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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4일 (목) 18:17 기준 최신판


황도(黃道) 경도(經度)가 1도 변할 때 적도(赤道) 경도가 변하는 정도, 또는 적도 경도 1도가 변할 때 황도 경도가 변하는 정도.

개설 및 특징

고대 중국에서는 28수(宿)의 적도수도(赤道宿度) 값을 사용하는 적도좌표를 천체의 위치를 나타내는 기본 좌표로 삼았다. 그런데 태양과 행성 등은 황도(黃道)를 따라 움직이므로, 이들의 위치를 적도좌표로 나타내거나 혹은 적도 좌표로 나타낸 위치를 황도상의 좌표로 표시하기 위해서는 좌표를 변환해야 했다. 황도와 적도의 좌표를 서로 변환하는 것은 결국 황도 도수와 적도 도수 사이의 대응 관계를 구하는 것으로, 태양의 적위인 황도출입적도내외도(黃道出入赤道內外度)를 계산하거나, 28수에 대한 적도수도의 관측 값을 황도수도(黃道宿度)로 변환할 때 사용되었다.

1444년(세종 26)에 이순지(李純之)와 김담(金淡)이 왕명을 받아 편찬한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에는 중국 원나라 때의 역서(曆書)인 『수시력(授時曆)』에서와 마찬가지로, 황도 경도와 적도 경도의 도수를 변환할 때 필요한 계산 값들이 황·적도율(黃赤度率)의 수표(數表)로 제시되어 있다. 황·적도율이란 황도와 적도의 각 경도 사이의 환산율을 의미한다. ‘황·적도율의 표’에서는 황도와 적도의 좌표 변환을 위하여, 황도 경도 1도에 해당하는 적도 경도와 적도 경도 1도에 해당하는 황도 경도의 값들을 동지(冬至)와 하지(夏至) 이후, 춘분(春分)과 추분(秋分) 이후로 나누어 계산해놓았다. 이 표에서 동지점과 하지점 이후의 적도 경도를 나타내는 지후적도(至後赤道)의 값들은 춘분점과 추분점 이후의 황도 경도를 나타내는 분후황도(分後黃道)와 같다. 마찬가지로 동지점과 하지점 이후의 황도 경도를 나타내는 지후황도(至後黃道)의 값들은 춘분점과 추분점 이후의 적도 경도를 나타내는 분후적도(分後赤道)와 같다.

변천

황도와 적도의 좌표 변환을 수학적으로 다룬 최초의 동양 역서는 중국 수(隋)나라 때 유작(劉焯)이 편찬한 『황극력(皇極曆)』인데, 이 책의 ‘추황도술(推黃道術)’ 조(條)에 그 방법이 기재되어 있다. 그 뒤 『황극력』의 방법을 조금 수정하여 계승한 것이 당(唐)나라 때 일행(一行)이 지은 『대연력(大衍曆)』이다. 『대연력』에서는 춘분점에서 하지점까지의 1상한(象限)을 5도(度)씩 나누어 이를 1한(限)이라 하였다. 그리고 춘분점에서부터 세어 9한(限) 즉 45도의 간격이 되었을 때, 이때의 적도 도수 45도와 황도 도수 48도의 차이인 3도를 9한에 1/24도(度)를 공차(公差)로 하여 산술급수로 분할하는 방법으로 황도와 적도의 좌표를 환산하였다. 마찬가지로 하지점에서 역으로 춘분점을 향하여 9한 45도에 대하여도 같은 산술급수로 변환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는 적도도(赤道度)가 황도도(黃道度)보다 많지 않게 되므로 결국 춘분점에서부터 하지점까지의 총 황도도와 적도도는 91.31도로 같게 된다.

그런데 『수시력』에서는 종래와는 다른 새로운 방법으로 황도와 적도의 좌표를 변환하였다. 오늘날에는 황도와 적도의 기점을 춘분점으로 하고 있으나, 『수시력』의 수표는 이분(二分)과 이지(二至), 즉 춘분·추분·하지·동지 등 사정(四正)을 모두 기점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이 기점으로부터 황도 경도가 1도 변할 때 적도 경도가 변하는 정도, 즉 황도 경도 1도당 적도 경도의 변화량인 도율(度率)과 황도 경도 1도에 해당하는 적도 반경차의 변화량인 차율(差率), 그리고 도율의 누적분인 적도적도(赤道積度)와 차율의 누적분인 적도적차(赤道積差)의 값들을 계산하였다. 『수시력』에서 황도와 적도의 좌표 변환에 사용한 수학적 방법은 호시할원술(弧矢割圓術)이라는 새로운 방법이었는데, 이 할원술의 공식을 천문학 문제에 적용하여 현대의 구면삼각법(球面三角法)과 통하는 근사식으로 풀었다. 이 산법은 태양이 위치하고 있는 곳의 황경 도수에 대한 적경과 적위의 도수를 구하는 데 주로 사용되었다. 여기서 황경 도수, 즉 황도적도는 춘분점이 아닌 동지점과 하지점으로부터의 도수이며, 동지점과 하지점을 전후로 한 상한에서 각 지점(至点)으로부터 떨어진 경도차가 같을 때는 계산 결과가 같게 되는 대칭성이 있으므로 수표에는 동지점나 하지점를 기점으로 한 1상한 91.31도에 대한 결과 값들만 제시되어 있다.

참고문헌

  • 유경로·이은성·현정준 역주, 『세종장헌대왕실록』「칠정산내편」, 세종대왕기념사업회, 1973.
  • 이은희, 『칠정산내편의 연구』, 한국학술정보, 2007.
  • 錢寶琮, 『中國數學史』, 科學出版祉, 1992.
  • 藪內淸, 『中國の天文曆法』, 平凡祉, 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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