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先秦)유가의 귀신"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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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에 귀신은 종교적 숭배의 대상이라는 측면보다 철학 적 이해의 측면이 강조되는 개념으로 바뀌었다. 그것은 고대 중국 전통적인 천 에 대한 관념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고대인들은 천을 전통적으로 우주 만물의 근원이자 절대적인 주재자로 인간은 그에 대한 절대적인 순종의 여부에 따라 생사화복이 결정된다고 여겼다. 그러나 점차 인지의 발달로 그러한 주재적인 천에 대한 회의를 품게 되고 자성적 내찰에 의해 천의(天意)를 깨달을 수 있다 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초월적이고 주재적인 성격이 인간의 심성에 내면화함 으로써 도덕적인 천 사상이 생겨났다. 곧 자신 속에 내재해 있는 천을 자각함 으로써 이상적인 삶을 실현할 수 있다고 보았다.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에 귀신은 종교적 숭배의 대상이라는 측면보다 철학 적 이해의 측면이 강조되는 개념으로 바뀌었다. 그것은 고대 중국 전통적인 천 에 대한 관념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고대인들은 천을 전통적으로 우주 만물의 근원이자 절대적인 주재자로 인간은 그에 대한 절대적인 순종의 여부에 따라 생사화복이 결정된다고 여겼다. 그러나 점차 인지의 발달로 그러한 주재적인 천에 대한 회의를 품게 되고 자성적 내찰에 의해 천의(天意)를 깨달을 수 있다 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초월적이고 주재적인 성격이 인간의 심성에 내면화함 으로써 도덕적인 천 사상이 생겨났다. 곧 자신 속에 내재해 있는 천을 자각함 으로써 이상적인 삶을 실현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당시의 유가는 일반적으로 천의 존재는 인정하면서도 귀신을 부정하 였다. 공자는 제자인 계로(季路)169 가 귀신과 죽음에 대해서 물었을 때, 계로(季路)가 귀신 섬기는 것을 물으니, 공자께서 “능히 사람도 섬기지 못하 면서 어찌 귀신을 섬길 수 있겠는가?” 감히 죽음에 대하여 물으니 “삶에 대해 서도 알지 못하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는가?” 라고 하여 분명한 해답을 주지 않고 “귀신에 대하여는 공경하면서도 멀리한 다”(敬鬼神ft遠之)170라고 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허황된 것을 좇기보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충실하도록 하였다. 그러면서도「태백(泰伯)」이나 「옹야(雍 也)」등에서는 정성을 다하여 귀신을 섬기는 것에 대해서 언급하였다.171 이는 한편으로는 귀신을 믿는 민중들의 일반적인 신앙의 경향을 따른 것이다. 곧 그 러한 의식을 통하여 현세의 인간들이 도덕성을 확립하는 방편이 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며, 조상신에 제사 지냄으로써 ‘孝’를, 하늘에 제사 지냄으로써 ‘敬’을 사람들 마음 속에 심어 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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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당시의 유가는 일반적으로 천의 존재는 인정하면서도 귀신을 부정하 였다. 공자는 제자인 계로(季路)169 가 귀신과 죽음에 대해서 물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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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로(季路)가 귀신 섬기는 것을 물으니, 공자께서 “능히 사람도 섬기지 못하 면서 어찌 귀신을 섬길 수 있겠는가?” 감히 죽음에 대하여 물으니 “삶에 대해 서도 알지 못하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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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하여 분명한 해답을 주지 않고 “귀신에 대하여는 공경하면서도 멀리한 다”(敬鬼神ft遠之)170라고 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허황된 것을 좇기보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충실하도록 하였다. 그러면서도「태백(泰伯)」이나 「옹야(雍 也)」등에서는 정성을 다하여 귀신을 섬기는 것에 대해서 언급하였다.171 이는 한편으로는 귀신을 믿는 민중들의 일반적인 신앙의 경향을 따른 것이다. 곧 그 러한 의식을 통하여 현세의 인간들이 도덕성을 확립하는 방편이 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며, 조상신에 제사 지냄으로써 ‘孝’를, 하늘에 제사 지냄으로써 ‘敬’을 사람들 마음 속에 심어 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러한 공자의 태도는 귀신을 종교적인 차원에서가 아니라 사회적 윤리적 차원에서 이해하였다고 볼 수 있다.172  『중용(中庸)』에서는 제사를 흠향하는 귀신에 대해 귀신의 덕은 성대하도다. 보려 해도 보이지 않고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지만 만물의 주체가 되어 빠뜨리지 않는다. 그리하여 천하 사람으로 하여금 재계하 고 옷차림을 깨끗이 하여 제사를 받들되, 신이 위에 계신 것처럼 옆에 계신 것 처럼 여기게 한다.173
 
