 내기 위해 지초·갈근·치자·홍취유 등을 발색제로 사용한 것이다. 강정을 할 때도 기름에 치자를 넣어서 찹쌀바탕을 지지면 황색이 되고, 기름에 지치를 넣어서 지지면 홍색이 된다. 녹말편, 오미자편, 모과편, 생강정과, 섭자반을 만들 때도 치자를 우린 물을 섞어 노란색을 들였다.

소주를 내릴 때 술을 담는 병 주둥이에 모시를 놓고 그 위에 계피가루, 설탕 등을 놓고 술을 받으면 술맛이 달고 향기롭다. 술 색을 붉게 하려면 모시 위에 자초, 노랗게 하려면 치자를 놓는다.

치자는 심경(心經), 폐경(肺經), 위경(胃經), 간경(肝經), 삼초경(三焦經)에 작용하는 한약재로도 많이 사용되었다. 몸의 열을 내리고, 가슴의 답답증을 해소하며, 부기를 가라앉히고 해독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 아랫배가 아파서 대소변을 못 보는 졸산통(猝疝痛), 머리가 아파 깨지는 듯한 졸두통(猝頭痛), 끓는 물이나 불에 데었을 때, 수족(手足)이 부러졌을 때 먹는 약재로 이용되었다. 청금강화탕(淸金降火湯),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 화울탕(火鬱湯),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소시호탕(小柴胡湯), 이모영수탕(二母寧嗽湯), 자음건비탕(滋陰健脾湯) 등 내의원(內醫院)에서 처방된 탕약에 부재료로도 쓰였다.

생활민속 관련사항

『산림경제(山林經濟)』 「양화(養花)」조에는 “화훼류(花卉類) 중의 명품(名品)은 치자이다. 일명 담복촉(薝葍蜀)이라고 하는데 붉은 꽃이 피는 것도 있다. 모든 꽃은 꽃잎이 여섯 장인 경우가 거의 없는데, 오직 치자꽃만이 여섯 장의 꽃잎[六出]이다.”라고 하였다. 오늘날 치자꽃은 향기가 강하여 멀리까지 전달되고, 꽃과 열매가 아름다워서 관상수로 많이 심는다.

참고문헌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다산시문집(茶山詩文集)』
  • 『산림경제(山林經濟)』
  • 『시의전서(是議全書)』
  • 『윤씨음식법(尹氏飮食法)』
  • 『이씨음식법(李氏飮食法)』
  • 『진연의궤(進宴儀軌)』
  • 『해동잡록(海東雜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