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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0일 (일) 00:55 기준 최신판



신을 만드는 장인.

개설

일반적으로 혜(鞋)는 신울이 짧아 운두가 낮은 남녀용 신을 말한다. 가죽, 비단, 나무, 삼(森), 마, 초, 놋쇠, 종이 등 그 재료가 다양하고 신분에 따라 달리 신었다. 혜는 화(靴)와 달리 관복용으로 착용되지 않았으나 왕실 여인들에게 의례용뿐만 아니라 평상용으로 착용된 가장 보편적인 형태의 신이었다. 삽혜(靸鞋)는 왕의 어이(御履)를 가리키며 온혜(鞰鞋)는 왕비 이하 여관(女官)들이 신는 신이다. 삽혜장(靸鞋匠)은 남자의 신으로 왕의 신인 어이장(御履匠)을 말하며, 삽은 제사 때 신는 신을 가리킨다.

담당 직무

혜장(鞋匠)은 가죽신[皮鞋]을 비롯한 신을 만드는 장인으로 개인의 상업 활동도 가능하였다.

혜장은 가죽으로 신을 만드는 일을 한다[『성종실록』 2년 윤 9월 19일 1번째기사]. 신을 만들 때에는 가죽 이외에 신울을 만드는 데 별도의 직물도 사용되었으며 그 사용 재료에 따라 이름도 달랐다. 조선시대 궁중 복식에 관한 규정집인 『상방정례(尙方定例)』에 신 제작에 사용된 왕실용 재료를 보면 거죽과 안으로 사용된 가죽이 흑웅피, 백녹피, 자사피, 백구피, 백당피, 흑사피 등의 고급 가죽이었다. 함께 사용된 배색 직물은 대홍초록필단, 초록남필단, 모단, 백릉, 대홍초록유청자적필단 등 화려한 직물인데, 이것으로 삽혜와 온혜를 만들어 대왕대비전과 중궁전, 빈궁들을 위해 진상하였다.

조선시대 혜는 다른 장인들의 품목처럼 기구를 이용하여 만들어지는 방식이 아닌 오로지 장인의 손끝에서만 완성되는 침선 등과 같이 일종의 수공예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사용되는 재료 중 가죽의 손질은 별도의 장인을 두어 그 장인이 제작한 가죽을 사용하였다. 『경국대전(經國大典)』에는 가죽신의 가장자리에 붙이는 가죽으로 혜연피(鞋緣皮)를 따로 명시하고 있다. 신은 각 부분마다 명칭이 있고 쓰이는 재료도 달라 이미 조선시대부터 분업화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변천

『경국대전』 「공전(工典)」에 왕실용 신을 제작하는 장인인 삽혜장은 본조에 6명, 상의원에 8명이 있었으며 화장은 본조에 6명, 상의원에 10명이 있었다. 신을 만들던 장인들은 화장이란 이름으로 상의원을 비롯한 중앙관청에 소속되었다가 왕실의 의례를 치를 때에는 임시로 설치되는 도감에 소속되어 활동하였다. 당시에는 신 제작을 위한 장인의 명칭이 화장과 삽혜장으로만 명시되어 있었는데, 이것이 일반적인 혜와 화의 두 부문의 제작을 통틀어 통칭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1500년 대궐에서 쓸 새 신을 만들 장인이 부족하자 공조가 아뢰기를 단오 때에 대궐에서 사용할 신[鞋子]이 거의 천 켤레나 되는데, 공장(工匠)이 없어서 짓지 못하고 있으니, 내수사(內需司)의 공장들을 내보내어 일하게 하소서 하였는데, 들어주지 않았다고 하였다(『연산군일기』 6년 4월 25일). 조선시대 각사(各司) 소속의 공장들은 원래 그 임무가 긴급하고 완만함에 따라 서로 협조하여 이동이 가능하였고 공장과 사장의 구별도 부득이 허용하였다(『연산군일기』 8년 8월 4일).

조선시대 상례 기록을 보면 신 제작을 위한 습구용 직물 기록이 있다. 적저사(赤紵絲), 청저사, 흑주, 흑견, 조포(早布), 공단 등의 기록이 보이며 특히 모단은 운혜의 제작에 사용된 기록이 있어 출토 운혜의 재료와 일치한다. 이와 같이 혜는 남·녀 신분에 따라 종류와 재질이 다양하고 소모품이므로 수요가 많았을 것이며 그에 따른 장인의 수도 많았다. 갑오개혁 이후 공장들은 사장화(私匠化)되었고 옛 서울에서는 동소문 근처에 갖바치들이 몰려 살았으며, 지금의 혜화동 일대인 동촌(東村)에서도 신 판매점 주인들인 물주가 가죽과 기타 물자를 대주면 신을 만들어내며 살았다고 한다.

참고문헌

  • 『경국대전(經國大典)』
  • 『미암일기(眉巖日記)』
  • 『상방정례(尙方定例)』
  • 『만기요람(萬機要覽)』
  •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 『靴·鞋·履』, 단국대학교출판부, 2004.
  • 조선희, 『靴鞋匠』, 민속원, 2007.
  • 조효숙, 「조선시대 견직물의 생산실태와 종류」, 『한국의 복식문화사』,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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