이러한 공자의 태도는 귀신을 종교적인 차원에서가 아니라 사회적 윤리적 차원에서 이해하였다고 볼 수 있다.172  『중용(中庸)』에서는 제사를 흠향하는 귀신에 대해 귀신의 덕은 성대하도다. 보려 해도 보이지 않고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지만 만물의 주체가 되어 빠뜨리지 않는다. 그리하여 천하 사람으로 하여금 재계하 고 옷차림을 깨끗이 하여 제사를 받들되, 신이 위에 계신 것처럼 옆에 계신 것 처럼 여기게 한다.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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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분명히 감각할 수 없으나 실재하는 존재로서 만물의 주체가 되고 제사 때마다 우리 곁에 강림(降臨)하여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유교 의 제례(祭禮)가 관념적이거나 형식적인 행사에 그치지 않고 윤리적 종교적 기능을 함께 지녀 인간들로 하여금 스스로 경건하게 정화할 수 있게 하는 사회 생활의 근거가 바로 귀신의 실재성을 인정하는 데에 있음을 알게 한다.174
 
이는 분명히 감각할 수 없으나 실재하는 존재로서 만물의 주체가 되고 제사 때마다 우리 곁에 강림(降臨)하여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유교 의 제례(祭禮)가 관념적이거나 형식적인 행사에 그치지 않고 윤리적 종교적 기능을 함께 지녀 인간들로 하여금 스스로 경건하게 정화할 수 있게 하는 사회 생활의 근거가 바로 귀신의 실재성을 인정하는 데에 있음을 알게 한다.174
  

2017년 5월 22일 (월) 19:33 판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에 귀신은 종교적 숭배의 대상이라는 측면보다 철학 적 이해의 측면이 강조되는 개념으로 바뀌었다. 그것은 고대 중국 전통적인 천 에 대한 관념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고대인들은 천을 전통적으로 우주 만물의 근원이자 절대적인 주재자로 인간은 그에 대한 절대적인 순종의 여부에 따라 생사화복이 결정된다고 여겼다. 그러나 점차 인지의 발달로 그러한 주재적인 천에 대한 회의를 품게 되고 자성적 내찰에 의해 천의(天意)를 깨달을 수 있다 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초월적이고 주재적인 성격이 인간의 심성에 내면화함 으로써 도덕적인 천 사상이 생겨났다. 곧 자신 속에 내재해 있는 천을 자각함 으로써 이상적인 삶을 실현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당시의 유가는 일반적으로 천의 존재는 인정하면서도 귀신을 부정하 였다. 공자는 제자인 계로(季路)169 가 귀신과 죽음에 대해서 물었을 때

계로(季路)가 귀신 섬기는 것을 물으니, 공자께서 “능히 사람도 섬기지 못하 면서 어찌 귀신을 섬길 수 있겠는가?” 감히 죽음에 대하여 물으니 “삶에 대해 서도 알지 못하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는가?”

라고 하여 분명한 해답을 주지 않고 “귀신에 대하여는 공경하면서도 멀리한 다”(敬鬼神ft遠之)170라고 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허황된 것을 좇기보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충실하도록 하였다. 그러면서도「태백(泰伯)」이나 「옹야(雍 也)」등에서는 정성을 다하여 귀신을 섬기는 것에 대해서 언급하였다.171 이는 한편으로는 귀신을 믿는 민중들의 일반적인 신앙의 경향을 따른 것이다. 곧 그 러한 의식을 통하여 현세의 인간들이 도덕성을 확립하는 방편이 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며, 조상신에 제사 지냄으로써 ‘孝’를, 하늘에 제사 지냄으로써 ‘敬’을 사람들 마음 속에 심어 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러한 공자의 태도는 귀신을 종교적인 차원에서가 아니라 사회적 윤리적 차원에서 이해하였다고 볼 수 있다.172 『중용(中庸)』에서는 제사를 흠향하는 귀신에 대해 귀신의 덕은 성대하도다. 보려 해도 보이지 않고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지만 만물의 주체가 되어 빠뜨리지 않는다. 그리하여 천하 사람으로 하여금 재계하 고 옷차림을 깨끗이 하여 제사를 받들되, 신이 위에 계신 것처럼 옆에 계신 것 처럼 여기게 한다.173


이는 분명히 감각할 수 없으나 실재하는 존재로서 만물의 주체가 되고 제사 때마다 우리 곁에 강림(降臨)하여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유교 의 제례(祭禮)가 관념적이거나 형식적인 행사에 그치지 않고 윤리적 종교적 기능을 함께 지녀 인간들로 하여금 스스로 경건하게 정화할 수 있게 하는 사회 생활의 근거가 바로 귀신의 실재성을 인정하는 데에 있음을 알게 한다.174


출서: 169『論語』「先進」; 季路問事鬼神, 子曰 未能使人 焉能事鬼. 敢問死 曰 未知生 焉知死. 170『論語』「雍也」. 171『論語』; 務民之義 敬鬼神ft遠之.「泰伯」; 豆之事則有司存