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령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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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지 (토론 | 기여) 사용자의 2017년 6월 20일 (화) 21:55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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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이쯤에서 우리는 에보시가 왜 그토록 집요하게 산과 대적하면서 숲의 동물신들을 살해하려 했는지를 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첫 번째 이유는 나무를 얻기 위해서였겠지요. 제철소에서 제일 중요한 용광로의 불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대량의 나무가 필요한데, 숲을 지키려는 산과 동물신들이 벌목에 방해가 되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에보시가 살해한 동물신 중에 거대한 멧돼지신이 있었습니다. 영화 첫 장면에서 증오심에 불타 맹렬히 질주하는 재앙신(다타리가미)이 그것이지요.

이 멧돼지신은 에보시가 쏜 총탄에 맞아 저주스러운 재앙신이 되었고 결국 아시타카에 의해 죽어간 것입니다. 재앙신은 원령의 일종입니다. 이런 재앙신과 관련하여 미야자키 감독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원령공주」를 비롯한 내 작품의 최대 테마는 '우리가 증오를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이다." 그러나 그의 결론은 "극복할 수 없다"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듯이 보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이 세상 자체가 하나의 재앙이기 때문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알 수 없이 우리 안에서 들끓는 증오와 분노, 그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를 모르는 우리는 마치 집 잃은 어린 아이처럼 불안해합니다. 누구나 하나의 재앙을 살고 있으며, 누구나가 증오와 분노를 품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미야자키 감독은 재앙신이라는 캐릭터를 설정했다는 겁니다. 인간은 재앙을 피할 수 없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애니 속의 재앙신은 결국 인간의 손에 의해 죽고 맙니다. 그 결과 인간은 재앙신의 저주를 받게 됩니다. 이건 심각한 모순의 순환이지요. 그것은 상극의 악순환입니다. 이 점은 재앙신의 본질을 오행사상의 관점에서 풀어보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산업문명의 원동력은 불입니다. 인간은 불을 발견함으로써 금을 이용하여 문명의 세계로 급속히 진입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금속을 제련하기 위해서는 나무가 필요했습니다. 나무뿐만 아니라 멧돼지를 포함하여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목기에 해당됩니다. 멧돼지 재앙신의 몸[木]에 박힌 것은 총탄[金]이었지요. 여기서 불과 금속, 금속과 나무는 상극의 관계입니다. 그러니까 다타리(재앙)의 본질은 이런 상극의 악순환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는 거지요.

예로부터 일본인들은 이런 모순의 심각성에 대해 예민한 감수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예컨대 그들은 원령이 재앙을 일으킨다 하여 원령을 위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습니다. 거기서 이른바 어령(御靈)신앙 혹은 원령(怨靈)신앙이란 것이 생겨났지요. 중세 이래 일본에는 생전에 원한을 품고 죽은 귀족이나 왕족이 사후에 탈이나 재앙을 일으키는 걸 막기 위해 사령을 신으로 모시는 관습이 있었는데, 이를 통상 어령신앙 혹은 원령신앙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정치적 분란이나 전란, 사고, 자연재해, 역병 등으로 생전에 한을 품고 죽거나 비명사한 자의 원령이 산 사람을 괴롭히고 여러 재앙을 불러 온다 하여 두려워한 민간신앙입니다. 이런 원령신앙의 흔적은 현대 일본인들에게 매우 친숙한 기타노[北野]신사, 노[能]라든가 가부키[歌舞伎]와 같은 전통 예능, 야스쿠니[靖國]신사 등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지금까지도 현대 일본사회에 진하게 남아 있습니다.

각주

  1. 이동 원령신앙 출처 : 여기를 클릭하시오

기여

노현지: 최초 페이지 작성 및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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