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厲)’란 제사를 지내줄 후손이 없는 귀신을 가리키는 말로, 제사를 받지 못하거나, 억울하게 죽어 사람들에게 화를 입히는 원혼인 여귀(厲鬼)를 국가에서 제사 지내주던 제단이다. 이러한 여귀들은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이들을 달래는 것이 여제의 목적이었다. 정기적으로 일 년에 세 차례, 즉 동지(冬至)부터 105일째 되는 날인 청명일과 7월 15일, 그리고 10월 1일에 거행하도록 되어 있었지만, 전염병이나 가뭄 등의 재앙이 있으면 왕명에 의하여 해당 지역에서 부정기적인 별여제(別厲祭)를 지내기도 하였다. 1401년(태종 1) 대명제례(大明祭禮)에 따라 처음으로 북교에 여단을 쌓아 여귀(厲鬼)에게 제사 지낸 데서 비롯되었고, 태종대 이후 각 주현에서 꾸준히 거행되다가, 1908년(융희 2)에 공식적으로 폐지되었다. 성종 때 편찬한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부터 대한제국기에 편찬한 『대한예전(大韓禮典)』에 이르기까지 소사(小祀)로 제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