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기丁亥旗는 ‘육정옥녀六丁玉女’ 중의 하나인 ‘정해옥녀丁亥玉女’를 상징하는 문양을 그려 넣어 만든 의장기이다. ‘육정옥녀六丁玉女’는 도교道敎의 여신장女神將 겸 군신軍神이자 음陰을 다스리는 여섯 명의 여신인 정축옥녀丁丑玉女, 정묘옥녀丁卯玉女, 정사옥녀丁巳玉女, 정미옥녀丁未玉女, 정유옥녀丁酉玉女, 정해옥녀丁亥玉女를 합하여 칭하는 말이다. ‘조병육정신助兵六丁神’(음陰의 힘으로 군사를 돕는 여섯 명의 정신丁神), ‘육정신六丁神’, ‘육정六丁’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들 육정옥녀 혹은 육정신을 상징하는 문양을 각각 그려 넣은 의장기를 정축기丁丑旗, 정묘기丁卯旗, 정사기丁巳旗, 정미기丁未旗, 정유기丁酉旗, 정해기丁亥旗라 하며, 이들을 합하여 ‘육정기六丁旗’ 또는 ‘육기六旗’라고도 부른다. 육정신은 양陽을 다스리는 신이자 여섯 명의 남신장男神將인 육갑신장六甲神將(육갑신六甲神, 육갑옥남六甲玉男이라고도 칭함), 즉 갑자신장甲子神將, 갑인신장甲寅神將, 갑진신장甲辰神將, 갑오신장甲午神將, 갑신신장甲申神將, 갑술신장甲戌神將과 함께 도교의 12신장, 12군신으로 함께 숭배되었다. 이들 12명의 남녀 신장은 현천상제玄天上帝(북방 하늘을 주재하는 상제上帝. 북극성北極星을 신격화한 것으로 북극성제군北極星帝君, 자미북극대제紫微北極大帝 등으로도 칭해짐)를 섬기는 휘하 장수로서 군사와 전쟁을 주관하며, 함께 묶어서 ‘육정육갑六丁六甲’으로 통칭되기도 한다. 정해기는 흑색 명주[흑주黑紬]를 재단하여 만든 깃발 바탕의 윗부분에 정해옥녀의 머리 부분이 그려져 있고, 중앙에는 붉은 색의 부적符籍 문양이 있으며, 아랫부분에는 십이지 중 해亥에 해당하는 돼지가 그려져 있다. 조선 전기에는 청색·적색·황색·백색의 4색 화염각火焰脚(불꽃 모양을 상징하기 위해 깃발의 가장자리에 덧댄 가늘고 긴 천)을 달아 사용하였고, 조선 후기에는 적색 화염각을 사용하였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