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세심재(洗心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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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토론 | 기여) 사용자의 2019년 5월 2일 (목) 00:16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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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風三月客登 (춘풍삼월객등)     봄바람 삼월에 나그네로 와서 보니, 
山有寒泉可洗 (산유한천가세) 산에는 샘물 있어 내 마음을 씻을 만 해.
物累都將隨爾去 (물루도장수이거) 쌓인 허물 모두 다 너를 따라 보내노니,
淸閑世界廣披 (청한세계광피) 맑고 한가한 경계로 마음이 넓어지네.

○ 세심재(洗心齋)는 행궁에 있는데 이곳에는 샘물이 맑고 깨끗하다.

○ 서하(西河) 이민서(李敏叙)의 시는 다음과 같다. 閒步到池亭 (한보도지정) 산보하며 못의 정자에 이르니 雨餘山色靑 (우여산색청) 비 온 뒤에 뫼 빛이 푸르구나. 幽花開戶賞 (유화개호상) 지게문 열어서 그윽한 꽃 감상하니 怪鳥隔簾听 (괴조격렴은) 괴이한 새소리는 발을 격해 즐겁구나. 正好披書卷 (정호피서권) 책을 펴서 읽는 것이 무척이나 좋으니 端宜養性靈 (단의양성령) 마음을 기르는 일 단정하게 어울리네. 蕭然坐終日 (소연좌종일) 쓸쓸하게 앉아서 하루를 보내자니 松影轉空庭 (송영전공정) 소나무 그림자가 빈 뜰에 비춰지네.

○ 회헌(悔軒) 조관빈(趙觀彬)의 시는 다음과 같다. 河翁所營亭 (하옹소영정) 물가의 늙은이 살고 있는 정자에 閱劫宛丹靑 (열겁완단청) 오래도록 완연한 단청이라네. 廉節淸泉見 (렴절청천견) 청렴과 절개는 맑은 샘이 보고 있고 仁聲老樹聽 (인성로수청) 인자한 소문은 늙은 나무가 듣는구나. 無能今海帥 (무능금해수) 지금의 바다에는 장수가 없으니 有愧此山靈 (유괴차산령) 이 산의 신령에게 부끄러움 있다네. 只喜詩添料 (지희시첨료) 시를 지어 이 내 마음 즐겁고 기쁜데 花泉雨過亭 (화천우과정) 샘물에 꽃이 지니 정자에 비 지나네.


○ 서하(西河) 이민서의 시는 다음과 같다. 築室兩崖間 (축실량애간) 두 언덕 사이에 살 집을 지으니 맑고 맑은 샘물이 앞으로 흐르네.(前有淸泉流) 물과 돌은 어여쁘고 고우니(水石媚閒娟) 솔과 대는 날개치듯 흔들리네.(松竹亦翛翛) 은둔해서 사는 것이 아무리 아니더라도(雖非隱遯居) 산림의 그윽한 건 분명한 사실이네.(宛似山林幽) 벼슬할 때에는 간소하게 일처리하고(居留職事簡) 공직에서 물러서는 때때로 홀로 노니네.(公退時獨遊) 발 휘장으로 온화한 바람이 들어오고(和風入簾帷) 숲에서는 밝은 달이 더욱 더 빛나네.(明月烱林邱) 쓸쓸히 맑은 것을 기뻐하여 감상하니(蕭然愜淸賞) 나그네 근심조차 모든 것 잊게하네.(却忘羈旅憂) 이곳에 살면서 스스로 만족하니(遇地便自得) 한가로이 지내면서 무엇을 구하리요.(攸攸何所求)”


○ 또 그의 시는 다음과 같다. 가을 매미 울음소리에 손님을 배웅하고(秋蟬送客兩三聲) 차갑게 흐르는 건 비온 뒤의냇물이라네.(雨後寒川決決鳴) 손짓에 맞추어서 기러기는 머물고(着處宜鴻留指瓜) 작은 못에 밝은 달만이 한가롭고 맑구나.(小塘明月獨閒淸)


○ 농암(農巖) 김창협(金昌協)의 시는 다음과 같다. “관직에 있으면서 싸우려하지 말아라(莫以官留閙) 마음을 씻는 것은 진실로 이곳이라네.(洗心良在玆) 봄의 그늘은 노정에 드리웠고(春陰滋露井) 밤에 내린 비는 이끼 낀 못을 적시네.(夜雨滴苔池) 안석에 기대니 하늘이 가깝고(隱几寥天近) 지팡이를 짚으니 먼 곳으로 가고 싶네.(扶藜遠壑意) 그대 만나 짝이 되어 잠을 자니(逢君成伴宿) 시의 감흥은 침상 휘장에 가득하네.(詩興滿床帷)”


○ 회헌(悔軒) 조관빈의 시는 다음과 같다. “세상사 위험하긴 이것과 같지만(世路危如彼) 관사라고 하는 것은 고요하기 이와 같네.(官齋靜若玆) 동산의 섬돌에는 가지가지 꽃피우고(雜花園接砌) 우물은 못과 통해 물길을 내었구나.(活水井通池) 발자취를 머물고서 생각을 깊이 하니(滯跡窮溟想) 끊어진 협곡으로 이 몸을 숨긴 듯.(逃身絶峽疑) 마음을 씻고서는 외물에 관심 없고(洗心無物累) 한가로운 깊은 곳에서 책 읽으며 살려하네.(閒僻欲書帷)”

○ 삼연(三淵) 김창흡(金昌翕)의 시는 다음과 같다. “바다 나라에 아스라이 비 내리다(海國茫茫雨) 맑게 개니 온 못이 넘치네.(晴來湛一池) 한가로운 세심재엔 해가 빛나고(閒齋有白日) 높은 나뭇가지에 새소리가 좋구나.(好鳥自高枝) 세사 밖에는 먼산이 녹색이고(事外遙山綠) 잠을 자는 도중에는 가는 풀이 자라네.(眠中細草滋) 손과 주인의 쓸쓸한 뜻은(蕭然賓主意) 오언시를 지어서 흥을 돋우네.(漫興五言詩)”

○ 회헌(悔軒) 조관빈의 시는 다음과 같다.

“진영 안에는 오히려 골이 깊고(營內猶深壑) 

세심재 앞에는 작은 연못이 있다네.(齋前有小池) 숲 속의 새 소리에 소매를 떨치고(托襟林鳥語) 가지에 있는 두견새에 발길을 머무네.(留蹟杜鵑枝) 늙어가니 인연이 소중하고(老去因緣重) 봄이 오니 그 뜻이 재미있구나.(春來意味滋) 농사짓는 일이란 내가 바라는 바이고(農淵吾所仰) 책에서 본 시 글귀을 떠올린다네.(追揭卷中詩)”


기행지도



인물

  • 이민서(1633∼1688)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이중(彛仲), 호는 서하(西河).
  • 조관빈(1691∼1757) 본관은 양주(楊州). 자는 국보(國甫), 호는 회헌(晦軒).
  • 김창협(1651∼1708) 조선 후기의 유학자. 본관은 안동. 자는 중화(仲和), 호는 농암(農巖).
  • 김창흡(1653∼1722) 조선 후기의 유학자. 본관은 안동. 자는 자익(子益), 호는 삼연(三淵)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