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충(耿精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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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3년 삼번의 난에 동참하여 중국 남부 복건성 지역을 장악하였던 인물.

개설

경정충의 집안은 명나라 장수였던 조부 경중명 때 청나라 태종에게 항복하였다. 1649년 정남왕(靖南王)에 봉해지고, 직위가 아들인 경계무(耿繼茂)에게 이어졌으며, 1671년 다시 손자인 경정충에게 이어졌다. 경정충은 1673년 오삼계(吳三桂)가 주도한 삼번(三藩)의 난(亂)에 참여하였고, 중국 남부 지역을 장악하며 위력을 떨쳤다. 1676년 청나라 군대의 공격에 항복하였고, 이후 반란군 토벌에 참여하게 되었다. 1681년 반란이 평정된 후 능지처참형을 당하였다.

활동 사항

경정충의 할아버지인 경중명은 가도(椵島)에 주둔하고 있던 모문룡(毛文龍)의 부하였다. 모문룡이 명 조정의 탄핵으로 처형되자, 이에 반감을 품은 경중명은 공유덕(孔有德) 등과 함께 청나라에 귀순하였다. 귀순한 그는 청 태종으로부터 극진한 환대를 받으며 총병관(摠兵官)의 직위에 올라 요양(遼陽)에 주둔하였으며, 1636년 회순왕(懷順王)에 봉해지고 한군(漢軍) 정황기(正黃旗)에 소속되어 있었다. 병자호란 때 강화도 공격을 담당하였으며, 입관 이후 중국 화남 지역의 남명(南明) 저항 세력을 정벌하였다. 1649년에는 정남왕에 봉해졌다. 1651년 경정충이 죽은 후 아들인 경계무(耿繼茂)가 정남왕을 이어받고 오삼계·상가희(尙可喜) 등과 함께 광동(廣東) 일대를 진압하였다. 1660년 복건(福建)으로 이동하여 정성공(鄭成功)·정금(鄭錦) 등 반청 세력을 공격하였다. 1671년 경계무가 죽자 맏아들인 경정충이 군대와 정남왕 직위를 승계하였다.

1669년 청 성조(강희제)의 친정이 시작되면서 중국 남부 지역의 번왕인 오삼계·상가희· 경정충에 대한 강한 견제가 시작되었다. 1673년 광주(廣州)의 번왕이던 상가희가 평남왕(平南王) 지위를 맏아들 상지신(尙之信)에게 물려주는 문제를 계기로 청 조정과 삼번의 왕 사이의 갈등이 심해졌다. 결국 같은 해 11월 오삼계가 명조 멸망에 대한 복수와 오랑캐 토벌을 내세우고 반란을 일으켰다. 1674년 3월 경정충이 반란에 가담하여 절강(浙江)·강소(江蘇)까지 점령하였다. 성조는 우선적으로 복건 지역의 경정충을 이탈시키기 위하여 1676년에 절강을 집중적으로 공격하여 경정충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냈다. 결국 삼번의 난은 오삼계가 내세운 반란의 명분이 약하였던 점, 삼번 사이의 전략적 연계가 불충분하여 쉽게 분열한 점 등으로 인하여 1681년 종결되었다.

조선에서도 삼번의 난 및 경정충 세력의 움직임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보력의 한계로 인하여 확보한 정보를 공식 보고로 확정하고 다시 이 내용이 조정에서 사실로 받아들여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예컨대 반란 직후 유리하게 전개되었던 삼번 측의 전세가 1677년을 기점으로 불리해졌음에도 조선 측의 정보는 상황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였다. 1678년 오삼계가 병사한 후, 8개월이 지나서야 소식이 전달되었으며(『숙종실록』 5년 3월 7일), 3년여가 지난 1682년에야 공식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숙종실록』 8년 1월 7일). 또한 삼번 측이 불리해져가고 있다는 상황을 여러 차례 확인하였음에도 청의 전황이 불리하다거나(『숙종실록』 3년 3월 18일)(『숙종실록』 3년 9월 16일), 강희제가 황음무도하며 정권을 일부 대신에게 위임하고 있었다(『숙종실록』 4년 8월 20일)는 등의 사실과 부합하지 않은 정보를 생산하고 있었다. 이것은 병자호란 이후 청에 대한 조선의 인식이 대체로 부정적인 환경에서, 청의 패망을 바라는 기대가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데 반영된 결과였다고 볼 수 있다.

참고문헌

  • 마스이 츠네오 지음, 이진복 옮김, 『대청제국』, 학민사, 2004.
  • 서울대학교 동양사학연구실 편, 『강좌 중국사 4: 제국질서의 완성』, 지식산업사, 1989.
  • 임계순, 『청사: 만주족이 통치한 중국』, 신서원, 2000.
  • 김창수, 「17세기 후반 조선 사신의 공식보고와 정치적 파장」, 『사학연구』 106, 한국사학회,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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