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귀선인기(駕龜仙人旗)

sillokwiki
이동: 둘러보기, 검색



조선의 의장물 중 하나로 선인(仙人)이 하늘에서 거북을 타고 있는 형상을 그린 사각 형의 기(旗).

개설

가귀선인기는 조선의 왕 의장기 중 하나로 선인이 거북을 타고 있는 형상이 그려져 있다. 조선의 왕 의장은 그 규모에 따라 대장(大仗), 반장(半仗), 소장(小仗)으로 나뉘는데, 가귀선인기는 대장에 2기, 반장에 1기가 사용되었고, 소장에는 사용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선인과 거북이는 모두 장수를 상징하는 것이니 만큼, 가귀선인기 역시 왕의 무병과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의장물로 채용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선인은 도교에서의 숭배 대상인데, 이것이 조선 의장에 채용된 것은 중국에서 형성된 의장 제도를 고려에서 수용하고, 조선이 다시 이를 참고하여 의장 제도를 정비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연원 및 변천

중국 의장의 변천을 살필 수 있는 『통전(通典)』이나 『문헌통고(文獻通考)』 등에는 가귀선인기의 존재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여러 형태의 선인을 형상화한 기들은 확인이 가능하다. 중국의 제도를 본떠 만든 고려의 의장물 중에서 가귀선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데, 순행·영접 시 노부에 가귀선인대기 2개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고려의 노부(鹵簿)·의장(儀仗)은 왕 행차의 목적에 따라 각각 다른 구성을 보이며, 순행·영접 시 노부 외에는 가귀선인기가 의장물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다만 가운집박선인대기(駕雲執拍仙人大旗)나 봉보주선인대기(捧寶珠仙人大旗)처럼 선인이 등장하는 기가 몇 종류 존재하고 있다.

조선 개국 이후 의장의 정비 과정에서 여타의 선인기는 모두 제외되고 가귀선인기만이 의장물로 존속하게 되었다. 특히 가귀선인기는 가장 큰 규모의 대장의장·대가노부에는 2기가, 다음 규모인 반장의장·법가노부에는 1기가 사용되었고, 가장 작은 규모의 소장의장·소가노부에서는 사용되지 않았다. 조선시대 동안 줄곧 왕 의장물로 사용되었던 가귀선인기는 고종의 대한제국 선포 이후에도 황제의 의장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현재 덕수궁 등에 약 5종 이상의 가귀선인기가 남아 있다.

형태

조선의 의장물에 대한 규정을 담고 있는 『세종실록』「오례」 및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를 참조해 보면, 가귀선인기는 사각 깃발에 삼각(三脚)의 화염각을 달고 있다. 기 내부는 흰색 바탕에 황색 도관을 쓰고 붉은색 치마[裳]를 입은 선인이 거북이를 타고 있으며, 주변은 구름에 둘러싸인 모양을 그려 넣고, 청색·적색·황색·백색의 네 색으로 채색화였다. 덕수궁에서 발견된 몇 종의 가귀선인기도 동일한 모양인데, 다만 각 기마다 세부적인 크기는 각각 다르다.

생활·민속 관련 사항

거북 및 선인은 장수 등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왕실뿐 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도 즐겨 사용하였고, 많은 회화 작품의 소재가 되기도 하였다.

참고문헌

  • 『고려사(高麗史)』
  •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 『통전(通典)』
  • 『문헌통고(文獻通考)』
  • 백영자, 『조선시대의 어가행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1994.
  • 강제훈, 「조선전기 국왕 의장제도의 정비와 상징」, 『사총』77, 2012.

관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