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2022-R1-41B

단명한 정조의 늦둥이, 문효세자의 창덕궁 》 문효세자와 스승 보양관의 첫 만남

Story

왕실에서는 왕위 계승자들을 올바르게 양육하기 위하여 어린 나이일 때부터 교육기관인 보양청(輔養廳)을 설치하고 스승 보양관(輔養官)을 임명하였다. 보양청은 원자의 옷과 음식 및 책의 공급과 관리 등을 담당하였고, 왕실의 계통을 이어갈 원자의 첫 번째 보육기관이다. 보양관이 정해지면 바로 원자와 상견례(相見禮)를 실시하였는데, 상견례는 임금의 맏아들, 원자(元子)가 보양관과 처음 인사를 나누는 행사로 보양청에서 주관하는 가장 중요한 의례이다.

정조의 원자인 문효세자의 보양관 상견례는 16개월경인 1784년 1월 창덕궁 대은원(戴恩院)에서 두 명의 보양관과 처음 만나 진행되었다. 이는 《문효세자보양청계병(文孝世子輔養廳契屛)》에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특히 이 계병은 인물 및 계절 등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기존의 궁중행사도는 인물을 거의 동일한 모습으로 반복적으로 그려진 반면, 《문효세자보양청계병》 에서는 관복의 미세한 색상의 차이를 표현하고 관대를 구별하여 그리는 등 인물의 관직별 복식 특징까지 표현하였다. 또한 다양한 얼굴형과 표정 뿐 아니라 수염의 풍성함도 구분하여 그렸고, 서 있는 자세 또한 제각각으로 그렸다. 또한 바깥쪽에 그려진 선비들이 갓 아래에 털모자를 덧쓰고 있다는 것은 문효세자 보양관 상견례가 겨울에 진행되었음을 보여주는 데, 이는 궁중행사도에서 찾아보기 힘든 섬세한 계절 표현이다.

또한 『문효세자보양청일기(文孝世子輔養廳日記)』에는 1783년 11월 18일부터 1785년 4월 3일까지 보양청에서 있었던 일들이 매일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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