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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0일 (일) 00:29 기준 최신판



현악기의 하나.

개설

당비파(唐琵琶)는 궁중과 민간에서 두루 사용되었다. 당악기였지만 당악뿐 아니라 향악까지 연주하였다. 악기의 몸체가 크지 않고 연주자의 몸에 맬 수 있어 이동 연주가 가능했다. 현재의 기타처럼 조선시대에 널리 쓰인 유용한 악기였다.

연원 및 변천

비파라는 이름은 연주할 때 발생되는 소리 표현과 관련이 있다. 손을 앞으로 내밀어 줄을 튕길 때에는 비(琵), 손을 끌어당기는 방식으로 연주할 때에는 파(琶)라고 하였는데, 이 두 가지 의성어를 합쳐 비파라는 악기 명칭으로 삼았다.

비파가 아니라 당비파라고 부른 이유는 기존의 비파와 구별하기 위해서였다. 고구려 때 유입되어 이미 토착화된 비파를 향비파라 하고, 이보다 늦게 당(唐)에서 유입된 비파를 당비파라고 이름 지어 두 종류의 비파를 구분하였다.

당비파는 통일신라시대부터 불교의 사리기(舍利器), 탑(塔) 등의 기록에 보이며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를 거쳐 일제강점기까지 사용되었다. 특히 조선시대의 경우 궁중 안팎에서 당비파가 널리 쓰였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제례(『세종실록』 15년 5월 5일) (『세종실록』 29년 7월 2일), 조회(『영조실록』 25년 1월 27일), 연향(『세종실록』 16년 7월 18일), 행차(『순조실록』 27년 2월 17일), 장례(『인조실록』 4년 3월 10일)(『숙종실록』 44년 2월 17일) 등 다양한 궁중 행사에 활용되었다.

민간에서는 사서인(士庶人)이 음악에 입문할 때 처음 배워야 할 악기로 손꼽힐 정도로 중요하게 인식되어 있었다. 조선시대 당비파 소리의 흔적은 『금합자보(琴合字譜)』, 『속악원보(俗樂源譜)』에 삽입된 비파 악보를 통해 일부 추측이 가능하다.

형태

물방울 모양의 공명통에 4현과 12주(柱)가 있는 모습이다. 공명통의 속이 비고 겉이 찬 것은 하늘과 땅을 나타내며, 4현은 사계절을 본뜬 것이고, 12주는 12율에 짝지은 것이라고 『악서(樂書)』에 기록되어 있다. 특히 공명통과 연결된 목의 끝부분이 굽은 점이 특징인데, 이 때문에 곡경비파(曲頸琵琶)라고도 불렀다. 당비파의 뒷면에는 몸에 둘러메고 연주할 수 있는 줄이 묶여 있어 이동 연주할 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당비파 연주법은 기타를 연주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왼손 엄지손가락으로 비파의 목을 잡고 나머지 네 손가락으로 네 줄을 짚으며, 오른손에는 나무 발[木撥]이나 가짜 손톱[假爪]을 활용하여 줄을 튕겼다. 성종대에는 평조(平調), 계면조(界面調), 상조(上調), 하조(下調) 네 가지 방식의 조율법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다양한 당비파 음악이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세종대, 연산군대, 인조대, 정조대 등 조선전기와 후기에는 지속적으로 궁중에서 만들어 궁중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였다(『세종실록』 16년 7월 18일)(『연산군일기』 11년 1월 4일).

제작 재료는 『악학궤범』에 상세히 밝혀져 있다. 공명통 뒤판으로 쓰일 나무로는 화리(華梨)가 제일 좋고, 철양(鐵楊)·황상(黃桑)·산유자(山柚子)·괴목(槐木)·상수리나무[橡斯]·산행(山杏)·박달(朴達) 등 단단하고 빛이 좋은 것은 모두 사용 가능하였다. 복판의 경우는 두충(杜冲)이 최상이며 노목(盧木)·아목(牙木)처럼 부드럽고 결이 곧은 나무도 썼다. 머리와 목 등 모든 장식에는 화리·오매(烏梅)·탄시(炭柿)·산유자를 재료로 삼았다. 안족 쪽에는 반죽(斑竹)을 쓰고 둘러메는 고리[擔環]에는 은이나 두석을 쓰고 둘러메는 줄[擔絛兒]에는 홍진사(紅眞絲)를 썼다.

    1. 00016718_그림1_ 『악학궤범』의 당비파
    1. 00016718_그림2_『경모궁의궤』의 당비파

참고문헌

  • 『악서(樂書)』
  •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 『악학궤범(樂學軌範)』
  • 『용재총화(慵齋叢話)』
  • 『금합자보(琴合字譜)』
  • 『제기악기도감의궤(祭器樂器都監儀軌)』
  • 『경모궁의궤(景慕宮儀軌)』
  • 『춘관통고(春官通考)』
  • 『속악원보(俗樂源譜)』
  • 『순조기축진찬의궤(純祖己丑進饌儀軌)』
  • 『고종임인진연의궤(高宗壬寅進宴儀軌)』
  • 『대한예전(大韓禮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