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초청강상에

Encyves Wiki
Jwseo21 (토론 | 기여) 사용자의 2024년 7월 9일 (화) 01:18 판 (새 문서: == 녹초청강상에 == 시조 - 서익(徐益) 녹초(綠草) 청강상(晴江上)에 굴레 벗은 말이 되어 때때로 머리 들어 북향(北向)하여 우는 뜻은...)

(차이) ← 이전 판 | 최신판 (차이) | 다음 판 → (차이)
이동: 둘러보기, 검색

녹초청강상에

시조 - 서익(徐益)

녹초(綠草) 청강상(晴江上)에 굴레 벗은 말이 되어

때때로 머리 들어 북향(北向)하여 우는 뜻은

석양(夕陽)이 재 넘어가매 임자 그려 우노라.

녹초 청강상에 벼슬을 그만 두고 내려와 살고 있지만 때로 고개를 들어 북쪽을 향해 우는 뜻은 석양에 해 넘어갔다(임금께서 승하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임금을 그리워하여 운다.

이 시조는 지은이 서익(徐益.1542.중종 37∼1587.선조 20)이 그가 죽기 전 의주목사(義州牧使)에 올라 있을 때, 율곡 이이(李珥)의 탄핵을 변호하다가 파직(罷職)당하여 고향인 충청도(忠淸道)에 내려가 있을 즈음에 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향리(鄕里)인 충청도에 내려가 2년을 넘기고 47세에 작고(作故)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 시조는 그 뜻에서 짐작되듯이, 작고하기 전 2, 3년간에 된 노래라고 생각된다. 이 시조가 신자하(申紫霞)의 <소악부(小樂府)>에 다음과 같이 번역되어 있다.

“茸茸綠草晴江上 老馬身閉謝轡銜 奮首一鳴時向北 西陽無限戀君心‘


▶작자 : 서익(徐益)

▶갈래 : 평시조

▶성격 : 유교적, 군신유의(君臣有義)

▶표현 : 은유법

▶제재 : 임금(조선 중종)의 승하(昇遐)

▶주제 : - 임금의 승하를 애도함. - 귀양살이 하면서도 임금에 대한 곧은 충성심(忠誠心).

▶출전 : <해동가요(海東歌謠)>

이 작품은 벼슬을 내놓고 고향에 내려가 있을 때 중종(中宗)이 승하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립고 슬픈 심정을 읊은 시조이다. 벼슬을 내 놓고 고향에 돌아와 한가로운 신세가 된 것을 '굴레 버슨 말'로 비유하였다. 때때로 '북향'하며 울었었는데, 이제는 아주 해가 서산 너머로 져버려 슬프다는 뜻이다. 해가 서산 너머로 져버렸다는 것은 '중종(中宗)의 승하'를 의미한다. 이 작품은 군신유의(君臣有義)의 유교 정신을 잘 보여 주는 작품이다. 초장 ‘녹초 청강상’은 풍성하고 태평스런 그의 향리(鄕里) 풍경이거나 생활환경, 또는 생활 심경(心境), 그 모두일 수 있다. ‘굴레 벗은 말’은 치사은거(致仕隱居)의 자신이다.

이 시조 음미(吟味)의 중심은 아무래도 중장이다. 글귀 중에ㅐ ‘북향하여’라 한 것은, 서익의 은거지가 남쪽인 충청도이기 때문이지만, ‘때때로 머리 들어 우는 뜻’이 무엇인가는, 종장(終章)에 보인 ‘석양이 재 넘어가매 임자 그려 우는’ 것만은 아닌 것이다.

그것은 다만 겉의 뜻에 지나지 않는다. 속뜻은 중세사회(中世社會)의 기본질서인 군신관계(君臣關係)로 대표되는 인간관계의 영원성 내지는 그 불변(不變)하여야 할 당위성(當爲性)을 가장 정(情)을 아는 말로 대신시킨 축생(畜生)의 귀소본능(歸巢本能)에 의탁하여 더 간절한 것으로 나타내고 있다. 얼른 평이(平易)한 듯하지만, 힘들여 감상할 만한 시조의 하나이다. - 이상보 : <명시조 감상>(19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