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녕(坤寧)’은 ‘땅이 편안하다’는 뜻이다. 왕비의 덕성을 드러내었다.
‘곤(坤)’은 『주역』 64괘의 하나로 지도(地道)·처도(妻道)·신도(臣道)를 상징하며, 그 특성은 유순함<원전 2>으로 설명되었다. 이 같은 곤괘의 의미를 살려 왕비가 거처하는 건물의 이름에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명과 청나라의 궁궐에도 황후가 거처하는 곤녕궁이 있었는데, 건청궁의 곤녕합도 이를 참조하여 지은 것으로 보인다.
규장각이 소장한 『어필현판첩』(奎10293)에 고종 친필의 곤녕합 탁본이 수록되어 있어, 곤녕합 현판 글씨의 원형을 확인할 수 있다. 『어필현판첩』은 1885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장안당과 마찬가지로 ‘御筆(어필)’이 전서로 새겨져 있고 왼쪽 아래에는 ‘珠淵之寶(주연지보)’, ‘萬機之暇(만기지가)’라는 낙관이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