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正始)’는 ‘처음을 바르게 하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처음을 바로 잡는다’는 것은 인륜의 시작을 부부 관계로 파악하고 그 관계를 바로 잡음을 가리킨다. 「모시서」10)에서는 “「주남」과 「소남(召南)」은 처음을 바르게 하는[正始] 도이며, 왕화(王化)의 기틀이다.”라고 하였다. 곧 『시경』의 「주남」 편과 「소남」 편이 부부 관계의 도리를 바르게 드러내는 시편이라고 본 것이다. 주희는 이에 덧붙여 “임금의 도는 집안에서 시작하고 천하에서 마무리되는데,「주남」과 「소남」은 집안을 바로잡는 일을 담고 있다. 임금의 교화는 반드시 법도가 창성하고 예악이 갖추어지며 아름답게 칭송하는 노래 소리가 만들어진 뒤에야 완성되었다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처음이 없으면 무엇으로 이를 세울 수 있겠는가?”라고 하여 집안을 바로잡는 것이 무엇보다 앞섬을 강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